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좀 뜸해지기는 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신혜인 선수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농
구팬들의..라고 하면 지나치게 성급한 일반화인 것 같고..일부 농구팬들의 잘못된 시각과 편견들을 보게 되었
습니다. 신혜인이 모가 이쁘냐?부터 시작해서 사실은 별 볼일 없는 선수다, 올 시즌 프로에서 어떻게 하는 지
보고 밟아주면(?) 된다, 농구나 할 것이지 외적인 거에 왜 그렇게 나대느냐?, 등등등 주로 부정적인 부분의 경
우에서 말이죠.
사실 저 역시 '얼짱 신혜인'에 혹하고 '맞수 얼짱 김연주' 덕분에 여고농구를 찾아보게 된 경우라 신혜인빠돌..
적인 시각이 없지는 않을 것이겠지만 어쨌건 나름대로 '농구팬'이고 '스포츠매니아'라고 자부하는 한 사람으
로서 이러한 논란들에 그냥 한마디하고 싶습니다.
1. 1순위 드래프티 정미란보다 신혜인이 더 주목받는 것은 '잘못'되었다. 정당하게 평가받아야하고 스포트라
이트 역시 그렇게 가야한다..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이 이러한 비판을 많이 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최고의 '농구선수'에게 가야할 스포
트라이트를 '얼짱'신혜인이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죠..뉴스도 많이 타고 방송에도 출연하고 팬까페회원
도 수만명이나 되고..이런 글도 읽어 본 적이 있는데, '검색창에 정미란을 쳤더니 신혜인 기사만 줄줄이 떴다.
기분 나쁘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묻고 싶군요. 만일 신혜인이 없었더라면, 아니 신혜인 신드롬이
없었더라면 정미란 선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갔을까요?-정미란 선수를 비하하는 거 아닌 거 아시죠?^^;-
저는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는 좀 달리 여자농구도 꽤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작년
에 곽주영 선수가 초고교급선수로 대단한 주목을 끌며 1순위로 지명되었었죠. 프로에서도 수퍼루키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구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주목'과 '화제'라고 하는 것은 얼마되지 않는 여자농구팬들 사이
에서였을 뿐입니다. 10명에게 물어보면 10명 다 곽주영이 누군지 모른다고 했죠..조금 오버해서 지금 농구팬
들에게 물어보아도 10명 중 절반은 곽주영이 누구며, 어느 고등학교 출신이고 WNBA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
은 선수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은 이 선수의 루키시즌 활약이 왜 놀라운 것인 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왠만한 농구팬들은 올 해 WKBL 드래프트 1순위 선수가 정미란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
습니다. 조금 더 관심있는 사람들은 2순위 정선화선수도 알고 있겠죠? 여자농구 팬이라면 신세계 쿨캣팀의 2
라운드 드래프티 한미라 선수도 알 것입니다. 누구 덕분일까요?
경우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마이클 조던의 경우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마이클 조던의 화려한 덩크슛과
카리스마는 미국의 4대 스포츠중 가장 인기없었던 NBA를-70년대에 파이널이 녹화방송으로 나갔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떠돌던데..-동양의 작은 나라에서도 생방송으로 볼 수 있게 해주었죠. 그래서 마이클 조던을 가
장 위대한 선수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게 지나쳐서 그 이전의 위대한 선수들을 들러리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
들이 있었죠. 그것은 마이클 조던의 잘못일까요? 그냥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2. 신혜인은 그저 평범한 선수일뿐이다. 과대포장되었다. 프로에서 통하는지 올시즌 한 번 두고 보자
;어떤 정도의 수준이 뛰어난 수준이고 그저그런 수준인지는 보는 사람의 시각에 달린 것이겠지요.
2003년 여고농구는 삼천포, 선일, 숙명 세 팀이 우승을 나누어 가지면서 농구판을 평정했고 신혜인 선수는 숙
명여고의 에이스였습니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팀의 중심이었죠. 최강팀-중 하
나-의 에이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신혜인의 4순위 픽이 과대평가라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만 아니라 신혜
인 신드롬이 일기 전에도 신혜인은 고교 톱3안에 드는 거물이었습니다. 4순위는 어떻게 보면 예상보다 낮은
픽인거죠. 최윤아 선수의 급부상이 없었다면 3순위가 유력했었죠..아마..
