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술치료] 방사선-초음파로 피안흘리고 시술
조선일보
입력 1997.11.03 17:46
비수술적 치료법이 수술요법을 대체하고 있다. 예전 수술이 필요했
던 질병들에서 '몸에 손 하나 대지않고' 병든 부위를 제거하는 치료법
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뇌질환 치료에 많이 쓰이는 '감마 나이프'. 방사선
일종인 감마선을 이용하는 '무혈수술'이라는 점에서 레이저와 비슷하지
만,빛 성분과 원리가 판이하게 다르다. 레이저가 병소를 직접 자르거나
태워버리는 데 비해, 감마나이프는 방사선을 쏘아 병소를 6개월∼2년간
에 걸쳐 서서히 죽인다.
감마 나이프는 특히 뇌혈관이 기형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뇌동정맥
기형' 치료에 80% 넘는 성공을 거둘 만큼 효과적이다. 뇌하수체종양과
뇌수막종,뇌 청각신경에 혹이 생긴 '청신경초종', 전이성 뇌종양에 두
루 쓴다.
최근 도입된 '3차원 입체조형 방사선 치료기'는 기존 방사선 치료를
더욱 발전시킨 것이다. 암 환자에 주로 하던 방사선 치료는 암 조직뿐
아니라 정상조직까지 손상시킬 수 있어 수술 뒤 보조요법으로 주로 써
왔다. 그러나이 치료기는 2차원적으로 조사하는 기존 방사선 치료기와
달리, 암덩어리 모양에 따라 방사선을 입체적으로 쏜다. 그래서 주변
정상조직은 손상하지 않고, 암덩어리만 파괴할 수 있다. 머지않아 방사
선세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마치 가위로 천을 오려내듯 방사선을 환
부에만 집중시킬 수 있는 '강도변조 방사선 치료(Intensity Modulated
Radiation Therapy)'가 임상에 동원될 전망이다.
'체외충격파 쇄석술'은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비수술 치료법이다.
신장이나 요도, 방광에 결석이 생긴 경우, X선 촬영으로 돌 위치를 확
인한다음, 외부에서 초음파를 쏘아 돌을 부순다.
대퇴부 혈관을 통해 심장이나 뇌 혈관속에 도관을 넣어 치료하는
'중재적 신경방사선'술도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널리 활용된다. 관상동
맥 질환이나 부정맥같은 심장질환, 뇌동맥류나 뇌혈관기형, 혈전(피딱
지)에 따른 혈관폐쇄에 이 치료법을 사용한다. < 임호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