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방에 들어가면 일병 군인모자가 있습니다.
지난 휴가때 집에 두고 간 헌 모자입니다.
계급장만 바꿔 달지 왜 새로 샀느냐고 했더니 때가 묻어서 세탁을 해야하는데
그러면 모자 각이 죽어서 쭈글거린다고 합니다.
군화도 선임이 신고 있던 '사제군화'를 빌려 신고 왔습니다.
모양도 예쁘고 가벼워서 좋다고요.
어제는 지 엄마에게 전화해서 사제군화 사고 싶다고 했답니다.
아들이 좀 심한 감도 있지만 군인들의 멋내기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자대에 신병이 새로 들어오면 몇가지 해주는 일들이 있는데
더블백 풀어서 관물대 정리해주고, 목욕 빨래 시키고, 집에 전화하게 하고, PX 데리고 가고,
그리고 새 모자를 사 줍니다. 훈련소에서 지급받은 모자는 폐기처분 합니다.
첫 면회나 외출을 나가게 되면 정성껏 다림질을 해 줍니다.
군화도 파리가 낙상할 정도로 광택을 냅니다.
조금 짬이 차면 본인 스스로 본격적인 멋을 내기 시작하는데
야전상의 허리끈과 내피를 제거해서 다림질 하면 주름이 잘 서도록 하고
군화 끈 구멍의 페인트를 벗겨 내어 광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휘장도 빼 놓을 수 없는데 공수훈련도 안 받고 낙하산 모양의 공수휘장 붙이고
유단자도 아니면서 태권도 휘장 달기도 합니다.
군인들이 멋을 내는 일은 요즘 생긴 풍조가 아니고 먼 옛날부터 있어왔던 일이겠지요.
2차대전의 영상기록들을 보면 장군들도 꽤 멋을 냈는데
영국의 몽고메리 원수는 베레모에 부대마크를 두개씩 달고 다녔고,
미국의 패튼 장군(사진)은 긴 부츠에 권총손잡이를 상아로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다림질 하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어서 상의 뒷주름은
부대별로 두줄부터 다섯줄까지 다양합니다. 꽤 숙련을 요한답니다.
전투복을 다림질하는 행위는 사실 바람직한 일은 아닙니다.
야간에 야시경 장비로 보면 주름 선 부분이 흰 줄로 보여 위장효과가 떨어진다고
못마땅해 하는 지휘관도 많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다림질을 못하게 하기도 어렵습니다.
전투복이 곧 외출복이기 때문입니다. 동복 하복도 없는게 우리 군(일반 육군)의 현실입니다.
몇몇 특수부대(국방부, 육본, 해병대, 해공군 등)처럼 정복(외출복)이 지급되면
그리고 모양 좋고 가벼운 군화나 모자를 보급한다면
굳이 없는 돈 들여서 억지로 멋을 낼 필요성은 줄어들겠지요.
당연히 국방부에서는 예산타령만 늘어 놓겠지만.
당시엔 귀했던 건빵바지 입고 폼 잡던 군시절은 별로 안 그리운데
나팔바지 입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여학생 앞을 지나가던 학창시절은 그립네요.
*구닌 : 군인의 장난스런 표기
첫댓글 아~! 깜딱이야 ㅎㅎ허리가 뒤로 휘영청 꺽여진 별 세개가 반장 아버님인 줄 알았잖아유 ㅋ ㅋ 하긴 지금쯤 반장 아버님은 허리가 앞으로 구부려 져 있을 것도 같고 ㅋㅋㅋ저도 제 아들놈이 귀하고 이뻐 죽겠는데 군복으로 멋내는게 참으로 의아한 일이라 한마디 거들었지요.- 거,~ 누가 봐 주기는 하냐?- 하다가 따가운 시선에 군복입어 본 일 없는 저는 그냥 '깨갱!' ㅎㅎ 그리움이란 ... 참으로 우리 가슴 전역을 차지하는 단어입지요...* 표 첨부 안해도 다 아는디...친절한 반장님^^
허~ 어! 왜 이러십니까? 저도 엄연한 예비역 오대장성입니다. 패튼장군은 개성도 뚜렷한, 영화에도 자두 등장하는 2차대전 최고의 맹장이지요.
