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 자문위원 한라일보 25일자 보도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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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2014. 6. 25(수)

"6·25 잊혀지는게 아쉽습니다"

[6·25 발발 64주년]제주 참전용사 얘기 엮은 정수현씨

 

  ▲ 도재향군인회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인 정수 현씨는 참전용사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 숨걸고 싸웠던 6·25가 잊혀지는 게 안타까워 그들의 얘기를 되살려 내고 있다. 강경민기자

작은 영웅들 이야기 시작으로 6·25 전쟁과 제주영웅까지 참전용사 260명의 사연 복원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제주영웅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발간, 역사자료로 남기고 있는 이가 있어 화제다.

제주특별자치도 재향군인회 자문위원이자 제주4·3희생자유족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수현(76)씨가 그 주인공이다.

"제주의 용사들이 처절한 전선에서 조국의 수호신으로 산화했고, 일부는 전상을 당했으며, 나머지 용사들도 목숨 걸고 싸워 지금의 휴전선만이라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64년이 지난 오늘의 6·25는 잊혀진 전쟁이 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전쟁의 참상을 후세들에게 알리고 투철한 안보관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호국용사들의 위국헌신한 나라사랑 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이렇게 책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제주도 재향군인회가 발행하고 정 위원이 직접 집필을 맡았다. 정 위원은 생존하고 있는 참전용사들을 직접 만나 참전실화를 듣고 이를 이미 발행된 6·25전쟁사, 참전실록, 기타 6·25전쟁 관련 서적들을 일일이 찾으며 원고를 정리했다.

2006년 62명의 참전용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남제주문화원 발행)를 시작으로 2008년 '한라의 젊은 영웅들'(제주도 재향군인회 발행)이 나왔다. 이후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25전쟁과 제주영웅' 1~5권까지 만들어졌고, 올해 6권이 제작중이다. 260여명의 제주출신 참전용사들의 참전실화가 고스란히 복원된 것이다.

책 제목처럼 모두가 제주의 영웅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정 위원은 사제지간의 참전과 용맹함을 떨친 김두원 대위 사연을 인상깊은 스토리로 꼽았다.

"한라일보에도 났었지만, 최근 서귀포중학교 6·25참전 기념비 제막식에서 강창수 전 서귀포시장과 이순덕 여사가 만났습니다. 둘은 사제지간으로 참전했는데, 제 책에도 이 사연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이 여사와 계속 연락을 취해 기념비 제막 행사에 참석을 요청했었는데, 기꺼이 참석하겠다고 해 뜻깊은 행사가 됐습니다. 또 서귀포 상효동 출신인 김두원 육군대위는 숨을 거두는 마지막까지도 호주머니에 있던 출정할 때 가지고 온 태극기를 가슴에 덮어 달라고 한 사연은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전해오는 무용담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 위원은 가급적 계속해서 제주영웅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책이 비매품인데 학교나 안보단체, 각 기관에서 안보교육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더 발행해 널리 알려야 할 필요도 있는데, 예산이 문제입니다. 지금도 행정의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생존한 참전용사들의 나이가 80~90세로 고령이라 예전 기억을 잊거나 말을 하기 버거워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 분들이 계실때 참전실화를 역사자료로 남기는 작업이 더 속도를 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정 위원은 1999년까지 제주도에서 공직생활을 했으며, 현재 도 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제주4·3유족회 고문, 해병대전우회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운영위원, 한국신문학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최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