일상탈출은 나쁜 건가?
일탈의 순기능은 최소한 정상으로의 회귀 본능이 있는 것 같아요. 모든
스케줄을 접고 2번 룸에 들어가 벌러덩 나자빠졌어요. 이 마당에 문의
전화 거는 놈이 어떤 자식이야? 집히는 놈이 있어서 발끈 하다가 잠이
들었어요. 자고 났더니 한결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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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잠이란 개꿀이기 땜에 돈으로 환산하기가 어렵습니다. 쌀 불리기-
배설-청소-쓰레기 버리기-휴지통 정리-룸 청소-시장보기-늦은 저녁을
지어먹었어요. 열무 1팩에 7500원이면 비싼 건가? 김치숙성 단계가
4단계가 있다면 열무는 단계별로 모두 평균 치의 맛을 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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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장 맛있을 때는 막 담갔을 때와 마지막 4단계에요. 이미지모션이
되자마자 침샘자극 합니다. 2단계 정도의 열무로 갈비 살에 맨 김을 싸서
누른 밥과 먹었더니 아주 작은 봄맛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
의정부지점 하나은행에 계좌 개설을 하러 갔다가 허탕치고 오는 바람에
단단히 벼루고 스텝2명과 함께 은행에 도착한 시간은 am6시30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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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문이 굳게 닫혀있었고 주변에 서성거리는 서너명의 이방인이 아마도
우리와 같은 생각으로 온 것 같아요. 매정하게 올 수가 없어서 30분 쯤
기다리다가 7시에 빌딩 문 연 것을 확인하고서 각자 근무지로 투입 됐어요.
픽업하는 일은 제 전공이긴 한데 새끼와 남이 다른이유를 말해 뭐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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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역전 뒤편 어딘가 인데 동종 업종이 생각보다 밀집 되어 있었어요.
하나같이 이래가지고 세나 낼 수 있을까 하는 수준이었어요. 시간대가
그래서 그런지 문만 열어놓고 사람이 없었어요. 차에서 졸다가 9시쯤
은행에 가보았더니 여전히 문도 열지 않은 콘크리트 바닥에 60-70여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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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서고 있더군요. 3시간을 기다렸고 또 기다려야 하지만 불만 제로에요.
생은 이렇듯 치열한가봅니다. 과거 '남북 이산가족 찾기'에 온 느낌이
들었어요. 태국, 인도, 터키, 우즈베키스탄, 스리랑카, 라오스 등등 모든
다국적 인들이 여기다 모여 있었네요. 스텝이 미안했는지 지들이 호텔 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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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테니 자고오라고 했어요. G랄, 문둥이 똥구멍에서 마늘을 빼먹지 어찌
니들 피 같은 돈을 받습니까. 차를 은행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2차전 시간
때우기에 돌입, 너무 졸려 근처 모텔에 들어갔는데 왜 잠이 안 오는 걸까요?
에예독! 다들 치열하게 살고 있더라. 무슨 일이든 매듭을 지고 끊고 갈 필요가
있어요. 털 것은 털고, 아프면 병원 가고, 보고 싶으면 보고. 할 말은 하고.
지를 건 질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