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證言) - [45] 문평래 (文平來) - 뜻길의 50년 생애 2. 새로운 인생길을 찾아서 1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의 뜻에 따라 장차 선생님이 되기 위해 광주에 있는 사범학교 부설 중학교에 입학하였다. 공부도 열심히 하여 각지에서 모인 좋은 학생들 가운데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2 그리고 사범고등학교 시험에 응시하여 무난히 합격하였지만 면접시험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하였다. 내 스스로 선생을 한다는 것에 큰 관심이나 기대를 갖지 못하였다. 3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미리 입학원서를 제출해 놓은 인문학교에 가기로 작정하였다. 그 학교는 도(道) 내에서 가장 들어가기가 힘든 유명한 일류 학교였다. 시험을 치기 위해 그 학교 정문에 도착하니 어떻게 알았는지 중학교 3학년 담임선생이 지키고 계셨다. 4 “너 이게 무슨 짓이냐. 나는 너의 부친과 장차 네가 선생이 되도록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너는 절대로 이 학교에 가면 안 된다.”라며 강경한 어조로 꾸짖었다. 5 그러나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선생님, 저는 꼭 이 학교에 가고 싶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라며 한참 실랑이를 하는 가운데 첫 시험 시작종이 울렸다. 그때는 선생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인지라 “나도 모르겠다. 네 팔자 너 알아서 해라.”라고 하셨다. 6 그 말씀이 떨어지기 바쁘게 쏜살같이 교실로 뛰어 들어가니 벌써 시험지가 반 정도 배부되고 있었다. 어떻게 앉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시험지를 받고 첫 시험을 치렀다. 다행히 합격은 하였으나 집안에서는 난리가 났다. 7 부모님께서는 하나밖에 없는 자식의 배반을 원망하며 식음을 끊으셨다. 그러자 나는 도저히 고향에 내려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일이 있기 전 할머니께서 아주 신기한 꿈을 꾸셨다. 우리 집안 일가로부터 존경을 받다가 타계하신 증조할아버지께서 나타난 꿈이었다. 8 “지금 증손자(문평래)가 새로운 길로 바꾸어 가려 하고 있는데 내가 인도해서 가는 길이다.”라고 하셨다. 꿈을 꾸신 할머니로서는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나중에 나의 일이 터지고 보니 생각이 나신 것이다. 할머니께서는 부모님께 꿈꾼 내용을 말씀하면서 간곡히 타일렀다. 그래서 나의 문제는 모든 것이 잘 해결되었다. 9 나는 고등학교 과정을 성실히 공부하여 대학 입학을 맞게 되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나의 생각은 엉뚱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일반 대학에 진학을 하지 않고 신학대학으로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10 나 자신도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자문자답을 하였다. 이런 나의 생각을 누구와도 의논할 수 없었다. 선생님이 되는 길을 버리고 자유롭고 개성에 맞는 길을 개척하려 했던 고등학교 입학 때보다 몇 배나 어려운 입장이었다. 11 결국 나는 그 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재수의 길로 들어섰다. 마음이 원하는 새로운 길을 찾다 보니 본의 아니게 또 한 번 부모님의 속을 썩이는 불효자가 되고 말았다. 나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였지만 어린 시절부터 결코 평탄치 않은 길을 걸어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