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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가 여성이라고 가정한다면, 어떠한가?
모든 철학자가 독단주의자였을 경우,
그들이 여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혐의는
근거 있는 것은 아닐까?"
<선악의저편 > 서문.니체
의심의 철학자 니체는
모든 철학자들은 진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심하라고
진리라 하는 것에 대해 의심으로 해 보라고 한다.
정신과 선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확실히
진리를 전복하고
모든 생명의 근본 조건인 관점주의적인 것을
스스로 부인함을 의미한다.
<선악의 저편>서문.니체
독단주의 대 관점주의
플라톤의 이데아, 순수 진리, 선,초월적 가치등으로 규정된 사회! 이런 교조 철학자들의 독단론을 의심하라.
이런 진리를 의심하고 전복하고
극복하라는 니체.
내세 위주의 허구적 초월론과 불변적 진리를 거부하고
지금의 현실을 살고
자유의지로 극복하라.
진리는 해석에 따라
관점에 따라 변화한다.
ㅡㅡㅡ> 결론은
의심하고, 전복시켜라.
진리는
늘 변화한다.
관점에 따라, 해설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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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진리가 여성이라고 가정한다면 어떠한가? 모든 철학자가 독단주의자였을 경우, 그들이 여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혐의는 근거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까지 그들이 진리에 접근할 때 가졌던 소름 끼칠 정도의 진지함과 서툴고 주제넘은 자신감이 바로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졸렬하고 부적당했다는 혐의는 근거 있는 것이 아닐까? 여성들의 호감을 사지 못했던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독단론은 오늘날에도 울적하고 힘없는 모습으로 서 있
는 것이다. 이 독단론이 여전히 있다면 말이다! 왜냐하면 이 독단론은 무너졌고, 모든 독단론은 땅에 쓰러져 있으며, 더욱이 빈사 상태라고 주장하며 조소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말하자면, 철학에서의 모든 독단화는 아주 화려하고 결정적이며 최종적인 것처럼 태도를 취해왔다 해도 여전히 고상한 어린아이 장난이거나 신출내기의 미숙함에 불과하다고 단언할 이유는 충분하다. 또한 지금까지 독단주의자들이 세워왔던 고상하고 절대적인 철학자들의 건축물에 초석을 놓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이 있어야만 충분한 것이었는지 우리가 다시 이해하게 될 때가 아마 가까워진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먼 태곳적부터 있었던 통속적 미신(마치 주체의 미신과 자아의 미신으로서 오늘날에도 역시 끊임없이 피해를 주는 영혼의 미신 같은 것), 아마도 말장난 같은 것, 문법의 측면에서의 유혹 또는 매우 협소하고 개인적이며 대단히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실을 터무니없이 일반화하는 것이다. 독단론자들의 철학은 과거의 점성술이 그랬던 것처럼, 아마 수천 년을 뛰어넘은 앞으로의 약속일 뿐이었다. 이 점성술에 진력하기 위해 아마 지금까지 참된 학문을 위해 지불했던 것보다 더 많은 노동과 돈, 예지와 인내가 소모되었을 것이다- 이 점성술과 그것의 초지상적인 요구 덕분에 아시아와 이집트에서 위대한 건축 양식이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위대한 것은 모두 그것을 인류의 마음속에 영원한 요구로 새겨 넣기 위해서,우선 섬뜩하고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흉한 얼굴로 지상을 방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 독단적 철학, 예를 들면 아시아의 베
단타 Vedanta 이론과 유럽의 플라톤주의가 이런 흉한 얼굴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철학의 은혜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온갖 오류 가운데 가장 나쁘고 지루하며 위험한 것은 독단론자들이 저지른 오류, 즉 플라톤의 순수 정신과 선 자체의 고안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도 말이다. 그러나 이 오류를 극복하고, 유럽이 이러한 악몽에서 벗어나 안도의 긴 숨을 내쉬며 적어도 좀더 건강한 숙면을 즐길 수 있게 된 지금부터 우리의 과제는 깨어 있음 그 자체이며, 우리는 이러한 오류와 투쟁함으로써 엄청나게 단련된 힘을 모두 상속받은 것이다.
플라톤이 그랬던 것처럼, 정신과 선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확실히 진리를 전복하고 모든 생명의 근본 조건인 관점주의적인 것을 스스로 부인함을 의미했다. 우리는 의사로서 다음과 같이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병은 어디에서 고대에 가장 아름답게 자라난 존재인 플라톤에게로 옮겨왔는가? 사악한 소크라테스가 그마저도 타락시켰던 것일까? 소크라테스야말로 청년들을 타락시킨 자가 아닐까? 그 스스로 독배를 받을 만했던 것은 아닐까?" 그러나 플라톤에 대한 투쟁, 또는 대중을 위해 좀더 이해하기 쉽게 말한다면, 수천 년에 걸쳐 지속되어온 그리스도교 교회의 억압에 맞서 한 투쟁은 왜냐하면 그리스도교는 '대중'을 위한 플라톤주의이기 때문이다-유럽 내에서 아직까지 없었던 화려한 정신적 긴장을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이렇게 팽팽한 활을 가지고 이제부터 가장 먼 표적을 맞힐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유럽인은 이 긴장을 위기로 느끼고 있다. 그리고 이미 두 번씩이나 활의 시위를 풀고자 하는 대규모의 시도가 있었다.
