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돔, 일본산도 맛있어"… 오염수 괴담 1년도 못 갔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손님 북적… 日 수산물 수입 7년 만에 최대… 오염수 괴담 1년도 못 갔다
김병권 기자
강지은 기자
이세현 인턴기자(서강대 글로벌한국학과 졸업예정)
입력 2024.08.20. 00:50업데이트 2024.08.20. 06:13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방류를 시작한 지 오는 24일로 1년이 된다. 지난해 여름, 정치권에선 후쿠시마 방류를 두고 ‘핵 폐수’ ‘세슘 우럭’ 같은 자극적인 구호로 반일(反日) 정서를 부추겼다. 당시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비롯한 전국의 수산시장에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상인들은 텅 빈 가게를 지키며 “우리가 잘못한 게 뭐가 있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19일 오후 찾은 서울 동작구의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조에 담긴 생선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오후 5시가 넘어서면서 수산시장은 저녁 식사를 하러 모여드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김지호 기자
하지만 19일 오후 본지 기자들이 방문한 노량진수산시장은 ‘방사능 괴담’ 따위는 완전히 잊은 듯한 분위기였다. 수십 명 손님이 광어, 참돔 등 생선이 헤엄치는 수족관을 구경했다. “얼마예요?” “좀 깎아주시지” 같은 흥정이 여기저기서 오갔다. 줄무늬전갱이, 돌돔, 능성어, 벤자리돔, 참돔 등이 담긴 수족관마다 ‘일본’이라는 원산지 표기가 선명했지만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장 한가운데 전광판엔 지난 16일 수협이 실시한 방사능 검사에서 일본산 참돔과 벤자리돔 등이 ‘요오드·세슘’ 항목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우리나라는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할 때 국제 표준 및 선진국 대비 10배 이상 강화된 기준인 1kg당 100베크럴을 적용하고 있다”는 영상도 상영 중이었다. 수협은 지난해 방류 개시 이후 매일(주말 제외)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수치 검사를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국산보다 일본산이 맛이 좋은 어종(魚種)이 있다”며 “괴담 따위에 개의치 않고 맛있는 일본산 생선을 사서 먹는다”고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회를 구매한다는 신모(60)씨는 “참돔은 국내산보다 일본산이 훨씬 쫄깃하고, 일본산 줄무늬전갱이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고 했다. 그는 1년 전 야권의 ‘방사능 생선’ 주장에 “세상에 어느 나라 정부가 국민에게 그런 생선을 수입해서 먹이겠느냐”고 했다. 지난 1년간 정부는 일본 수산물을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4만4000회가량 실시했지만 기준치에 근접한 결과는 한 건도 없었다.
이모(54)씨는 국내산 민어, 멍게, 전복 등을 포장해 집에 가서 먹을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해류를 고려했을 때 후쿠시마 오염수가 가장 늦게 도달하는 곳이 한국이라는데 괴담이 말이 되느냐. 지금 여기 바글거리는 사람들은 뭐냐”고 했다. 이씨는 “그저께는 일본 오사카에 갔는데, 원산지 표기도 없는 생선을 단체 한국인 관광객들이 잘만 먹고 있더라”고 했다. 지난해 방류 당시 세계 원자력 학계에선 대부분 방사능 핵종이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먼저 걸러지고, 이 과정에서도 제거가 안 되는 삼중수소는 바닷물로 희석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1L당 1만 베크렐) 이하로 낮춘다며 문제가 안 된다고 봤다.