그리고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가? 이 부분은 굉장히 신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KBL이나 NBA에서 데
뷔 첫 시즌에 주전자리를 꿰차고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는 선수가 얼마나 있을까요? 특별한 선수들은 그렇게
하지요. 마이클 조던, 그랜트 힐, 디 앤써, 서장훈, 김승현, 김주성..단순하게 이야기 해볼까요? 신혜인은 '고졸
루키'입니다. '고졸루키'가 프로에서 곧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 '매우' 특별한 선수들은 그렇게 할 수 있죠.
르브론 제임스,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곽주영... WKBL은 프로리그이고 세계 4강의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활약
하고 있고 WNBA의 MVP, 신인왕, 득점왕, 리바운드왕등 최고의 선수들이 용병으로 수입되는 굉장히 수준 높
은 리그입니다. '고졸루키'의 실력이 통하는 리그가 아니라는 것이죠. 정선민 선수와 이언주 선수의 이적으로
신세계팀이 리빌딩 상황으로 가지 않았다면 신혜인선수는 올 시즌 단 한경기도 코트를 밟기 힘들었을 것입니
다. 섣부른 예상입니다만, 지금 상황에서도 신혜인선수가 팀에서 많은 출전시간을 가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봅
니다. 올 시즌 신혜인 선수가 가비지 타임에나 간간히 나오고, 상대해 본 경험이 거의 없을 190대의 장신센터
들과 노련한 포워드, 가드들 사이에서 헤맨다고 해서 '그럴 줄 알았다!'라고 하며 냉소를 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는 신혜인뿐만이 아니라 올 시즌 드래프트된 모든 루키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무
리한 기대와 비난으로 2~3년 뒤 WKBL의 그랜트힐이 될 지도 모르는 미완의 선수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
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신혜인이 모가 이쁘냐? 나대지 말고 농구나 해라~!
;신혜인 예쁜데..^^;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변명의 여지(?)는 많습니다. 신혜인빠돌이의 주관적 변명이기는 하지만..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스포츠스타 얼짱 투표를 했고, 놀랍게도(!) 무명의 신혜인이 안정환, 우지원 등
쟁쟁한 스포츠 스타들을 제치고 얼짱을 먹어버렸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고, 더군다나 철저한 비인
기, 마이너, 어둠(?)의 종목이었던 여고농구의 스타가...그래서 팬덤이 생기게 되었고 신드롬이 일어나게 되었
습니다. 신치용, 전미애씨의 딸이라는 요소가 부가(?)되면서 더 뜨게(?) 되었죠. 아니지..이 것이 먼저인가? 어
쨌건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자신을 팔아 먹기(좀 과격하기는 해도 이해해 주시길--;)바쁜 다른 얼짱들과는 달리
신혜인 스스로가 자신을 얼짱마케팅한 적도 없었고-신혜인 선수가 설마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자기를 얼짱후
보 올려 달라고 했을까요?-순수하게 신혜인 팬들의, 혹은 어떤 경로로든 신혜인 선수를 알게 된 네티즌들의
투표로 얼짱이 되었으며 그 후의 일들은 신드롬에 따른 수순들이었던 것입니다. 언론매체들에서 화제의 인물
이 된 신혜인선수를 취재하고 보도를 내는 과정 속에서 왜곡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신혜인선수
의 잘못일까요? 스타가 될 수 있는 여러가지의 기회들을 제 발로 걷어차버리면서 오직 연습장에서만 두문불출
하는 것이 '운동선수'들의 숙명인 것일까요? '농구선수는 농구나 열심히 해라'는 어디까지나 타자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제가 신혜인선수의 속까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만일 신혜인 선수의 꿈
이 '농구, 그리고 무엇'이라고 해서 그것에 비난을 해도 되는 것일까요? 샤킬 오닐이 연예인으로써의 꿈을 키
우기 위해 헐리우드가 있는 LA로 간 것이 비난 받을 것은 아닌 것이고, 디 앤써가 랩앨범을 낸 것, 레이앨런
이 영화를 찍은 것, 마이클 조던이 벅스바니랑 논 것, 강병규가 MC가 되고 강호동이 코미디언이 된 것이 비
난 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의 살아가는 방식이고, 꿈을 이루어 가는 방식이니
까요.