군인들의 멋내기... 일반인들이 보면 웃기죠... 주름잡아 봐야 군복이고,,, 물광불광 내 봐야 군화고... 모자 각 잡아 봐야 군인모자인데...ㅋㅋ 그래도 군인들 사이에서는 나름대로 멋이 있죠... 행정병들은 하루 종일 군화 신고 있어야 되죠... 그래서 아마 가벼운 군화 신고 싶을겁니다. 잘 생긴 아들...더 폼나게 하나 사 주세요...중고생들이 신는 나이키,아디다스...운동화값의 반의 반값도 안하더라구요...하하하 !!! 예전에 교복바지를 나팔바지로 해 입던 시절 생각이 나네요... 생활지도부 선생님이 10인치(?) 이상이면 난리를 치던 시절...하하하 !!!
나팔바지 단속한다고 잣대로 재서 8인치 넘으면 가위로 찢고 했었지요.여학생들은 머리길이 가지고 혼나고. 군화는 8만원이 조금 안된다니 운동화 값 정도 되겠네요. 아마 엄마가 바로 송금했겠지요.
선생님의 잣대로 8인치 넘는다고...규정위반이라고 업드려 벗쳐 했던 친구가 다음 날, 바지폭을 발목에 맞추어 완전 줄여서 쫄바지 만들어 입고 , 선생님앞에서 일부러 웃으며...왔다 갔다하다가... 선생님한테 반항하냐고 또 빳다 맞고 ...억울해서 울던 그 친구 생각이 나네요...아아..보고싶네요...소식없는 그친구...
저두요.ㅎㅎ 별세개붙이신 멋진분이 반장 아버님인줄알고... 반장 아버님도 멋진분이겠죠. 울 큰아들도 군대 있을때 나름 멋내느라고 하던게 지금 생각하니 웃음이 나네요.
저는 뭐... 마음만 멋지고 싶은 사람이고요, 작은 아드님도 조금 짬이 차면 형처럼 멋을 내겠지요.
저희 친정엄마가 친정아버지 군복바지주름잡은거보고 반해서 결혼했다고 하던데,,,이해가 가네요,ㅎㅎㅎ 여자들은 군얘기 잘은 모르지만 선배님에 잼난 얘기에 조금은 더위가 가시네요.
실제로 옛날에는 지금처럼 의상사정이 좋지 않아서 군복이 사복보다 멋있게도 보였다고 합니다. 제가 아는 어떤분은 댓돌 위에 군화발 얹고 끈 매는 모습에 반해서 결혼했다는 얘기도 들었지요.
군화는 옥션과 G마켙등에서 검색을 하세요...7만8천 정도와 3만원 정도가 같은 질, 같은 회사의 것인데 좋은것을 선택해주려는 부모의 마음을 자극하여 가격을 장난질한 것입니다.//아드님께서 반란을 준비한다고 했지요? 울집상병에게 비슷한 내용의 전화를 받았어요...왕고들이 모두 전역하고 새로 병장이 된 선임이 수칙을 발표하는데 상병들이 대든 모양입니다. 주먹이 오갈 찰나에 재치있는 선임이 중대장이 부른다고 주동자를 불러내어 위기를 모면한 일...그래서 반란을 꾀할 때, 위기의 상황에서 구출해줄 선임하나 마련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아마 대책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진 않겠지요. 그정도 눈치는 있는 녀석이라서. 군화는 7만8천원짜리 사려고 하는것 같던데 벌써 사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사제군화가 가볍고 편하더군요.ㅎㅎ 그러나 짬이 되어야 신을 수 있었지요. 아들들 훈련병 지나면 각진 모자로 바꿔쓰죠.ㅎㅎ 선임들이 후임들 사었주고.. 그랬습니다.~ 휴가나 외박 나오면 군장점 들려서 오는 것 필수였습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신경쓰면 가볍고 편한 군화를 만들수 있을텐데 간부들은 아마 100% 사제군화 신고 있을겁니다. 끈 매기 싫어서 지퍼 달고 말이지요. 신형군화 개발 시작한지 8년째라는데 지금도 테스트 하고 있답니다.
요즘 군인애들 멋내는거 보면서 참 어이가 없었답니다.. 휴가오면서 지급받은 군복은 헐렁하다며 용산 군인장점에 가서 몸에 딱~ 맞는 군복과 모자 군화등을 사서 왔더군요.. 제생각에는 굳이 필요치않는 낭비인것 같았지만 몸에 딱맞는 군복을 보면서 입이 찢어져 싱글벙글 거리는 아들을 보면서 하고싶은말을 꿀꺽 참았던 적이 있었지요.. "그래~~ 아들아! 뭔가 신나는 일도 있어야지.... 많이 좋아해라..." 했더랬습니다.....ㅎㅎ
수선점에 맡겨서 줄이기도 하는데(저희때도 그랬지요) 시간도 없고 하니까 맞는 옷을 샀나 봅니다. 그래도 민간인 옷보다 훨씬 싸니까 원한다면 사 입도록 해야지요.
