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是要知耻-사람은 부끄럼을 알아야 한다.
因狗不知羞-개는 부끄럼을 모르기 때문에
萬面前性交-만사람 앞에서 암수가 성교를 한다.
不如狗人者-개보다 못한 놈은 여기서 나온 말이다
我昨何行哪-내가 어제는 어디서 무엇을 했고
今日我知處-오늘은 내가 있는 곳을 알아야 한다.
不知尋汚骨-그것을 모르면 뼈다귀만 찾는
村糞犬何他-동네 똥개와 무엇이 다르리오!
농월(弄月)
참 더럽게 늙고 있다! 간(肝)에 붙었다 쓸개(膽)에 붙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먹어가면서 늙는다.
김재순 전(前) 국회의장의 연하장에 “추함과 늙음, 청년”이란 글이 있다.
늙어서 추해지는 것을 “노추(老醜)”라 해서 옛 사람들이 가장 경계했다.
하지만 추(醜)한 것이 노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어려도 마음이 추할 수 있고, 청장년(靑壯年)도 얼마든지 행동이 추해질 수 있다.
우리 주위를 보면 나이를 불문하고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사람, 추(醜)한 사람이 많다.
의학의 발달과 먹고 살기 편해져서 얼굴은 멀쩡한데
마음과 행동은 추(醜)할 대로 추(醜)해진 사람들이 많다.
조선 인조(仁祖) 때의 학자인 탄옹(炭翁) 권시(權諰) 문집(文集)인 “탄옹집(炭翁集)”에
여헌(旅軒) 장현광(張顯光·1554~1637)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1570~1652)
동계(桐溪) 정온(鄭蘊·1569~1641)
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병자호란(1636년) 직후에 걸어간 세 사람의 행보(行步)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글이다.
세 사람 모두 당대의 일급 인물들이자 충신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헌(旅軒)”이란 호(號)의 의미는 “여인숙”이라는 뜻이다.
가수 고 최희준씨의 노래 “하숙집”을 떠올리게 하는 정말 멋진 호(號)다.
테레사 수녀가 돌아가실 때
“인생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이라는 말을 남기었다고 한다.
여헌(旅軒)은 항상 온화한 기품으로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였다고 한다.
여헌(旅軒)과 같이 대화를 나누면 그 온화한 기운이 방에 가득 퍼져서 같이 있던
사람들의 마음도 환해졌다고 한다.
인조의 사부(師父) 역할을 하기도 했던 여헌(旅軒)은 병자호란의 치욕을 겪고 포항시
죽장면 입암리 산속에 은거(隱居)하다가 거기에서 생을 마쳤다고 한다.
▲청음(淸陰)은 당시 척화파(斥和派)의 대표였다.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하여라.-
이라는 시조를 남기고 청(淸)나라로 끌려간 청음(淸陰)은 4년간 청나라에서 감옥살이를
하면서도 조국 고려를 향한 지조(志操) 꺾지 않았다.
▲동계(桐溪)는 청(淸)나라의 치욕(恥辱)을 이기지 못하고 할복(割腹)을 하였으나
모진 목숨을 끊지 못했다고 한다.
경남 거창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 산속 동네 이름을 “모리(某里)”라고 지었다.
이름이 없는 “아무개 동네”라는 뜻이다.
부끄러워서 제대로 사는 곳의 이름을 지을 수도 없어,
그냥 “아무개 동네”라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 “모리”(某里)였다.
논어(論語) 제2편 위정편(爲政篇) 4장에
子曰,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이 일흔 살에는 내 마음대로 행동하여도 법도(法度)를 넘어서지 않게 되었다.”
라고 하셨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70, 80대 원로들은 충절(忠節) 때문이 아니라 이권(利權) 문제로
인생 말년을 천박하게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정치인(政治人)” 이름 붙은 사람들이 많다.
참 안쓰럽고 상스럽다.
▲속담(俗談)이야기 하나다.
숲속에 꾀많은 여우가 살았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다리를 다쳤는데 마침 지나가던 당나귀가 있어 사정하여 태워달라고 부탁했다.
순박한 당나귀는 다친 여우를 태워주었다.
그런데 한참 가다가 호랑이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덜덜 떨고 있는 당나귀를 뒤로하고 여우는 호랑이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자기를 살려주면
당나귀를 쉽게 잡아먹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여우는 다시 당나귀에게 돌아와 말하기를 호랑이가 지금 한눈을 팔고 있으니
어서 저쪽 구덩이 안으로 숨으라고 했다.
당나귀는 여우가 시키는 대로 구덩이에 들어갔다.
그리고 여우가 도망치려는 찰나 호랑이가 여우의 꼬리를 확 잡아당기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너같이 간(肝)에 붙었다 쓸개(담膽)에 붙었다”
하는 나쁜 놈부터 잡아먹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쓸개(담膽)를 단순한 신체기관으로 여기지 않고 정신적인 면과 연관
지어 생각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쓸개를
“중정지관(中正之官)” 즉 바른 것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상징했다
결단력이나 담력의 기능을 한다고 여겼다.
그래서 지조나 줏대가 없는 사람에게는 “쓸개 빠진 놈”이라고 했다.
또한 몹시 놀라서 섬뜩할 때 “간담이 서늘하다”라는 말을 하는데, 여기서 간담(肝膽)은
간(肝)과 쓸개(담膽)를 말한다.
쓸개(膽)는 간(肝) 바로 밑에 있어서 마치 간(肝)에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쓸개(膽)의 위치 때문에 이 속담이 만들어졌다고도 풀이 할 수 있다.
※쓸개(膽)-간에서 분비되는 쓸개즙을 일시적으로 저장 농축하는 주머니
위에 있는 사진을 풀어서 설명할 필요도 없다.
눈에 보는 그대로다.
계속 말썽을 부리더니 결국 저짓이다.
늙은 욕심은 부끄러운 줄 모른다.
저것이 1940년생의 “노추(老醜)”이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