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겨울은 일찍 찾아오기에
11월 요맘 때 월동준비를 했다
트럭 한 차에 실린 무를 부려서
지붕 없는 지하 저장고에 무를 넣고
사이사이 소금 뿌려 염적무 만들어
겨우내 배추김치 대신 먹었다
석탄 한차 부려 연병장 구석에 비
안 맞게 천막 덮어 두고서
황토 썩어서 개어 패치카에 불 때면
내무반 실내가 훈훈했다
부대원들 출동해서 뒷산 올라가서
싸리나무 베어다가 칡덩굴로 엮어
한 짐씩 짊어지고 내려와
1년 쓸 제설용 빗자루 만들었다
강원도는 어찌 그리도
눈이 자주 오고 많이도 오던지
3년 동안 눈 치우러 많이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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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월동준비
굴뚝청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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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8 09:31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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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빼당의 특권이 하나 있었죠.
점호시간에 페치카 핑계를 대고 빠질 수 있는 것.
10월에 전입해 온 신병이 잦은 구보에 너무 힘이 들었던지
"이제 곧 눈이 내릴 텐데 그러면 구보가 없으니 다행입니다. "
라고 했다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삼일 간 무거운 단가를 들고 그 많은 눈을 다 옮기더니만
"구보가 백번 낫습니다"...
습설인 경우 그 무게엔 장사가 없고,
눈 속에서 작업하다 보면 전투화에 물이 스며들게 마련,
그러면 대책이 없다는...
저는 보병이 아니라서 구보를 많이는 안 했지만
완전군장 구보 힘들지요
제설작업 오래하면 군화 안이 축축해지고 발이 시려웠습니다.
아~~눈이 많이 와요.고향 생각나요. 충청도 입니다.
한겨울에 충청도 가봤습니다
거기도 눈 많이 오지요.
남쪽 전라도도 똑 같이 월동 준비를 했습니다.
김장을 담궈 땅에 묻고 움집을 만들어 배추 무 등을 저장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도 국토의 최남단인 제 고향도 엄청 추웠습니다.
지하에 180cm 깊이의 세멘트로 된 구덩이에
염적무를 저장했습니다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눈보라였겠네요.
염적무 서울 사람들 짠지라고도
여름내 소금물에서 건져 양념 섞어 무치고 기름 두르고 볶고 많이도 먹었지요
취사병이 염적무를 잘라 고추가루 묻혀서 주었습니다
요즘엔 배추김치가 나오겠네요 굿저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