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최근 동작인식이나 터치스크린 감지기술을 사용한 가전제품들이 속속 출시되어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최근 터치스크린을 통해 작동되는 휴대폰인 아이폰(iPhone)을 공개하며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닌텐도의 새로운 게임 콘솔인 위(Wii)는 사용자의 움직임을 통해 게임을 즐기게 된다. 한국의 LG 전자는 터치스크린 휴대폰인 LG 프라다를 2월부터 유럽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패션 업체인 프라다가 디자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기기들은 터치스크린 기술을 활용한 가전제품 중 일부일 뿐이다. 휴대폰부터 TV 리모컨, MP3 플레이어 그리고 GPS까지 다양한 제품이 터치스크린과 동작인식 네비게이션을 장착한 새로운 디자인을 통해 거듭나고 있다.
2012년까지 세계 휴대폰의 40%가 터치스크린을 장착할 것으로 컨설팅 업체인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전망한다. 현재는 3%의 휴대폰만이 터치스크린을 장착하고 있다. 이들 기기의 대부분은 버튼이 전혀 없는 디자인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터치스크린 기술은 PDA와 태블릿 PC 등에서도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기기를 사용하는 방식과 관련한 큰 변화는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업계의 전문가들은 발한다.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휴대폰, 리모컨 및 PC는 버튼과 다이얼패드를 장착한 디자인으로 20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0년 전의 자동차를 타던 사람이 현재의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듯이 20년 전에 PC를 쓰던 사람이라면 현재의 PC도 잘 다룰 수 있다고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말한다. 실제 컴퓨터 사용하는 방식은 별반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도체가 변화를 이끌어
그러나 애플과 같은 업체들로 인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기 내부에 장착된 소프트웨어와 칩의 발달은 기기 외부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2007년 1월 출시될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윈도우즈 비스타 운영 시스템과 인텔 및 AMD 등의 반도체 업체들의 고성능 프로세서는 기기를 제어하는데 사용되는 디스플레이와 키패드 등 소위 “입력 인터페이스”에 더욱 많은 옵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새로운 디스플레이와 정보 입력 방식이 기기 자체의 능력을 변화시키면서 기기 외부의 변화가 내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키패드는 타이핑하는 방식을 바꾸었다.
IBM은 스타일러스나 손가락을 사용, 터치스크린 위에 타이핑할 수 있는 셰이프라이터(ShapeWriter)라는 기술을 기발했다. 개별적으로 키를 누르는 대신 사용자는 스크린의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움직이며 낱글자를 지적하고 단어가 완성되면 손가락을 떼면 된다. 소프트웨어가 낱글자를 연결하는 패턴과 사전 데이터베이스의 패턴을 맞추어 단어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분당 30-40 단어를 타이핑할 수 있다. 손으로 쓰면 분당 약 15개 단어를 쓸 수 있다고 한다.
적극적인 기술 개발의 결과
터치스크린 기술은 기기의 기능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휴대폰의 경우 음악 및 영상을 재생하는 등의 특정 작업에 필요한 여러 개의 버튼을 없앰으로써 다른 기능의 기기로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휴대폰은 각각의 기능에 대해 독립된 가상의 버튼과 스크린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뮤직플레이어로 사용할 때에는 정지, 재생 및 빨리 감기 버튼 및 재생곡의 리스트만 디스플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기능과 버튼은 소프트웨어 다운로드만으로 휴대폰에 추가가 가능하다.
터치스크린 기능의 도입이 활발해지자 터치스크린 버튼을 진짜 버튼과 같이 느끼도록 해주는 기술인 컴퓨터 촉각 기술, 즉, 햅틱스(haptics)의 인기 또한 높아지고 있다. 2007년 1월 삼성전자는 자사의 SCH-W559 터치스크린 폰이 이 분야의 전문업체인 “이멀젼(Immersion)”이 제공하는 햅틱스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멀젼은 이 기술과 관련 600 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멀젼의 바이브톤즈(VibeTonz) 기술은 가상키를 누르면 진동하도록 하여 사용자가 실제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느끼도록 한다. 이 기술은 같은 스크린에서 여러 개의 게임을 하도록 하는 3M의 카지노 게임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동작인식 제어 기술을 사용한 지도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기를 얼굴에 가까이 대는 동작만으로 휴대폰 혹은 울트라모바일 태블릿 PC에 디스플레이 된 지도를 확대할 수 있다고 한다.
인벤센스(InvenSense)라는 업체는 휴대폰을 왼쪽과 오른쪽으로 흔드는 동작만으로 휴대폰의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센서를 판매하고 있다. 동작만으로 메뉴를 스크롤 할 수 있는 이 업체의 기술은 2007년부터 마우스와 TV 리모컨 등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2007년 상반기, 퍼셉티브 픽셀(Perceptive Pixel)은 넓이 8-피트의 터치스크린을 대기업에 판매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군대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 “멀티터치 디스플레이”는 동시에 여러 명이 여러 개의 손가락으로 입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디스플레이 위에 100여 개의 사진을 띄우고, 그 중 일부를 한 손가락으로 골라 묶으며, 동시에 다른 손가락으로는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다. 이러한 제품은 실제 우리가 신문이나 사물을 보는 방식을 좀 더 잘 재현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래형 가전제품의 기본 기술
물론, 터치스크린에도 단점이 있다. 손자국이나 긁힌 상처가 사용에 장애가 되는 것이다. 게임에 열중한 게이머들이 게임기 위(Wii)의 컨트롤러를 놓치거나 떨어뜨려 고장내는 일도 잦다고 한다.
업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예를 들어, 시냅틱스(Synaptics)의 클리어패드(ClearPad) 터치스크린은 여타 소재보다 훨씬 단단한 투명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닌텐도는 위(Wii) 게임기의 리모컨이 손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손목에 매다는 끈을 제공한다.
퍼셉티브 픽셀 측은 스토리보드를 사용하는 영화사나 아이디어 회의를 자주하는 기업에 이 스크린을 공급할 계획이며 이미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퍼셉티브 픽셀 측은 이러한 제품이 컴퓨터 마우스처럼 많이 사용될 것이라고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