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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검색하다 보니 봄 정모의 <시낭송 詩 모음>도 아직 안올렸네요.
일단은 지난 토요일 가을 정모의 <시낭송 詩 모음>부터 올리겠습니다.
눈으로 읽는 것
입으로 읽는 것
그림으로 읽는 것
귀로 읽는 것
이 모든 시 읽기의 즐거움 중에서도 직접 입으로 읽는 것이 그래도 잘 전달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듣는 자의 입장에서겠지요.
육성으로 직접 듣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함께 공유.공감할 수 있는 자체로 충분할 싶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시가 있다면 거울 보면서 직접 낭송해보세요.
색다른 나의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2009 시사랑 인사동 *가을정모* 시낭송 詩 모음
1. 이정록 <의자> ... 사탕 님
2. 홍정순 <철물점 여자> ... 홍수염 님
3. 이정하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다> ... 하늘에 님
4. 이영광 <사랑의 미안> ... 초록여신
5. 박철 <불을 지펴야겠다> ... 금란초 님
6. 정호승 <수선화에게> ... 수선화 님
7. 김은경 <수제비를 끓이는 저녁> ... 별희 님
8. 김남호 <참 좋은 저녁이야> ... 오쉬쁘만젤쉬땀 님
9. 박정대 <백년 동안의 가을> ... yuris 님
10. 정일근 <길> ... 플로우 님
11. 함성호 <이름이 없으면, 장미의 향기로 사라지리라> ... 가리워진길 님
12. 기형도 <오래된 서적> ... 부성철 님
13. 김명기 <막걸리집 미자씨> ... 초艸 님
14. 박찬일 <인사동 블루스> ... 다래투 님의 즉흥 자작시
15. 허연 <후회에 대해 적다> ... heartbreak 님
* parang 님께서는 소개와 좋은 말씀으로 시낭송을 대신하셨답니다.
* 소누렁 님과 열살인연 님께서는 늦게 오신 관계로 시낭송을 못하셨답니다.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철물점 여자 [홍정순]
예외 없다 사람 손 가야 비로소 제값 하는
무수한 연장들 틈새에서 시 쓰는 여자가 있다
새벽 여섯 시부터 밤 여덟 시까지
못 팔아야 살지만 못 팔아도 사는 여자
십 년 전 마음에 심은 작심(作心)이라는 볼트 하나
너트로 한 바퀴 더 조여야 하는
사월은 성수기
작업 현장에 연장이 필요하듯
여자에겐 시간이 절실하다
시를 쓰겠다고 한 시간 일찍 나와
어둠 속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여자를
고요 속 새벽이 빨아들인다
뒤란에서 들려오는 새 소리
흙집을 개조한 철물점 기와지붕엔
아직도 이끼가 끼어 있어
늘 기역자로 만나야 하는 새 소리는
어긋나 포개진 기왓장 틈새에 알 낳고 품었을 그 시간들,
지난 십 년을 생각나게 하는데
용마루 위 일가 이룬 새들의 울음소리에
자꾸만 착해지는 여자
지명 따라 지은 이름 '대강 철물점'
간판 너머엔
적당히 보리밭 흔드는 바람이 불고
멋대로 떨어지는 감꽃도 싱싱하지만
개줄 하나 팔고 앉으면 받침 하나 빠지고
물통 하나 팔고 앉으면 단어 하나 달아난다
오늘도
철물처럼 무거운 시
플라스틱 약수통처럼 가볍고 싶은 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다 [이정하]
햇볕은 싫습니다.
그대가 오는 길목을 오래 바라볼 수 없으므로,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비에 젖을수록 오히려 생기 넘치는 은사시나무,
그 은사시나무의 푸르름으로 그대의 가슴에
한 점 나뭇잎으로 찍혀 있고 싶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그대.
비 오는 날이라도 상관없어요.
아무런 연락 없이 갑자기 오실 땐
햇볕 좋은 날보다 비 오는 날이 제격이지요.
그대의 젖은 어깨, 그대의 지친 마음을
기대게 해주는 은사시나무. 비 오는 간이역,
그리고 젖은 기적소리.
