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 두 선수에 대한 기억이 막연한 생각보다 꽤 강렬하게 남아있는 듯 합니다. 요새야
김종규-김민구-두경민 막강 트리오로 대학 최강을 구가하고
있는 경희대이지만 이들에 앞서 변방의 반란을 일으키며 대학농구계의 왕좌를 쟁탈했던 주역들이 바로 저들이었으니까요.
한학번 선배인 윤영필과 함께 다재다능했던 김성철, 그리고 악바리 살림꾼 강혁이
이끌던 당시의 경희대는 정말 끈끈하고도 쫀쫀한 팀으로 제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사실상 연대와 고대의
양대 독주 체재를 처음으로 무너트린 건 한기범, 김유택, 허재, 강동희, 김영만이 이끌던 중앙대 왕조였지만 제가 실제로 처음 그들에게
브레이크를 걸어제낀 걸 목격한 건 경희대 자주군단이었죠. 부상따윈 안중에도 없어보인다는 허슬 플레이와 강력한 수비, 손발이 착착 맞아떨어지는 유기적인 팀 플레이 등이 그들만의 전매특허였습니다.
최부영 감독의 색깔이 제대로 드러난 첫 번째 작품이 이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나 싶네요.
결국 그들은 97-98 농구대잔치 준우승과 98 MBC배 대학농구대회 우승을 일궈냈죠. 감히 경희대 농구부의 첫 전성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나란히 99년 드래프트에서 4,5순위로 SBS와 삼성으로 지명된 뒤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KBL 레전드의 반열에 이르기까지 참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왔네요. 그랬던 그들답게 어제와 오늘 경기에서도 '나 아직 안 죽었다'는 무력 시위를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이 두 선수에 대해 찾아보다보니 놀랍게도 비단 경희대 뿐 아니라 오산중-삼일상고부터 줄곧 함께 해왔다더군요. 은퇴하는 날까지 불과 하루 차이라니 참 질긴 운명의 끈이죠.ㅎㅎ 아마도 잘은 모르지만 나와 같은 길을 함께 걷는 친구가 있었기에 그 머나멀고 험난한 여정을 누구보다 귀감이 될만한 (자기 친구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결코 보여주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농구인생 2막이 더욱 기대되는 까닭이기도 하네요.
+
본의 아니게 김성철, 강혁 선수에 대한 기억만 더듬느라 은희석 선수는 소외되고 말았지만, 역시나 정말 좋은 선수였고 앞으로 지도자로서 기대가 무지 큽니다.
그들이 있어서 농구를 볼 맛이 났습니다. 그 솜씨들 꼭 후배들에게 전수시켜주시길 바랍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뒤져보니 그들이 함께 뛰었던 경희대 경기가 점프볼에 역시나 하나 있더군요. 그래서 퍼왔습니다. 자주색 유니폼이 아닌게 좀 아쉽죠.ㅎㅎ
첫댓글 강혁 손규완 김성철 김중길 윤영필로 이어지던 베스트5는 매력 그자체였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두 선수 이미지가 마지막 까지도 참 성실하게 남네요 그동안 수고 했고 정말 감사하다는 말 해주고 싶네요
김성철...참 좋아했던선수였는데....기승호 엘보우 사건때문에 비호감됐다는....
그후 kgc까지 싫어했었는데...결국 은퇴하네요...
어쨋든 좋은 지도자가 되기를...
강혁-김성철-윤영필 라인 .... 포지션별로 A급 선수들 .옛날 생각 나네요
김성철 경희대시절 덩크 직관으로 보고 놀랐어요.한국의 빈스카터 성철형님ㅜㅜ강혁형님도 수고하셨습니다.어제,그제 한걸 보면 2년은 더뛰어도 될 듯한데ㅜㅜ
최명도 선수도 기억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