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을 맞이하며.
새해맞이, 감포항, 감은사지, 이견대.
월성중학교 3학년 3반 김민욱
연말에 헌책 정리하느라 조금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2013년이 가고 새로운 해, 2014년이 어느새 다가왔다. 새벽 5시쯤 일어나 옷을 입고 뜨거운 물을 준비하여 5시 50분쯤 차를 타고 감포항으로 향한다. 아직 새벽이라 그런지 날이 어둡다.
어둠을 뚫고 감포항에 도착한다. 많이 밝아진 하늘과 항구 특유의 바닷내음이 느껴진다. 아직 해 뜨려면 시간이 항구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항구로는 고기를 잔뜩 실은 배가 불을 밝히며 들어오고 또 한 쪽에서는 수산물 경매가 한창이다. 경매장에는 문어 가자미, 대게 등 온갖 해산물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새해지만, 이분들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바쁜 일상일지 모르겠다.
(새벽 감포항.)
(경매 중.)
날은 점점 밝아지고 서둘러 방파제 쪽으로 향한다. 원래 해맞이는 봉길리에서 하려 했는데 여기서 떡국을 무료로 준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 앞에서 떡국을 나눠주고 있는데 나중에 해를 보고 나서 먹기로 하고 방파제 위로 올라간다. 하지만 벌써 방파제 위는 사람들로 빽빽하다. 결국, 옆에 있는 언덕을 올라가 앉아 본다. 날이 밝아진 만큼, 조금만 있으면 해가 뜰 것 같다. 모두 새해 첫 해를 기다리고 있다.
(방파제에 빼곡히 모인 사람들.)
(아직 뜨지 않은 해.)
자리가 영 별로인 것 같아 혼자 왼쪽으로 이동한다. 어느 정도 걸어가자 삼층석탑을 떠오르게 하는 송대말 등대가 나오고 옆에 전망대가 나타난다. 하지만 전망대 역시 사람들로 꽉 차서 해는커녕 하늘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밑에 있는 바닷가로 내려간다.
(송대말 등대.)
(사람들로 빽빽한 전망대.)
(해를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
바닷가 역시 수많은 사람이 해를 기다리며 저마다 폰이나 사진기를 들고 있다. 어떤 분은 바닷가에서도 딱 튀어나온 곳에 삼각대를 펼치고 10여 분 가까이 움직이지 않으시며 해를 기다리고 계셨다. 바다를 보니 벌써 밑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작년은 운해가 너무 많이 끼어서 해가 늦게 떴는데 과연 올해는 어떨까?
(바닷가 역시 사람들이 많다.)
날씨가 그렇게 춥지는 않아 다행이다. 폰과 사진기를 번갈아 들고 사진을 찍으며 해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해다!"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모두 수평선을 일제히 바라봤고 멀리 해가 고개를 살짝 내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올해 첫 해가 뜬 것이다! 모두 사진을 찍고 서로 덕담을 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너무나 붉고 아름답게 타오르는 첫해! 올해도 저 해처럼 열정적으로 타올랐으면 좋겠다.
(아직 뜨지 않은 해. 붉은 적막만이 가득하다.)
(멀리 모습을 드러낸 해.)
(해가 반쯤 모습을 드러냈다.)
(둥글게 차오른 해. 너무나 아름답다!)
(이제 하늘을 향해.)
해를 다 보니 아버지께서 돌아오라고 연락하셔서 다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다시 한 번 해를 본다. 2014년 첫 해! 올해도 부디 잘 부탁한다.
(등대 위로 마치 촛불같이 떠오른 해.)
다시 돌아가는데 아까 떡국 주는데 가니 떡국이 다 떨어졌단다. 내가 이걸 먹으러 여기까지 왔는데!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감포항을 빠져나온다. 감포항은 빠져나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한 시간을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아직 아까 감포항이 있던 동네도 못 빠져나왔다. 결국, 식당에 가 아침을 먹는다. 올해 첫 식사는 순대국밥. 따뜻한 국물로 몸을 달랜다.
