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4장 인간세(人間世) 3절
- 명성과 실리는 성인도 추구한다 -
[원문]
“또한 만약에 어진 사람을 좋아하고 못난 자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어찌 그대를 써서 특이한 일을 해주기 바라겠는가? 그대가 따지지 않으면 그뿐이지만 따진다면 임금은 반드시 그대를 권세로 누르고 그 이론을 무찌를 것이다. 그대의 눈은 어지러워질 것이고 그대의 얼굴빛은 새파래질 것이며, 입은 자기를 변명하기에 바쁘고, 태도는 비굴해질 것이며, 마음도 그를 따라가고 말 것이다. 이것은 불로서 불을 끄고 물로써 물을 막는 것과 같아서 이런 것을 ‘더욱 늘어나는 것(益多)’이라 부르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를 따라 끝없이 그대로 따라가게 될 것이다. 그대는 아마도 믿어주지 않는데도 말을 많이 하여 반드시 포악한 사람 앞에 죽음을 당하고 말 것이다.
또한 옛날에도 걸(桀)은 관용봉(關龍逄)을 죽였고, 주(紂)는 왕자 비간(比干)을 죽였다. 이들은 모두 그의 몸을 잘 닦고서 아래로 백성들을 잘 위하였지만, 신하로서 그의 임금의 뜻을 어긴 사람들이었다. 그러므로 그들의 임금은 그들의 행동을 이유로 하여 그들을 제거해 버렸던 것이다. 이들은 명성을 좋아하던 사람들이었다.
옛날에 요(堯)임금은 총(叢)과 지(枝)와 서오(胥敖)를 공격하였고, 우(禹)임금은 유호(有扈)를 공격하였다. 이들 나라는 폐허가 되고 사람들은 죽음을 당하였다. 그들은 쉴 새 없이 전쟁을 하며 실리를 추구하던 사람들이다.
그대만이 이런 애기를 듣지 못했는가? 명성과 실리라는 것은 성인이라 할지라도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그대가 어찌 하겠다는 것인가? 그렇기는 하지만 그대에게는 반드시 생각이 있을 것이다. 내게 얘기해 보아라.”
[문해 도움글]
◼ 맹자의 왕도정치
만약에 위나라 군주가 어진 사람이라면 이미 인(仁)을 실행하고 있으니,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주장하는 자네가 필요없다. 만약에 위나라 군주가 어질지 않고 패도정치(霸道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권세로 누르고 자네의 이론을 힘으로 무찌를 것이다.
| 구분 | 왕도(王道) | 패도(覇道) |
| 통치기반 | 인(仁)과 의(義) | 힘과 이익 |
| 목적 | 백성의 행복 | 군주의 이익 |
| 통치방법 | 덕치(德治)와 교화(敎化) | 무치(武治)와 폭력(暴力) |
| 결과 | 백성이 자발적으로 복종 | 백성이 두려워 억지로 복종 |
▪ 더욱 늘어나는 것(益多) : 무기의 힘으로 통치하는 자에게 강제력을 사용하는 기회를 더 만들어 주게 됨.
▪ 포악한 사람 앞에 죽음을 당하고 말 것 : 포악한 군주가 자네의 이론을 믿어주지 않는데도 그를 설득하기 위해 말을 많이 하면 포악해질 기회만 더 늘어나게 하여 죽게 됨.
◼ 명성을 좋아하던 사람들의 죽음 사례
▪ 걸(桀, [중국 고대 하(夏)나라의 마지막 임금인걸왕(桀王)])은 관용봉(關龍逄, [충신으로 폭정을 멈출 것을 간함])을 죽였음.
▪ 주(紂, [은(殷, 商)나라의 마지막 임금인 주왕(紂王)])는 왕자(王子는 왕족의 자손, 주왕의 숙부) 비간(比干,충신)을 죽였음 : 성인의 마음을 보고 싶다면서 비간의 심장을 꺼내도록 명령함.
◼ 명성과 실리는 성인(聖人)이라 할지라도 어쩔 수가 없는 것임.
▪ 요(堯)임금 : 고대 중국의 전설적 나라인 당(唐)의 임금, 선양정치[순(舜)에게 임금자리를 물러줌)를 행함. 덕치의 모범이 됨.
▪ 총(叢)과 지(枝)와 서오(胥敖) : 당(唐)나라의 주변국들
▪ 우(禹)임금 : 역사상 최초의 왕조인 하(夏)나라의 시조, 요순과 함께 성군(聖君)으로 불림
▪ 유호(有扈) : 하(夏)나라의 주변국
▪ 요임금과 우임금과 같이 성군이라 하더라도 주변국들이 따르지 않으면, 그곳을 폐허로 만들었고 사람들을 죽여버렸다. 그러면서도 명분을 만들어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고, 국토를 확장하면서 권력을 강화하는 실리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었음.
〈이어지는 강의 예고〉
621회(2025.11.20.) : 장자 4장 인간세(人間世) 4절, 이태호(철학박사/통청원장) 622회(2025.11.27.) : 장자 4장 인간세(人間世) 5절, 이태호(철학박사/통청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