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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oreignpolicy.com/2020/02/27/coronavirus-south-korea-cults-conservatives-china/
서울은 바이러스를 통제한 것처럼 보였지만, 종교와 정치가 계획을 방해했다.
효율적인 관료제와 예술의 경지(state-of-the-art)에 달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남한은 초기에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 사태를 통제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월 18일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폭발해 (2일 후) 목요일에는 1700건을 넘어섰다.
감염 사태에 맞선 전쟁 계획이 가장 오래된 문제들에게 발목을 잡힌 것이다: 종교와 정치.
이러한 예비체계를 갖추게 된 데는, 이전의 끔찍한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 있었다: 2015년의 메르스 사태에서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보수 정부는 불완전한 대응으로 중동 밖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를 발생시켰다는 굴욕적인 위치에 놓였다.
그 결과 생겨난 정부에 대한 대중의 불신은 박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으로 정점에 달했고, 한국 정부가 다음 바이러스 사태에 크게 개선된 대비책을 내놓도록 몰아붙였다.
남한은 2019년 11월 초부터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비하고 있었다.
어느 바이러스가 어느 국가에서 나타날지 미지수인 상태에서, 한국 질병관리본부(KCDC)에서는 모든 코로나바이러스를 시험하고 사스나 메르스 따위 이미 알려진 코로나 바이러스 균주를 배제함으로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종을 분리해내는 독창적인 기법을 고안해 냈다.
대량 발병 사태 첫 4주간, 남한은 첨단 기술 자원을 공세적으로 배치해 대응하며 투명성을 높였다.
정부는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나, CCTV 영상 확인, 혹은 매일 건강 상태를 보고하는 휴대전화 앱을 설치하도록 지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중국에서 온 여행자들을 추적했다.
정부에서는 감염자가 영화관 어느 자리에 앉았는지까지 언급하는 등 극도로 상세한 행동 경로를 공표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모든 개인의 이동경로는 (이름이 제거된 다음) 상호소통식 웹사이트(https://coronamap.site/)를 통해 대중에게 공표되었다.
이는 분명 프라이버시 문제를 유발했다- 대전의 어느 운 나쁜 감염자가 음란한 여성 속옷 상점을 방문했던 사실이 지역시민 모두에게 폭로되었을 때처럼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폭로가 혼란을 진정시키고 대중이 불필요한 공포를 느끼는 것을 막아주기도 했다. 2월 17일까지, 남한의 코로나바이러스-19 환자는 30명으로 유지돠었으며 사망자는 없었다.
10명의 환자들은 완치되어 퇴원하였으며, 퇴원한 환자들 몇몇은 이 질병이 "다들 생각하는 것처럼 심각하지는 않다" 고 선언하기도 했다.
정부는 승리를 선포할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31번째 사건으로 인해 박살나고 말았다.
2월 18일에 발견된 31번 환자는 이 나라의 수많은 신흥종교 운동들 중 하나인, '신천지' 라 불리는 유사-기독교 사교(quasi-Christian cult)의 일원이었다. 1984년에 설립된 신천지(공식 이름은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는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새 하늘 새 땅" 을 의미한다.
설립자 이만희는 자신이 세기말에 "새로운 영적 이스라엘" 을 세우기 위해 두 번째로 이 땅에 강림한 예수라고 주장한다.
이 사교는 240,000 명의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 외에도 29개국에 전초기지(outposts)를 설립했다고 주장한다.
신천지의 악질 신학은 공중 보건을 악화시켰다. 신천지는 질병은 죄악이라고 가르치며, 예배 중 신도들이 서로 가까이 붙어 앉게 한 상태에서 입맞춰 아멘을 연호하게 해서 침방울을 들이마시도록 함으로서 신도들이 질병에 걸리기 쉽도록 도와준다. 그들이 스스로 떨어져 지낸다면, 그것은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다-한때 이 사교에 속해 있던 신현욱 목사에 따르면, 신천지는 "기만적 전도"(deceptive proselytizing) 기법을 사용해 자신의 교파를 숨긴 채 예비 개종자에게 접근한다.
신천지는 소속된 이들이 스스로를 숨기도록 지시해서, 누군가가 사교 소속이냐고 물어볼 때 일련의 정해진 답변을 늘어놓도록 한다.