후후 멋내는 것은 사제사람이나 군인이나 똑같지 않을까요..그런데 군인이 멋을 내면 안되는듯한 생각을 갖게 되죠..최대한 요령과 아이디어 총출동 ..멋을 내야죠
멋 낸다고 색상을 바꿀수도 디자인을 달리 할수도 없으니 다림질 하고 광내는 것에 매달리게 되지요.
울집아들 군복입은 모습은 통신학교 후반기 교육 면회시 한번 본것으로 끝인것 같습니다... 휴가시 사복으로 입고 오기에...
전경 아들들은 휴가올때 사복을 입는군요. 조금 있으면 진짜 멋있는 예비군복 입고 오겠네요.
울동생 해병대출신인데 휴가 나올때 보면 군화에 링인가 체인인가 두개 두르고 뺏지에 ....엑세사리가 많더라구요 ..멋 부리는 건 그 동생 군인 시절에 실컷 봤답니다..울아들도 부릴래나~~훈련복이라도 멋있던데...ㅋㅋ
가장 멋을 내는 군대가 해병이지요. 팔각모에 세무 군화에... 두발만 빼고요. 아드님도 삼촌 닮아서 멋을 내겠지요.
우리아들은 백일휴가 나오기전에 사제군화 미리싸서 택배로 배달해둿다가 복귀때 신고 들어갔답니다 .군화에 비하면 엄청가볍더군요 이병주제에 간댕이가 부었는지 지들 부대엔 괜찮다고합디다 .현관에 100일 휴가때 신고나온 군화가 항상버티고 있습니다
부대마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아들 부대엔 상병 달아야 사제군화 허용이 되는것 같던데..
울김일병 첫면회때 그리고 첫휴가때...군복은 쫙~하니 줄잡혀 있고 군화는 반짝반짝~ 하지만 엄마눈에 어느것도 보이지않고...두번째 면회땐 여유가 있었는지 광나는 군화가 보이데요...선임에게 받은 사랑 이젠 후임을 챙겨줘야 하는데 솜씨없는 이녀석 큰일 입니다,ㅎㅎㅎ A급 군복입고 나왔다고 톡,톡,,털던 아들녀석,,,그것도 하나의 멋내기였을까요? ㅎㅎㅎ
첫면회나 휴가때 후임 복장 안 챙겨주면 맞선임 고참에게 무지 혼납니다. 군화 광내고 군복 주름 잡는것은 자동으로 숙달되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멋쟁이는 개성을 강조함에서도 빛이 나겠지만 똑같은 옷과 모자와 신발속에서 멋을 낼줄 아는게 진짜 멋쟁입니다. 외출용 군복이 따로 있다고 이야기 하던 깽이가 이번 포휴땐 어떤 멋을 내고 나올지 잘 살펴봐야겠습니다.ㅎㅎㅎ
외출용 군복이 따로 지급되는것은 아니고 외출용으로 한벌을 아껴 두지요. 몇몇 부대는 정장이 따로 있어서 좋은데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요.
아, 사제 군화도 있군요. 군에 대해 모르는게 많은데 반장아버님 덕분에 많이 배워요.
사제군화는 제가보니 무거운 가죽이아니고 흔히들 말하는 레자라고 비날신이더군요 바닥도 물렁한게 엄청가벼워요 ...
휴가때마다 세탁소에 아들 군복을 맡기면서, 땀냄새가 날것같은 모자도 세탁해달랬더니 아들,,펄쩍 뛰더군요. 각 죽는다고,,ㅎㅎ . 잊지못합니다. 첫면회때 군복입은 아들모습이 얼마나 멋지던지,,, 지금은 더 쥑이지만,,ㅎ
ㅎㅎㅎ....그래도 귀엽기만 합니다. 부디 건강히 2년간의 그 행복 만킥하고 전역하거라...아들들아~~~~^^
요즘 군인들 멋 내는건 일상 생활입니다,계급 바뀔때 마다 모자 새로 사고,,허리띠 장식하고,상병되면 가볍고 부드러운 사제군화는 필수랍니다,,저도 두 아이들 그런 모습보고 과거 우리 군생활 할때랑 비교하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