마지막으로....사실 저는 신혜인 선수의 경기모습은 한 경기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작년 쌍용기 결승전 선일여
고와의 경기였죠, SBS에서 라이브로 중계해준 거. 그 경기 전에 이미 신혜인 선수와 김연주 선수를 알고 있었
기 때문에 '이게 왠 떡이냐^^;'하면서 녹화시켜가며 봤었습니다. 첨에는 그냥 신혜인 선수하고 김연주 선수 얼
굴이나 보려고 봤던 것이었는데 경기가 끝나고 난 다음에 정말 그런 마음은 일부에 불과 했습니다. 숙명여고
의 신혜인과 선일여고의 김연주는 '선수'로써 그것도 에이스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 농구선수라는 것을 확인했
기 때문이었습니다. 종료 10초전 2점차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버저비터로 터뜨린 김연주 선수의 역전 3점 슛,
그리고 종료 1초전에 터뜨린 신혜인 선수 고교마지막대회 결승전에서의 역전 결승 골밑슛...4~5년 후에 이 두
선수가 WKBL의 그랜트 힐과 레지밀러로 활약하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것도 지금의 썰렁한 회사직원관
중들 속에서가 아니라 열광적인 광주 홈팬들과 어느 팀의 프랜차이저로써..(개인적으로 김연주 선수도 신세계
로 왔음 하는 소망이^^;..집이 광주라..) 정말 어렵게 탄생한 이 스타선수들을 보호해주고 격려해주어야 하는
것이 농구팬들의 당연한 의무..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냥 그렇게 해주면 안 되는 것일까요? 우리나라는 영웅을
만들지 못하는 나라라고 합니다. 프랑크푸르트의 영웅 차범근을 묵사발로 만들어버리고, 메이저리그에 한국
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박찬호를 먹튀로 가장 확실히 규정지어버리고, 아시아에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
까한 스트라이커 황선홍을 볼리비아전 홈런 한방에 '홈런왕'이름을 붙여주고...그러지 맙시다 --+
며칠 후면 WKBL도 개막하겠군요. 꼴지 후보로 전락해버린 신세계팀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계속 응원하
며 볼 겁니다. 신혜인 선수도 멋진 모습 보여주길 바라구요. 전남에 농구팀이 없어져서(아~코텐은 영원하리라
T.T) 많이 아쉬웠는데 신세계쿨캣만이 이 허전한 가슴을 채워줍니다. GO~! GO~!쿨캣~! Show me the title!
카페 게시글
국내농구 게시판
신혜인..스타..그리고 농구팬(스크롤 압박--;)
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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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93
04.01.12 01:59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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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잘 읽었습니다.저역시 거의동감 합니다.타선수를 비판하려면 그선수에 대해 많이 알고 혼자 해야겠죠.그걸 자기말이 맞다고 착각하고 많은 사람을 선동(?)하지 말았으면 합니다.왠지 우리나라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이런부분이 심해진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카페에 글 올리는 것이 정말 간만이라 되게 어색스럽네염^^;
짝짝짝........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최고..!! 특히 조던부분은 읽고 감명받았습니다 눈물이 나네요...
사실 신혜인의 경우.빨리 제 포지션을 찾아야 합니다.그 점이 가장 큰 문제인데,숙명여고 시절 1번부터 5번까지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으나,아직 자신이 확실히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을 못찾았습니다.정훈의 경우처럼 될 가망성이 높다는 거죠.거기다 체력에도 문제가 있고,외곽슛도 다듬어야 하고.어째거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신혜인 선수 잘 하는데요... 3픽안에 충분히 들수 있었는데요...
잘하기도 하고... 솔직히 얼굴도 이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