스쳐 지나가는 급행열차는 싫습니다.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버려
차창 너머 그대와 닮은 사람 하나 찾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그대처럼 더디게 오는 완행열차,
그 열차를 기다리는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사랑의 미안 [이영광]
울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불이 들어가서 태우는 몸
네 사랑이 너를 탈출하지 못하는 첨단의 눈시울이
돌연 젖는다, 나는 벽처럼 어두워져
아, 불은 저렇게 우는구나, 생각한다
사랑 앞에서 죄인을 면할 길이 있으랴만
얼굴을 감싸쥔 몸은 기실 순결하고 드높은 영혼의 성채
울어야 할 때 울고 타야 할 때 타는 떳떳한 파산
그 불 속으로 나는 걸어들어갈 수 없다
사랑이 아니므로, 나는 함께 벌 받을 자격이 없다
원인이기는 하되 해결을 모르는 불구로서
그 진흙 몸의 充血 껴안지 못했던 것
네 울음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나는
소용돌이치는 불길에 몸 적실 의향이 있지만
그것은 모독이리라, 모독이 아니라 해도, 이 어지러움으론
그 무엇도 鎭火하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나는
사랑보다 더 깊고 무서운 짐승이 올라오기 전에
피신할 것이다 아니, 피신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제자리에 가만히 멈춰 있을 것이다
네가 단풍처럼 기차에 실려 떠나는 동안 연착하듯
짧아진 가을이 올해는 조금 더디게 지나는 것일 뿐이리라
첫눈이 최선을 다해 당겨서 오는 강원도 하늘 아래
새로 난 빙판길을 골똘히 깡충거리며
점점 짙어가는 눈발 속에 불길은 서서히 냉장되는 것이리라
만병의 근원이고 만병의 약인 시간의 찬 손만이 오래 만져주고 갔음을 네가 기억해낼 때까지,
나는 한사코 선량해질 것이다
너는 한사코 평온해져야 한다
불을 지펴야겠다 [박철]
올 가을엔 작업실을 하나 마련해야겠다
눈 내리는 밤길 달려갈 사나이처럼
따뜻하고 맞춤한 악수의 체온을ㅡ
무슨 무슨 오피스텔 몇호가 아니라
어디 어디 원룸 몇층이 아니라
비 듣는 연립주택 지하 몇호가 아니라
저 별빛 속에 조금 더 뒤 어둠 속에
허공의 햇살 속에 불멸의 외침 속에
당신의 속삭임 속에 다시 피는 꽃잎 속에
막차의 운전수 등 뒤에 임진강변 초병의 졸음 속에
참중나무 가지 끝에 광장의 입맞춤 속에
피뢰침의 뒷주머니에 등굣길 뽑기장수의 연탄불 속에
나의 작은 책상을 하나 놓아두어야겠다
지우개똥 수북이 주변은 너저분하고
나는 외롭게 긴 글을 한 편 써야겠다
세상의 그늘에 기름을 부어야겠다
불을 지펴야겠다
아름다운 가을날 나는 새로운 안식처에서 그렇게
의미 있는 일을 한번 해야겠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서설이 내리기 전 하나의 방을 마련해야겠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수제비를 끓이는 저녁 [김은경]
수상한 저녁이 올 때
문 뒤로 숨고 싶은 사람들은 저마다
한갓진 부엌에 혼자 서서 수제비를 끓인다지
가장 먼 하늘을 달려온 눈가루를 뭉쳐 반죽하고
말랑말랑 차진 달의 살점을 떼어내듯
숭숭 수제비를 뜯어 넣는 거야
어떤 건 귀가 찢어져 나가고 어떤 한 점은
까마귀 파먹은 해골박
못 먹을 시름도 뜨거운 양철냄비 안에서는
간간히 우려지지
벌레 묵은 푸성귀의 쌉싸래한 시간들을
싹둑싹둑 저며 넣은 수제비는
가난하고 쓸쓸하지 그래서 더 쫄깃하지
한 사내 등지고 강에서 물수제비 날리던 날
제일 먹고 싶었던 것도 웬일인지 엄마의 수제비
수제비는 무릇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지
그래 절정이라는 거 격정이라는 거
후후 불며 혀까지 데어 가며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듯
코를 처박고 먹을 일이지
뜨거운 위로가 필요한 날은 그렇게
눈물 콧물 쏟아가며 국물을 들이켤 일이야
허기진 목숨 거두어 먹이는 일보다 더 징글징글한
일은 세상에 없는 법이라고
그보다 더 예의 바른 저녁도 없을 거라고
참 좋은 저녁이야 [김남호]
유서를 쓰기 딱 좋은 저녁이야
밤새워 쓴 유서를 조잘조잘 읽다가
꼬깃꼬깃 구겨서
탱자나무 울타리에 픽 픽 던져버리고
또 하루를 그을리는 굴뚝새처럼
제가 쓴 유서를 이해할 수가 없어서
종일 들여다보고 있는 왜가리처럼
길고도 지루한 유서를
담장 위로 높이 걸어놓고 갸웃거리는 기린처럼
평생 유서만 쓰다 죽는 자벌레처럼
백일장에서 아이들이 쓴 유서를 심사하고
