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는 노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노력이 멈춰질 때 비로소 관계가 보입니다.
연락을 끊으면 침묵이 알려줍니다.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존재로서의
관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70이 되니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해지고
관계에 대한 태도가 달라집니다.
관계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떠나는 사람 붙잡지 않고
마음이 멀어져도 섭섭하지 않습니다.
관계가 끊어져도 나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끊어 내는 것이 아니라
분별하기 시작하니 편해집니다.
내 진심이 닿는 곳까지만 마음을 두고
돌아오지 않는 것에는 마음 쓸 필요가 없습니다.
침묵하면 보이기 시작하고
누구에게 잘 보일 이유도 없습니다.
기대에 응답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남아있는 사람과 내 자신과 정직하게 살아가면 됩니다.
세월이라는 체로 걸러 침묵 속에서도 기억되는 사람이
내 자신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보면 내가 열 수 있으니 열린 문이고
안에서 보면 밖에서 걸어놓았으니 잠긴 문입니다.
밖에서는 뽑아내면 되고 안에서는 세게 걷어차면 열립니다.
그런데 안이든 밖이든 잠긴 채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스스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작은 힘으로 사는 것이
밖에서 찍은 의미 있는 사진 한 장이
노년이 된 자신을 깨닫게 합니다.
그러니 나는 오래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