상인들은 “방사능 걱정을 하는 소비자는 이제 거의 없고 오히려 맛 때문에 일본산 수산물이 국내산보다 인기가 높다”고 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신남도수산’ 점포를 운영하는 김승열(50)씨는 “일본산 참돔은 새우를 먹이로 줘서 쫄깃한 맛이 일품이라 국내산보다 비싼데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며 “젊은이들 사이에선 일본산 줄무늬전갱이도 국내산 방어와 맛이 똑같다고 소문이 나 인기가 많다”고 했다. 노량진수산시장 상인회장이자 ‘땅끝마을’ 점포 업주인 차덕호(54)씨도 “원산지를 ‘일본산’으로 써놔도 오염수나 방사능에 대해 물어보는 손님은 없다”며 “참돔과 줄무늬전갱이는 전부 일본산인데 우리 가게 매출 톱3 안에 든다”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일본산 수산물 수입 물량은 1만8106t이었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방류 직전인 작년 상반기(1만5994t)보다 13.2% 증가한 수치로, 상반기 기준으로 2017년(1만8399t) 이후 최고치다. 품목별로는 가리비(5316t), 패각(2749t), 돔(2380t), 방어(2004t), 정어리(1103t) 수입량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괴담을 살포한 정치권과 이를 무작정 지지한 열성 지지층이 얼마나 국민 보편 상식과 괴리돼 있는지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괴담의 유효 기간은 1년도 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고 했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정범진 교수는 “상식적으로 일본이 자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수준의 방사성 물질을 방류했겠느냐”며 “당연한 과학적 진리를 말하는 전문가들마저 친일·반일로 갈라 진영 갈라치기를 했던 지난해의 기억이 씁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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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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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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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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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삿갓
2024.08.20 07:16:41
멍.청.한 궁민들이 많아서 그런걸 어찌한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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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_돌
2024.08.20 07:16:28
더물어범죄광견당 뻔뻔히 얼굴들고 큰 소리 치고있는 것보면 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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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랬지
2024.08.20 07:15:48
더불어만진당 떨거지들이 서민들에게 저지른 작태를 봐라! 현실이 이러한데도 더불어만진당을 찍은 아해들은 대체 왜 아직도 이땅에 살고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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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4.08.20 07:13:50
약간 방사능 오염된 수산물 먹고 머리가 제대로 되어 제대로 된 국회의원을 뽑게 된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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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한 아래
2024.08.20 07:13:30
앞에선 큰소리치고 뒤에는 형님 하는 야당, 여당 국회의원들 행동이나 우리국민들의 행동이 같다.방사선 위험을 알리는기자들도 먹겟지 어차피 죽음으로 가는인생 하루빨리가고 1년 늦게 간다고 의미가 있을까 잘먹고 즐겁게 살면 방사선도 피해를 주지 않을거다. 빨리 흥분하고 빨리 잊어버리는 오랑캐 조선족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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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2024.08.20 07:12:38
더듬어 만진당의 아버지이신 리짜이밍과 그 자식들은 청문회와 특검을 하자고 게거품을 물어야지.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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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월계수
2024.08.20 07:12:08
미국산 소고기 때도 개 OOOO 염병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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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공또멸공
2024.08.20 07:11:13
광우병 세월호 후꾸시마 오셕염수 채상병 김건희 여사 더불어 범죄당 사전투표 표 부풀리기 써버조작질 로 당선된 가짜 더불어 국 개 들 모두 사형에 처하지 않으면 계속될것이다. 중앙선관위 사전투표 부정선거 써버조작질 원흉 해체하고 가담자들 모두잡아 사형에 처해야 자유대한민국 이 바로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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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박두레박이
2024.08.20 07:10:39
선전선동은 북한괴뢰들보다 못할거없는 더불어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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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의 선비
2024.08.20 07:10:17
우리 사회는 때마다 괴담을 퍼쳐 재미보고 숨어버리는 락귀같은 다들이나 시민단체 정치적 어용들로 사분오열 되었다. 이 부도덕한 자들을 엄벌하고 자유 민주 시민들이 다시는 현혹되지말소 국가 사회를 지켜야 한다. 광우??때 양잿물 먹겠다던 연예인 지금 어디서 뭘 먹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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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2024.08.20 07:08:59
선동몰이에 동승하고 G R 하던 국민이 문제지... 부끄럽지도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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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4.08.20 07:08:56
후쿠시마사태등 무슨일이 날때마다 죽창가로 선동질하는 좌파들의 선동을 한번도 믿은적이없고 비록36년이 쓰리린아픔을 갖게해준 일본이지만 일본은 우리의적국이라고 생각해본적도없다.역사는 우리에게 교훈을주고 다시는 되풀이 하지않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야지 배척하며 내정치놀음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나는 생각한다.일본이 예로 적국이라 하드라도 자국민에게 죽을병 가져다주는 먹거리를 먹게한다고도 생각않기에 길길이 날뛰며 죽창가 부르는 무리들과 그에 동조하는 여론과인간이 미웠다.우린 많은것에서 극일했고 뛰어넘은것도 많다.서로가 구원을 버리고 함께 나아가야하는 나라여야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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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j1
2024.08.20 07:08:33
정치권은반성하라 거짖선전으로국민만피곤하게만드는인간들이다 그진원지민주당슨반성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