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그러니까 죽음의 금요일이었다.
2월 14
이날이 화이트 데이인지 발렌타인데이인지 헷갈리는 지금의 나와 상태와 마찬가지로
2년전 그때도 그랬다.
루디: 네네 거기서 7시에 뵈요 네 제가 찾아 갈 수 있을 거 같아요
근데 어떻게 알아보죠? 아~~~분홍티에 흰색 머플러요!!!
네 알았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고 아무생각없이 택시를 탔다.
루디: 쿤카! 빠이 카오산 카 (아저씨 카오산이요~~)
이렇게 1시간 전 그러니까 보통 30분 걸리니 찾아서 가면 구래구래 충분하겠지
난 역시 시간 약속은 칼같이 지키는 문화인이라고~~~를 외치며
창밖을 멍하니 쳐다보는데 멍하니 멍하니 쳐다보는데 계속 쳐다보는데
택시 옆에 걸어가던 아줌마 뒷모습도 안 보인다.
루디 ; 쿤카! 탐마이 롯띠 막막? 완니 완 아라이 카?
( 아저씨 ! 차 왜이리 밀려요 오늘 뭔 날이에요? )
택시 기사 아저씨 :완니 완쑥 나카 (오늘 금요일이잖아!)
아 그랬다. 금요일이면 보통 2배 3배의 교통체증을 자랑하시는 방콕이다.
비공식 적으로 체감하건데 세계최고일거다.
우리나라 출퇴근 시간의 강변북로와 올림픽 대로의 주차장을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아마 추석이나 설 귀경길 정도 생각한다면 비슷하지 않을까
그 순간 잠깐 아~~ 나 오늘 택시비 제대로 지르려고 나왔구나 하는 후회와 함께
살짝 늦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 그래도 택시에서 벼텨본다
30분 일찍 나왔으니 한 10분 20분 늦어도 이해하겠지
여긴 어메이징 태국이고 난 한국사람이니
코리안 타임정도는 이해해 주지 않겠어 라는 이상한 합리화뒤에는
택시외에는 그곳을 가는 방법을 모른다는 사실이 숨겨져 있었다
그리고 약속시간 7시가 되었을때 난 여전히 택시에 있었고
내가 있는 장소는 약속장소의 반의 반의반의 반도 못간 그러니까 집에서 불과 몇 키로
안 떨어진 시내 한 가운데 였다.
이거 살짝 살짝 조급해 진다.
이렇때 내 미쿡에서 온 친구 모니카는 똥줄이 탄다고 한다.
그리고 또 묻는다
루디 : 쿤카~~ 탐마이 롯띠 막막막 ? 공손하게 물었지만 속마음은 이렇다.
아짜씨~~~~~~~ 왜!왜! 왜! 이렇게 밀려~~~~~~
아무리 금요일이여도 그렇지~~ 아 놔~~~~미쳐버리겠네
그 순간 창밖으로 보이는 어린양들에 들린 꽃들과 수없이 많은 커풀들
아~~ 오늘이 뭔 날이구나!
뭔 날인지 모르겠지만 태국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뭔날들이 그리 많다.
7시 30분에 택시에 앉아있을 무렵~
드디어 난 결심을 했다. 상대에게 연락을 해야 겠다고
그러나 내가 만나기로 한 상대는
뭐 아무개씨로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그 흔한 핸폰도 없어요~~
더 이상은 버틸수가 없었다.
일단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서
카오산의 DDM이라는 게스트 하우스의 전화번호를 알아내라고 닦달한다
절대 순순히 내 말을 따를 동생이 아니다. 그럼 그렇지 역시나 실망을 안기지 않고
바뻐. 한 마디로 끈어버린다. 나쁜 쉐~~ 일년에 딱 2번 하는 욕이 나왔다.
아 그래~~ 교민잡지를 열라 구독하는 모니카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니카 교민잡지 뒤에 DDM전화 번호 빨리 찾아줘~
ㅋㅋ 역시 교민잡지를 섭렵하고 있는 그녀!
결국 8시가 되어서야 DDM에 전화를 한다.
종업원 : 할로우!
루디 : 할로우 ! 콘 까올리 유 마이 카? ( 네 안녕하세요 거기 한국사람 있어요?)