한 번은 예수회 정신 Jesuitismus에 의해서였고, 두 번째는 민주적 계몽주의에 의해서였다. 이 민주적 계몽주의는 실상 출판의 자유와 신문 구독 덕분에 정신 자체를 더 이상 그렇게 쉽게 '위기'로 느끼
지 않는다! (독일인은 화약을 발명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그 업적을 지워버렸다그들은 신문을 발명했던것이다.) 그러나 예수회원도 민주주의자도 아니고 게다가 충분한 독일인도 아닌 우리, 선한 유럽인이며 자유로운, 대단히 자유로운 정신인 우리-우리는 여전히 긴장을, 정신의 온갖 곤경과 그러한 정신적 활의 긴장 전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마 화살과 과제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누가 알겠는가? 목표도 있는지..
오버엥가딘의 질스마리아에서
1885년 6월
*출처: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김정현 옮김)
첫댓글 의심 /우대식
사람은 참말로 알 수 없는 것이어서 신께서 내게 옷 한 벌 지어주셨다. 의심이라는 환한 옷,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잠을 잘 때도 벗지 않는다. 견고한 이 한 벌의 옷을 입고 사람을 만나고 술을 마신다. 나는 너를 의심한다. 잠들지 못하는 밤을 위해 의심이 내 등을 다독인다. 내가 너를 지키마. 편히 쉬어라. 어떤 평안이 광배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다. 당신은 나의 아버지이고 전지전능하사 나를 보호하시며 한없이 사랑하시는도다. 꿈속에서 나의 찬양은 오래도록 울려 퍼졌다. 배화교도처럼 의심의 불을 조용히 밝히고 내 아버지마저 그 제단에 바치기로 결심한 어느 새벽, 당신도 내 의심의 눈길을 피할 수 없다고 고백했을 때 천둥과 벼락으로 인해 의심의 옷이 더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의심 다섯 마리와 증거 한 마리 /정지우
물고기가 줄어든다
의심 한 마리가 의심 다섯 마리를 삼켰다
괜찮아, 한 마리의 증거 속에는 다섯 마리의 의심이 들어 있으니까
의심은 지느러미 모양이니까
어항은 말을 버린 입이니까
배를 열어 보고 싶은 건 칼,
칼은 또 의심의 지느러미니까
하기 싫은 말과 하고 싶은 말을 서로 미루듯 의심과 확신을 애완으로 키우는 것처럼
수초를 넣고 눈치를 보는 비린내
끝장을 보는 것과 묻어 두는 것 사이의 공기방울
괜찮아, 여전히 살아 있으니까
금붕어 구피 그리고 공기방울들
통째로라는 말과 통한다는 말을 한 어항에 넣었던 잘못
그러니까
상처는 먼저 말하는 쪽과
듣는 사람 중에서 누가 더 깊게 찔리는 걸까
순간을 참아야 할 때가 있고
순간을 지나서야 보이는 투명이 있다
머리와 꼬리가 물어뜯긴
한 마리의 의심을 의심하면서
물을 갈아 주고 먹이를 준다
아기공장에 대한 의심/한혜영
무궁화가 만삭의
배를 열어 꽃 한 송이를 내놓았습니다
응애, 거리는 꽃을 보며 나는 자꾸 의심이 생깁니다
저것은 누구의 자식인가
무궁화의 자식이 맞기는 맞는 건가
아랫도리로 반짝 흘러 들어간
한 방울 빗물이 친권을 주장할 수도 있겠다는,
꽃이 봉오리 이전이었을 때
입김 혹혹 불어 넣어주었던 햇볕도 그러할 수 있겠다는,
어쩌다 아파트 화단을 돌아나가며
무궁화에 손길 한 번 주었던 바람도
친권 주장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겁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아기 공장이 등장을 했다는
돈만 주면 마음대로 성별을 고를 수 있고
천 송이의 꽃도 주문이 가능하다는 뉴스 탓이지요
개개비 둥지에 알을 집어넣는 뻐꾸기처럼
필리핀, 우크라이나 화분에 근을 묻어두고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국산 화분이 점점 는다는 거였지요
내가 너의 어미다 아니다 내가 어미 아니다 내가 아비……
햇살이, 바람이, 빗물이 다 참견해도 되는
목숨을 가지고
꽃들이 방긋방긋 지구로 오신다는 거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