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창조를 예술의 유일지상(唯一至上)의 목적으로 삼는 예술 사조. 탐미주의(耽美主義)라고도 한다. 넓은 의미에서의 유미주의는 미적 향수(享受) 및 미적 형성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인생관 ·세계관(世界觀)을 가리키며, 에피쿠로스의 이름과 함께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근대에 와서 셸링이나 니체에 의해 재확인되었다. 따라서 예술 사조로서의 유미주의는 예술지상주의의 한 지류로서 19세기 후반에 대두되었다. 이 사조는 프랑스에서는 E.A.포의 영향을 받은 보들레르에 의해 구현되었고, 영국에서는 페이터로부터 시작되어 라파엘 전파(前派)를 거쳐 O.와일드에 이르러 전성기를 이루었다. 이들의 주장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신보다는 감각(感覺)을, 내용보다는 형식(形式)을, 현실보다는 공상(空想)을 중시하고, 미를 진(眞)과 선(善) 위에 두며, 때로는 악(惡)에서까지 미를 발견하는 점 등에서는 공통적인 사상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이상(李箱)의 초현실주의적 환각시(幻覺詩)에서 유미주의적 흔적이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서정주(徐廷柱)를 비롯한 전봉건(全鳳健) ·김광림(金光林) 등의 시에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순수시(純粹詩) 대 참여시(參與詩) 논쟁이 1970년대에 전개되었으나, 사회적 ·윤리적인 면을 전적으로 배제한 유미주의 일변도의 시는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