종종 자신의 가족이 신천지 소속이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짜인 결과, 신천지 추종자들은 서로를 아주 손쉽게 감염시키며 지역 사회로 감염을 크게 퍼트리게 되는 것이다.
신천지 사교도들이 코로나바이러스-19에 처음 접촉하게 된 경위는 불분명하다. (KCDC는 31번 확진자의 동선과 증상을 고려해 볼 때, 최초의 신천지 감염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남한 정부는 신천지 설립자 형제의 장례식이 2월 초에 열렸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신천지는 중국 우한을 포함한 19개소에 교회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의 추종자들이 장례식에 참석했을 가능성이 있다.
감염된 신천지 소속자들은 좁은 공간에 모여 앉아 코로나바이러스를 나누며, 자신의 소속을 숨기고 격리를 거부한다.
31번 확진자는 고열에 시달렸지만, 그녀는 천 명 가량의 숭배자들과 함께하는 신천지 예배에 두 번 참석했다.
게다가, 결혼식과 다단계 사기 모임에 참석하기까지 했다.
그녀는 경미한 교통사고 이후 병원을 찾았으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보라는 의사의 권유를 지속해서 거부했다.
다른 사례에서는, 스스로를 신천지 추종자라 밝힌 이가 고열로 병원을 찾아서 의사와 면담을 하던 중, 격리 조치를 받을 것이라는 말을 전해듣자 도주했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간을 기증했던 어느 여성은 수술 후 열이 떨어지지 않자 자신이 신천지 소속이라고 뒤늦게 인정했다. (이 두 사건은 관련된 병원을 폐쇄하도록 만들었고,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중 보건 대응을 한층 어렵게 만들었다.)
희비극적인 사례는, 대구 시에서 방역을 담당하는 공무원 중 한 명이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후 신천지 추종자로 밝혀진 것이다.
31번 확진자 발견 이후, 남한의 코로나바이러스-19 확진자 수는 8일만에 30명에서 977명으로 뛰쳐올랐다.
신규 감염자의 거의 모두는 신천지 추종자나 그들과 접촉한 이들이다.
이만희 형제의 장례식이 열렸던 청도 대남 병원의 사례는 특히 비극적이다.
이 병원에서만 114건의 감염자가 등장했으며, 대부분은 정신병동 장기 입원환자들이다.
이들은 병원을 떠날 수 없으며, 해외 여행을 떠날 기회도 없었기에 초기에 코로나바이러스 검진이나 격리 조치를 받지 못했다.
그로 인해 정신병동 환자들의 병세는 크게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었으며, 지금까지 12명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들 중 7명이 사망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퍼트리는 데 도움을 주는 이데올로기는 사교 뿐만이 아니다.
아직도 2017년 탄핵과 파면을 당한 박근혜의 복귀를 주장하는 보수파들은 매주 서울 한복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대기업이 고용인들에게 원격 근무를 통고하고 여러 회의들이 취소되는 상황에서도, 이 고위험 노인층으로 구성된 보수파 집단은 서울시 당국의 조언을 멸시하며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보수파 집단의 지도자이자 목사인 전광훈은 박원순 시장의 시위를 멈추라는 요청을 묵살하며, 코로나바이러스는 야외에서 감염되지 않는다는
믿기지 않는(implausibly) 주장을 했고, 참석자들은 "주님이 바람을 불어일으켜 바이러스를 몰아낸다" 고 주장했다.
국회의사당이나 언론사 데스크에 자리잡은, 더 부유한 남한 보수파들은 더더욱 도움이 안 되고 있다.
대규모 감염 사태가 시작된 이후 한국의 보수파들은 망가진 축음기처럼(have been a broken record) 정부가 중국에 대한 완전한 여행금지조치를 취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의장은 2월 24일에 이렇게 발언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중국 여행을 금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것이 사실상 유일하게 유효한 조치다" 같은 날, 우익 성향 신문 중앙일보는 신문 첫 페이지 상단에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 대상 차단조치를 이행하라" 라는 이름으로 사설을 배치하는 기이한 움직임(extraordinary move)을 보였다. (중앙일보는 이 사설의 바로 밑에 이스라엘 정부가 예루살렘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을 돌려보낸 데 대해 "코리아포비아"를 언급하며 불만을 제기하는 사설을 배치하면서도 아이러니함을 느끼지 못했다.)