참 잘 썼어요, 당장 죽어도 좋겠어요
상을 주고 돌아오는 저녁이야
백년 동안의 가을 [박정대]
백년 만에
가을이 왔습니다
그 가을을 뒤따라 온 노을은
몇억 년 만에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강물 속으로는
어제 본 듯한 새들이
날고 있습니다
바람에 떠밀려 간 어제는
이미 아득한 전생입니다
물속의 새들은
젖지도 않고 가벼운 깃털로
이 生涯를
경쾌하게 건너갑니다
나는 내 눈동자의 카메라로
기념 사진 한 장,
박아둡니다
시간이
캄캄하게 익어가는 동안
인화되지 않은 어둠 속에는
나뭇잎 족장의
얼굴도 보입니다
물방울 속에서
물방울 속으로
그 자욱한 안개의 길들을 지나
내가 모르는 다른 길로
백년 만에
가을이 왔습니다
길 [정일근]
-경주 남산
마음이 길을 만드네
그리움의 마음 없다면
누가 길을 만들고
그 길 지도 위에 새겨놓으리
보름달 뜨는 저녁
마음의 눈도 함께 떠
경주 남산 냉골 암봉 바윗길 따라
돌 속에 숨은 내 사랑 찾아가노라면
산이 사람들에게 풀어놓은 실타래 같은 길
달빛 아니라도 환한 길
눈을 감고서도 찾아갈 수 있는 길
사랑아, 너는 어디에 숨어 나를 부르는지
마음이 앞서서 길을 만드네
그 길을 따라 내가 가네.
이름이 없으면, 장미의 향기도 사라지리라 [함성호]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괴롭다
얼마나 가슴 깊은 곳에서
너의 이름을 불렀는지
그만, 마음이 흐려져버렸다
어떻게 너를 잊어
우리 영영 이별할 수 있을까?
어느 외마디 비명 소리라도
너의 이름이 아닌 것이 없으니
이름이 없으면,
이 사무치는 불의 마음도 사라지리라
씨앗은 숲을 괴로워하니
숲의 나무가 거리의 나무에게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잎과 줄기를 반복해서 피워 올리니
왜 늙음을 경험하는 것일까?
누가 땅속 깊은 곳에 있는 그의 이름을 불러
어떻게 너를 잊어, 우리 서로 모르는 채
자주꽃방망이 핀 습지를 지나칠 수 있을까?
어두운 너를 깨우는 것도 늘 나였으니
너는 항상 겹겹의 옷을 입고
걸인처럼, 우리가 하나하나 그 남루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추위에 떤다
다시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게
꽃을 보려거든, 이름 없이 태어나라
봄 한 시절에 피는
저게 무슨 꽃인지 나는
그해 여름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얼마나 고요히 너의 이름을 불렀는지
몸은 안개처럼 흩어져
너의 이름 아닌 것이 없으니
이름이 없으면
속으로만 한없이 부르던 노래도
세상의 모든 향기도 사라지리라
오래된 서적 [기형도]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書標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 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
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
꿈꾸어야 한다, 단
한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막걸리집 미자씨 [김명기]
막걸리 집 이름이다 천상막걸리 집을 위해 지어진 이름 같다
낮은 스레트지붕, 흙 바른 천장, 자그마한 방들 그 방안에 녹아들어 취한 사내들
그 집 툇마루에 걸터앉아
건너편 작은 창고 양철지붕위로 탕 탕 떨어지는 설익은 땡감 소릴 듣다가
아, 듣다가
사는 게 얼마나 버거우면 저 푸르고 단단한 것들이 투신할까
한때 많은 푸르름들이 저렇듯 사라져 갔지
단단하였지만 단단함만으로 살 수 없어 세상에 그 단단함을 내 던졌던
죄 많은 소문이 그들을 묻었고 그리고 잊혀져갔지
그들의 피를 수혈 받은 세상은 이렇듯 안녕한데
오늘밤
잘 익은 술에 취해가는 것
취한 술에 내가 폭 익어가는 것
어쩌면 그것은 모든 단단한 것에 대한 미안함인지도 모른다
며칠째 비가 내린다
그 집 툇마루에 걸터앉아
깊은 어둠만큼이나 울울해진 가슴을 만지며
오지 않을 별을 기다리며
인사동 블루스 [박찬일]
제목 하나 그렇듯 하면 詩가 될 거라고 믿은 아이가 있다
40년의 방황
40년의 그리움
인사동 낮달은 지고
베일에 싸인 그리움의 조각
손 내밀어 마주 앉은 자리마다
情꽃 피어난다
인사동 낮은 골짜기에
일용할 삼겹살 느꺼운 사랑
내 여기 있어 행복하고
내 여기 있어 좋아라 하는 파랑과 가리워진길이 있어 행복하고
대강 막걸리에
대강 취하여
대강 취하여
제목 하나 그렇듯 하면 詩가 될 거라고 믿는 아해는
노오란 불빛
타는 그리움
사랑은 가을 만큼 깊어간다.
