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얼마전에 일본의 추리소설인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억울하게 사형판결을 받은 피고인의 누명을 벗겨 그의 무고한 죽음을
막기 위해 교도관과 전과자가 애쓴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보면서 그 동안 생각치 못 했던 많은 사형제도의 모순에 대해
알게 되고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형제도의 많은 모순점 중 하나는 '판결의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굉장히 비슷한 사건(사건의 동기나 정황, 피해자의 수)도 그 시대적 상황이나
사회적 분위기 혹은 법원의 인원 구성에 따라 판결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모순점은 바로 '사형수의 사형집행일'입니다.
더 많은 피해자를 낸 사형수일수록 처리할 과정이 많아지기 때문에 비교적
피해자를 적게 낸 사형수보다 사형집행일이 더 늦다는 것입니다.
즉, 더 악질인 사람이 덜한 사람보다 법의 심판에 따라 더 오래 살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사형제도에는 제가 알지 못 하는 모순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보면 또한 사형수가 사형집행 직전에 신부님 앞에서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에서 '160번이 범한 죄를 신은 용서했으나
인간은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저는 이 부분을 보고
책의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얼마전에도 '사형제도의 부활'에 관한 열띤 토론이 있었지만, 이 책을
보고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어 비슷하 주제로 글을 올립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