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자살로 생을 마감한 예비역 중장 고 김정헌씨(65. 용인시 죽전동)는
평소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 정치권, 국방부 관계자들의 국정 운영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그동안 앓아왔던 지병 등으로 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는
주장들이 제기돼 시국에 대한 고민 끝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안이 19일 오후 김씨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경기도 분당차병원 영안실에서
만난 김씨의 육사 동기 박 모씨(66. 숙박업)는
“김 장군은 누구보다도 투철한 국가관을 가지고 있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안보가 불안하고 사회질서도 엉망으로
돌아간다며 걱정을 많이 했고 대통령 탄핵 기각 이후에는 아예 TV도 시청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어 “대통령 3명이 나라를 망쳤고...헌법의 유린을 법관들이 지켜내지
못했다는 김씨의 유서는 바로 김씨가 평상시에 보여주었던 국가관과 성품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의 육사 후배 최 모씨(육사 19기. 64. 무직)는 “김 장군(선배)의 곧은 성품,
일에 대한 책임감과 강한 추진력을 존경해 왔다”면서 “평소 대북 문제와 안보,
한미관계 등에 무척 예민한 반응을 보였고, 전쟁의 공포를 모르는 신세대들의
국가관을 염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씨는 “대통령 탄핵기각 결정과 관련해 고민해 오다 자살한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놀랐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1970년 베트남전에 파병 후유증으로 백혈병 일종인 다발성골수부
종을 심하게 앓아 한국보훈병원에서 장기간 통원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인 김 모(27)씨는 “작은아버지(김씨)는 예편 후 병세가 더욱 악화돼 한때 부산
에 요양을 온 적이 있으며 이 때 주위에서 장례준비를 한적도 있다”며
“그 후 꾸준한 통원치료와 가나안농군학교 봉사활동, 천주교 신앙생활 등으로
병이 많이 호전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분당경찰서 김동양 형사(형사 2반)는 “당시 발견된 유서와
유족의 사건조사, 시신의 상태 등을 종합해 볼 때 사인은 자살”이라며
“시국비관 자살이라고 언론들이 유족들을 상대로 취재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김씨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분당차병원 영안실 제7호실은 유족과 친지 관계자,
등 20여명이 모여앉아 장례절차 등을 논의하는 썰렁한 분위기였으며 언론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 문상객은 “김 장군이 새 정부 들어 청와대, 국방부 등과 정치코드가 맞지 않았
던 데다 시국비관 자살로 알려진 때문인지 고위급 인사 문상도 없고 조화도 답지하
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씨의 영안실에는 남재준 육군참모총장, 육사 18기, 외국어대 ROTC 외경회,
재경부산중고동창회장 등 10여기의 조화만이 조촐하게 놓여 있었다.
김씨는 육사 18기로 지난 1993년 11월 육군사관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예편하고
이후 별다른 직업없이 가나안농군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첫댓글 몸으로 애국을 행하셨던 고 김정헌님! 님의 애절한 애국심에 가슴이 저려오는 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