이는 좌파 탄압과 인종 탄압을 겸하는 냉소적인 공격이다.
자유주의 성향의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이후, 보수파들의 주된 공격 지점은 문재인이 중국 공산당 정부에 지나치게 유화적이라는 지적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19를 통해, 남한의 보수 정치인들은 이를 중국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감염 사태와 연결짓는 솜씨좋은 방법을 찾아냈다: 그것은 문재인은 중국 여행객 차단을 지나치게 꺼리고 있다는 프레임이다.
이 일련의 공격은 4월의 입법부 선거에 쓰일 편리한 표적이기도 한, 남한 내 중국인 이민자에 대한 제노포비아를 채찍질해 돋구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중국 사이의 관계를 대중들에게 상기시키기 위해서, 한국의 보수 정치인들과 언론들은 계속해서 이 바이러스 감염증을 공식 명칭 대신 "우한 폐렴" 이나 "우한 코로나"라 부르고 있다.
미래한국당은 터무니없게도(went so far) 명칭에 "우한"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코로나바이러스-19에 대한 특별 입법 위원회 구성에 반대하기까지 했다.(미래한국당은 2월 26일에 마침내 위원회 결성에 합의했다.)
이는 입국 금지조치가 효용성이 없다는 실패 사례와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것이다.
신천지와 중국 인종 거주지 사이에 아무런 교차관계가 없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요점을 설명하는 비교 대상으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심재철을 포함한 당 지도부들은 문재인 정권의 교육 정책을 비판하는 한국교원단체연합회 회장과 대규모 만남을 가진 뒤 격리조치되었다. (회장은 신천지 추종자와 접촉했던 아내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19에 감염되었다.)
그럼에도, 정부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확진자 폭증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질병을 정확히 감지하면서도 정확한 결과 발표로 투명성을 유지하는 드문 사례다.
다른 국가에 비해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듯 보이는 것은 전염 뿐만 아니라 검사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
지금까지 KCDC는 40,000건 이상의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으며, 매일 7,500건 이상의 검사를 실시하며 2월 말까지 매일 10,000명 이상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반면, 미국은 500명 미만을 검사했다.)
중국에서 시행되었던 압제적(draconian) 격리 조치와 달리 대구시는 아직도 개방되어 있으며, 시민들이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고 있다.
감염 사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은 전체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 조사에 따르면 64%가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19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적절하다고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2월 25일 대구를 방문해 "이번 주 내에 명백한 전환점을 마련할 것" 을 주문했다.
바이러스가 전세계에서 퍼져나가는 가운데, 남한의 조치는 최첨단 기술을 갖춘 자유주의 민주 체제가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찔러오는 세계적인 전염병 사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번역 후기: 낮에 이 기사 전문을 번역해줬으면 하는 얘기가 있길래 해 봤다. 외신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정치의 악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인 듯 하다.
오탈자/오역 지적은 언제나 환영.
번역 : https://m.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3736785
긴 문장이지만 국내 보도로는 도저히 볼수 없는
오히려 한국의 현재 실상을 코로나19 상륙 이전부터 놀랍도록 잘 파악한 글입니다
더군다나 팩트 기반으로 아주 드라이하게 쓰면서도요
되도록이면 꼭 정독 한번 해보세요
인상 깊은 문장이 많이 있네요
첫댓글 대박. 기레기들 글만 보다가 뒤통수 한 대 맞은 기분이에요. 왜 우리나라 기레기들은 저런 기사를 못쓸까요?
누가 불러주는거만 쓰던지
조중동이 쓴거만 베끼니까요
지 대가리로 생각을 해서 글을 써보적이
없음
미리부터 준비해왔군요. 역시 이런정부 또 없습니다. ㅠㅠ
이게 작년 가을 이후 부터 돼지열병 잘 막아낼때 몇줄 기사 나왔는데 잘 모르더라고요
이야기 해줘도 잊어먹은 사람들도 많고요
아무래도 체감이 안되니 그냥 지나간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