종업원: 마담 ! 메이유 (주인아줌마 없는데요)
루디 : 아 ! 제길 (일년에 2번하는 욕을 다 해버렸다) 음음음~~~~
띠띠띠띠
루디 : 아 거기에 분홍티에 하얀 머풀러를 하고 있는 한국 남자가 하나 바에 앉아 있을텐데 그 사람좀 바꿔주세요
라고 간절히 말하고 싶었지만 내 태국어 실력은 비겁하게 전화를 끈어버리는 단순한 경지였으니.....
8시 30분이 되자
난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그래 난 노력했어.동생한테도 전화했고 모니카한테도 전화했고 DDM에도 전화 했었고
등등등.... 어쩌겠다. 기다리다 갔겠지 뭐!! 몰라 몰라 몰라~~~~
아이 모르겠다. 동대문가서 비빔국수나 사 먹고 가야 겠다.
하며 거의 자포자기로 카오산에 도착한 시간은 9시 40분
그러니 30분이면 오는 이 거리를 난 2시간 40분에 걸쳐서 왔다.
미친놈 아니면 가고 없겠지. (아 ! 올해는 2번으로 부족할 듯 하다 너무 하루에 많이 써버렸다 ) 하고 DDM을 들어가는 순간
아 분홍티에 하얀머플러가 있었다.
이 더운 날씨에 머플러를 목에 칭칭감고 있는
그냥 손에만 들고 있겠지 했던 상상과 너무 다른
낯선 모습이 눈 앞에 딱 버티고 있었다
2시간 40분이 지난 지금
분명 분홍티에 하얀 머플러를 한 이상한 놈이 만화책을 보며 끼득거리고 있었다
첫댓글 뒷 얘기가 더욱더 궁금해지는데요. ㅎㅎㅎㅎㅎ
저두요!!! ㅋㅋ
뒷이야기는 뭐 그다지 스펙타클하지 않아서요 ~~ 댓글 10개쯤 달리면 궁리좀 해서 시작해 볼까 합니다.
빨리 담글 올려줘요.. 재미있네요..
재미있다 해 주시니 감솨합니다.~~
우와~~~2시간 40분이라...대단하네요~~~~난 예전에 1시간 30분 기다려 본 경험이 쵝오^^~~~다음편 빨랑 기대해용^^~~
이 이상한 놈의 기다림은 쭈우욱 계속 됩니다.
대단하신분...*^^* 대단한곳... 재밋습니닿ㅎㅎㅎ
아직 시작도 안 했는 걸요 쫌만 기다리시면....
*^^*쭈~~~~~우 기다려서... 행복웃음가득*^^*
덕분에*^^*오늘도 감사합니다~~~웃는행복!!
루디찬님 사랑방이 있는걸 오늘 알았네요. 글 재밌게 읽었어요. 너무 반가워요. 저도 다음 얘기가 기대 되는데요..
저미님 저도 반갑습니다. 다음 이야기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나도 급해요..빨리 빨리요..ㅎㅎ
드디오 일곱번째 댓글이네요 한 3개만 더 달리면 다음 이야기 진행하겠습니다.
루디찬님 아카페 처음오실때의 올드팬입니다. 말하자면 원조팬이라고나 할까요?^^ 이런사랑방이 있을줄...
반가웁고 기다려지기도 하네요. 항상 사람을 끌어당기는 마력을 지니신 우리의 보배 루디찬님. 지난달에 시엠맆다녀왓으니
더 재미있을것같아요. 급 기대^^
아 이런 올드 팬이 있으시다니....감동했습니다. 제가 싸인이라도 어찌 보내고 싶지만....미혹한 관계로 댓글 10개가 안 달렸지만 다음이야기 올리겠습니다. ㅋㅋ 다~~산정수님 떄문이라지요..
ㅎㅎㅎ 한편의 소설을 읽는듯한 기분 빨리 다음편 봐야지 ~~~~삐리리리
댓글 10개 달린때마다 다음편을 쓰려 합니다. ㅋㅋㅋ 열심히 댓글달아주세요~~~
2시간40분 기다리시는분이 대단하신것 같아요. 전 30분이상은 잘못기다려서요. 루디찬님의 얘기는 잔잔한 소설 같아요. 편안하고 읽고 웃을수 있네요.
그러게요. 기다린 사람도 참... 기다린 건 아니고 할일없어 그냥 있었다고 하네요.
한편의 드라마네요. 2시간40분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요. 빨리 다음글로 달려 갑니다. ㅋ
싫은 솔직히 말하자면 그보다 좀 길었습니다. 차마 3시간 20분 이라고 쓰기는 넘 한거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