(갑오년을 맞이한 감포항.)
(오징어 말리는 모습.)
(따끈한 순대국밥.)
밥 먹고 나와도 여전히 차는 줄지 않아 차가 좀 빠질 때까지 답사하기로 한다. 제일 먼저 감은사터에 도착한다. 작년에도 감은사터로 한 해를 시작했는데 올해도 그렇다. 언제 가도 너무나 좋은 곳이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감은사터 삼층석탑이 보인다. 높이 13m에 이르는 경주 최대 석탑! 그 늠름한 모습이란. 석탑 중간에 있는 금당 터는 용이 된 문무왕이 들어올 수 있도록 특수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금당 터 앞에는 석등 터가 있고 양쪽에는 석조물이 놓여있는데 석조물을 자세히 보면 태극무늬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태극기의 원형인 건가?
(감은사터.)
(감은사터 금당 터.)
(감은사터 서 삼층석탑.)
(감은사터 동 삼층석탑.)
(금당 터 앞 석조물의 태극무늬.)
감은사터에서 내려다본다. 추수가 끝난 논이 펼쳐지고 앞에 이름 모를 산이 보인다. 원래 감은사터 앞은 바다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 내 앞에 바닷물이 찰랑찰랑 거렸을 것이다. 만약 시간이 된다면 (오늘은 못 간) 감은사터 옆에 있는 사진자료관이라 된 가게와 맞은편 논두렁에 한 번 가보길 권한다. 특히 논두렁에서 감은사터를 바라보면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논두렁 멀리 서 있는 두 탑을 바라보고 논두렁을 푸른 바다로 채워보라. 그것이 바로 진짜 감은사터다.
(감은사터에서 바라본 풍경.)
(논두렁에서 바라본 감은사터.)
이제 이견대로 향한다. 감은사터에서 차를 타고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다. 차에서 내려 입구를 나서자 큰 누각이 나타난다. 여기는 신문왕이 아비지 문무왕의 유해가 뿌려진 대왕암을 바라보기 위해 지은 정자 터다. 현재 정자는 없어지고 1970년대에 추측을 통해 이견정이란 정자를 복원했다. 정자에서 보면 봉길리 해수욕장과 대종천, 그리고 중간에 대왕암이 보인다. 차라리 해맞이할 때 여기를 올걸. 이견대 안을 둘러보고 나온다.
(이견대. 현재 건물은 복원한 것이다.)
(멀리 보이는 대왕암.)
(이견대 입구.)
(오른쪽에서 바본 이견대 안.)
(왼쪽에서 바라본 이견대 안.)
(마치 액자에 걸린 그림 같은 이견대에서 바라본 대왕암.)
답사가 끝나니 길이 뻥 뚫렸다. 그 길로 집에 돌아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했더니 많이 피곤하다. 그래도 휴일이라고 늦잠자며 새해를 맞이하는 것보다는 훨씬 보람찼던 것 같다. 내년에도 이렇게 해를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어느새 다가온 갑오년. 올해도 저 붉은 해처럼 문무대왕의 푸른 기상처럼 보냈으면 좋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정- (2014. 1. 1. 水)
감포항 주차장→ 감포항 방파제→ 이름 모를 진지→ 송대말 등대와 전망대→ 등대 옆 바닷가→→ 감포항 주차장→→ 무봉리 순대국밥→→ 감은사터→→ 이견대
새롭게 펼쳐라!
羅新
*올해 목표*
-답사기를 쓸 때 되도록이면 순 우리말 쓰기! (예: 감은사지→ 감은사터)
-답사기 만큼이나 학업에 집중하기!
-언제나 경주 사랑하기!
-위의 표식처럼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그 새로운 일을 펼치는데서 두려움을 가지지 않기!
첫댓글 민욱아!
새해 일출을 바라보면서 많은 목표들을 세웠구나.
올해는 목표한 것들이 모두 다 잘 이루어지고 소원성취하길 바란다.
우리는 무장산에서 산악회 회원들과 일출을 보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