인사동 블루스는 현재 진행형이다.
후회에 대해 적다 [허연]
뭔가 남겨질 일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 녹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오래된 도시의 교각 밑을 걸으며, 버려진 채 주저앉은 폐차 옆을 지나며 저것들도 누군가의 후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호기심에 제비집을 허물고 아버지에게 쫓겨나 처마 밑에 쪼그려 앉아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었다. 감당할 수 없이 두렵고 외로웠으며, 바닥에 내팽개쳐진 빨간 제비새끼들의 절규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그런 밤이었다. 그날 나는 신부(神父)가 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때 처음 '뼈아픈' 이라는 단어를 이해했고, 그날 밤의 악몽은 철든 시절까지 날 괴롭혔다. 절대로 묻혀지거나 잊혀지지 않는 일이 존재한다는 걸 비로소 알았다.
하지만, 알면서도 다 알면서도 나는 또 살면서 앙금을 남겼다. 후회한다. 모두 덮어버리고 싶다. 내가 짓고 내가 허물었던 것들을.
무념무상으로 살지 못했던 날들에 대해 나는 후회한다.
첫댓글 사탕님은 시사랑의 의자와 같은 존재다. 늘 별말이 없이 숨어서 일을 해주는 까닭이다. 다른 이를 편하게 해준다. 홍수염님은 철물점 여자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녀가 오빠라고 하기때문이다. 홍수염님은 주페와는 동갑이고 친한 블로그친구이다. 하늘에님도 동갑이긴 마찬가지고 비오는 걸 엄청 좋아한다. 그래서 늘 비맞은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어한다. 비맞은 여고생의 모습이 보고싶어진다. 초록여신님은 강원도 눈밭에서 뭘 그리 사랑에 대해 미안해 하는지 선량해지고 있다. 금란초님은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니더만 추워졌다고 불을 지펴야겠다고 한다. 수선화님은 수선화처럼 생겼는데 시마저도 수선화를 읽으면서 수선을 떨었을까.ㅋ
아.. 알바 해야 하는데 가게는 바쁘고// 흑
먹는 것부터 뭐든 욕심이 많은 별희님은 배가 고픈지 혼자 수제비를 끓이는가 보다. 수제비 한덩이 얻어먹으려고 그 옆에 쭈그리고 앉은 오시쁘상은 좋은 저녁이야,라고 중얼거린다. yuris님은 가을정모에 오려고 월악산에서 백년이나 기다린 것 같다. 플로우님은 죽으나 사나 오직 한 길이다. 가리워진 길님은 늘 그 큰 키로 꺼떡꺼떡거리지만 장미의 향기를 남기고 먼저 사라진다. 부성철님은 역시 오래된 서적처럼 옛스러운 멋을 가지고 된장 내지는 청국장같은 맛을 낸다. 초님은 앞집 대강막걸리집 미자씨를 좋아할까, 아니면 향미다방 마담을 좋아할까. 참고로 주페는 향미다방 마담 찜.
댓글 읽기도 바쁜 오늘// 난 향미다방 마담 별루// 너무 드세서 ㅎ.ㅎ
다래투님은 인사동에서 누구랑 블루스를 추려고 꿈을 꾸는 걸까. 꿈은 그냥 꿈일 뿐. heartbreak님은 그만한 나이에 뭔가 남겨질 일을 하곤 후회하신단다. 후회 안하셔도 되는데 말이다. ㅎㅎㅎㅎㅎ 그냥 실없는 소리를 늘어 놓았습니다. 곱고 맑은 목소리로 낭송했을 여러분들을 마냥 부러워 하면서. 목소리,하면 홍수염님이었는데 이번엔 부성철님이라고......하지만 경국지색과 뇌살(?)의 시낭송도 프로급이라는 거.......
와아아.... 주페님께서는 어쩜 이렇게도 상세하게 잘 분석하셨답니까? 직접 보신 것처럼 잘 묘사하셨네요. 어떻게 아셨지요? 다래투님이 정말 블루스를 췄는데요. ㅎㅎ
ㅎㅎㅎㅎㅎ 내 그럴줄 알았어.^^*
주페님 올레~!!!
너무 너무 좋은 시들 감사합니다.
좋~~~~다 시도 댓글도 그리고 시처럼 수수한 시사랑 님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