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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나는 또 다른 서울 - 독서당길 산책 한남오거리에서 시작해 응봉삼거리까지 이어지는 독서당길은 학구적인 이름만큼이나 유래가 깊다. 조선시대 과거에 급제한 젊을 선비들이 독서 휴가를 즐겼던 곳이라고 하니 이만 한 정취가 또 어디 있을까. 한남동과 옥수동, 금호동, 응봉동, 행당동을 끼고 오르 내리는 독서당길. 채 10리가 안 되는 이 길 위에 서울의 다양한 모습이 숨어 있다. 옆에 새로 생긴 카페만큼이나 산뜻하다. 그 옆으로 샌드위치 집과 밥집, 타코 집이 바투 서 있다. 독서당길에 들어서서 몇 발짝 떼지도 않았는데 벌써 네댓 개의 카페를 지났다. 길을 따라 레스토랑과 디저트 카페도 이어진다. 하나같이 세련되고 이국적인 분위기에 가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본래 주거 성격이 강했던 한남동에 상업공간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카페며 식당에 이곳 사람들도 놀라는 눈치다. 한남동에 터를 잡고 있던 기존의 명소들과 새로 생긴 분위기 좋은 카페들, 동네 마실 나온 듯한 여유로운 분위기. 독서당길이 포화 상태에 이른 삼청동과 가로수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외국 주재원들의 자녀들을 위한 외국인 유치원과 학교도 모여 있어 하교 시간이 되면 다양한 인종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기다리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어느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본 듯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니 금발의 한 학부모가 렌즈를 향해 손을 흔든다. 무척이나 친근한 제스처에 나도 모르게 이곳이 어디인지 잠시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독서당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만남이다. 성수대교가 내려다보이는 응봉산 전망대에 올라보는 것도 추천 코스. 오르고 내리는 발걸음이 버겁다면 중간에 돌아가도 되고 쉬어가도 좋다. 3.7km,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거리. 동행이 있다면 더욱 즐겁다. 다양한 메뉴와 디저트 카페가 자리 잡은 독서당길이 삼청동과 가로수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한남오거리에서 옥수 방면으로 직진. 옥정중학교-옥수사거리-금호사거리-응봉삼거리까지 이어진다. 반대로 응봉삼거리에서 한남동 방향으로 길을 따라 직진해도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