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흡입 차량이 매연의 주범인 경유차
청소용 보조 엔진 매연저감장치 차량… 34대 중 단 3대뿐

해운대구에 운행중인 도로미세먼지 흡입차량
날로 심해지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민들은 생명적, 안전적, 경제적으로 불안에 떨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이를 줄이기 위한 권한과 조치를 지자체에 부여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2018년 7월 국회를 통과하였고 2019년 2월 15일부터 시행되었다.
미세먼지의 유발 요인은 크게 3가지로, 중국의 영향, 화력발전소, 노후화된 경유차이다. 대외적으로 정부는 중국이 대책을 세우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러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도로 재비산먼지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 재비산먼지는 도로에 쌓여 있거나 흩날리는 먼지를 말하며 차량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과 더불어 초미세·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부산시는 2016년부터 시비 54억과 국비 27억 6000만 원을 들여 분진흡입 차량 30대와 물청소차량 4대 등 총 34대를 보유 중이다.
도로 위의 흙과 먼지를 빨아들이는 도로분진 흡입 차량은 도로를 순회하며 미세먼지를 직접 빨아들인 후 필터를 통해 깨끗한 공기를 다시 내보내는 원리로 미세먼지를 최대 98%까지 제거하고 차량 1대당 약 20kg의 미세먼지를 흡입할 수 있다.
● 미세먼지를 청소하는 차량이 고농도배기가스를 배출
그런데 부산환경공단 동부시설사업소에 문의해본 결과 도로 미세먼지 흡입 차량은 앞서 미세먼지 유발 요인으로 거론된 경유차이다. 경유차는 휘발유차나 LPG 차와 비교해 대기 오염원인 질소산화물(NOx) 가솔린차의 5배 이상, 미세먼지(PM2.5)는 20배 이상 배출한다.
도로 미세먼지 흡입 차량은 총 2대의 엔진이 장착되어 있으며 일반 차량에 사용되는 주 엔진과 청소 장비를 가동하는 보조 엔진이 장착돼 있다. 주 엔진에는 매연저감장치가 설치되어 있으나 보조 엔진은 매연저감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그뿐 아니라 보조 엔진은 주 엔진과 달리 매연 배출 관련 법규가 없어 법적용을 받지 않으며 오염물질 배출 기준 또한 없다. 작년 기준, 부산에 보조 엔진에 매연저감장치가 설치된 차량은 총 3대이며 앞으로 예산을 확보해 점차 늘려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주 엔진에는 매연저감장치가 장착되어 있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보조 엔진에는 장착되어 있지 않아 아이러니하게도 도로 미세먼지 흡입 차량은 미세먼지를 청소하면서 고농도배기가스를 배출하며 매연을 계속 내뿜고 있다.
하루빨리 미세먼지 흡입 차량과 보조엔진에도 매연저감장치를 넘어 청정에너지화가 필요해 보인다. 미세먼지를 청소하는 차량이 고농도배기가스를 배출해서야 말조차 되지 않는다.

/ 이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