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던락계의 모차르트, 주주클럽을 아세요?
울 카페엔 주주클럽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것 같네요.
나이 쉰이 넘는 제가 '죽고 못사는' 밴드가 있으니 지금은 활동을 정지한 주주클럽입니다.
얼마전 올해 상반기중 복귀 예정이라는 기사가 올라와 아래와 같은 장문의 댓글을 달았어요~^^
횐님들도 유튜브에서 주주클럽의 뮤비 등을 검색하시면 대부분 저와같은 결론에 이르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품어봅니다. <농부이반 생각>
https://youtu.be/h5GmP1OLZI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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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멜로디 구성 능력과 실험정신으로 국내 모던락 대중화의 일등공신이죠. 1집중 상당수의 곡이 표절 시비에 휘말리고 일부 곡은 표절 판정이 나기도 했지만 타이틀곡 <16/20>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의성어와 시대를 앞선 가사, 펑크락 등이 어우러져 90년대 가요사에 적지않은 파문을 던졌지요. 대중성을 앞세운 1집과는 달리 '평소 하고 싶은 음악'을 다수 선보인 2집은 역시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랩코어 성향의 타이틀곡 <수필러브>가 대중의 외면을 받은 반면 드럼 인트로가 인상적인 <센티멘탈>이 인기를 끌었던 기억….
2집중 <배트맨>은 지금 들어보면 <수필러브> 못잖은 숨은 명곡중 하나. <내가 찰까>도 주주클럽이 아니면 도저히 흉내내기도 어려운 곡구성과 당돌한 가사로 어우러진 흥미로운 노래다. 스카펑크 성향의 타이틀곡 <1:1>을 앞세운 3집엔 락발라드 <내키스>와 인상적인 연주가 돋보이는 인스트루멘틀곡인 <childhood>는 기념비적인 작품...다시 이들에게서 이 비슷한 곡을 들을 수 있을까?
주주 1~4집(5집은 게임 음악용으로 작곡한 것이니 논외)중 의외로 가장 완성도 높은 앨범은 밴드의 모든 역량을 오롯이 쏟아부은 4집이다.앨범 발매후 한 달만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부득이 홍보활동을 중지했지만 정말 아깝게 묻힌 앨범이다. 주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지금이라도 4집을 구해 들어보시라! 조금 과장해 <대한민국 모던락계의 모짜르트>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명반이다.
비록 1집의 표절 논란으로 주주의 음악성과 역량이 크게 훼손 되었지만 당시 서구 음악의 흐름을 누구보다도 빨리 국내에 도입해 자신들만의 곡으로 빚어낸 재능은 재평가되어야 마땅하다. 밝고 경괘한데다 더 할 나위없는 세련을 덧입은 이들의 곡속에는 지향하는 인물상이 또렷하게 드러나 있다. 이들이 지향하는 컨셉은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당당하고 감각적이며 한순간도 자기만의 개성을 포기할 수 없는 나>다.
주주클럽 4집 부클릿에서...2000년 모습이네요
한 장 더 투척합니다!
그래서 이들의 대표곡도 <나는 나>이고, 비록 걸어갈지언정 아낀 버스비를 모아 <예쁜 옷을 사고야 마는>고집스러운 여주인공처럼 요즘 말로 개성이 쩌는 밴드다. 널리 알려진대로 라이브는 당시 정말정말 '별로' 였지만 레코딩에서 보여준 일인십색의 음색은 우리 대중음악사가 오래 기억할만한 키포인트다. 한국의 크랜베리스 주다인 뿐만 아니라 작곡가 주승형의 재능은 2003년(주다인 솔로 1집)이에 일단 '멈춤'이 아니고 팬들을 위해 롱런했어야 했다. 그냥 묵히고 쉽게 잊혀지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그래서 나는 솔로 주다인이 아닌 완전체 <주주클럽>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