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4.
차를 페리에 선적하는 날이다.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다. 이틀동안 사용할 짐과 차에 실어보낼 짐을 나누어 정돈하고 검역에 대비해 세차(370р)까지 마쳤다.
차는 새차로 다시 반짝인다.
GBM 사무실로 출발. 아직 러시아다.
조심 또 조심.
...
커브를 돌자 폴리스 출현.
복잡한 출근길인데도 차 번호판에 눈이 가는가 싶더니 당장 차를 세운다.
아차 하는 순간에 차는 폴리스를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경찰도 여간 순발력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
러시아 폴리스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차 구경형. 둘째 순수 법규 단속형. 마지막으로 전문가. 이 자는...
보통은 "document." 한다. 입국 서류를 보자는거다. 그런데 이 분은 "License". 면허증을 보자고 한다... 전문가다.
이 분 입장에서는 운전면허증 공증서류가 없어야 한다. 그런데 우야노 블라디보스톡 오자마자 공증을 싹 햇뿟는데.
... 공증서류 표지만 흘깃 보더니.
딱. 잉어 놓친 낚시꾼 표정이다. 말도 귀찮제. 얼굴 돌리며 손짓 따로 발걸음 따로의 방향으로 사라진다.
출국을 겨우 닷새를 앞두고 면허증 공증을 했다. 철통 방어했다. 러시아 폴리스와의 숨바꼭질은 이제 끝이다.
...
GBM 사무실에 도착한다.
사무실 앞에는 오랜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바이크 2대와
차량이 서 있다. 나도 줄을 섰다.
차량 선적 서류를 접수하는 항만 관세청은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의 뒷편에 위치한다.
이게 얼핏 네비 검색이 어렵다. Marine Station이라고 하면 된다.
점심시간이 아직 15분이나 남았건만 러시아 공무원은 더 이상 서류를 받지 않는다. 1시간 후에 오란다. 에따 로시야~
...
나이 차이도 많고. 함께 여행하지도 않았지만. 여행자의 공감 나누기는 끝이 없다.
이 다리에서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종착역 기념비를 볼 수 있다. 모스크바까지 9,288km 기념비 앞에서 사진들을 찍는다.
차 선적 74만원. 하역료 10만원. 페리 2명 승선 43만원. 차량 수출입 대행료 15만원.
약 140만원으로 집에 돌아갈 채비가 끝났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이어진 여행자들의 공감 나누기는 결국 다음 여행지로 이어지고 만다.
전 세계를 여행한 바이커의 말은 온세계를 여행해도 남미는 남겨둬야 한단다.
왜냐 물으니 남미를 보고나면 노르웨이의 절경도 스위스의 알프스에도 감동이 없단다. 그만큼 좋다는 뜻이다. 귀얇은 미송이 요숙을 부른다.
... 보소 보소 요숙. 볼리비아가 글~ 키 좋다카네?
요숙의 답은 언제나 간명하다.
나는 좋아요.
...
드디어 차를 무사히 페리에 실었다.
안도감이 온다.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만큼은 젊은이들로 변신. 인파를 헤치고 나아간다. ... 누가 볼라.
주마(Zuma Restaurant)에서 여행을 자축한다.
예약은 명당자리를 보장한다.
요숙이 신났다. 싱싱한 킹크랩 때문이가. 핸섬보이 때문이가.
빨간 얼굴의 미송. 종착지의 저녁놀.
빛나는 하루가 완성된다.
...
2019.10.15.
아침이다.
내일 페리를 타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누워서 칙사대접을 받는다.
여행은 둘이서 했지만
요숙은 갈비찜을 맹글고 나는 와인을 비웠다.
한발짝도 나가지 않는 기록을 세웠다.
2019.10.16.
이제 진짜 돌아가는 날이다.
호텔에서 Maxim택시를 불렀다. 이 작은 호텔에서는 5박 6일이 장기투숙자인지 주인 남자가 짐도 들어주고 요숙과 어머나 허그까지 했다.
보안검색
배로 간다고 해서 비행기 탑승보다 쉬운게 아니다. 할거 다 한다. 그런데 어제 요숙이 갈비찜한다꼬 큰 부엌칼을 캐리어에 넣어 와 버렸다.
코 앞에 X ray 검색대다. 마지막까지 시험을 친다....통과했다. 우에?
X ray 검색 겁낼거 없다.
그거 보는 분이 미녀랑 토크 중일 때는.
출국심사.
또 걸렸다. 다른 사람 다 금방 나가는데 오래 오래 시든다. 입국신고서를 네 것 맞느냐를 세 번 묻는다.
알고보니 여섯달 지나는 동안 염색했던 머리가 하얗게 되어 여권 사진과는 생판 딴놈이 된 까닭이었다.
딱딱하던 입국심사 아가씨가 활짝 웃는다.
Ferry에서 보는 블라디보스톡.
Ferry의 출발할 때와 같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갑.을이 바꼈나. 그대로가?
승자의 웃음이다.
2등실로 구입했는데 이것도 복이다.
같은 이등실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일찍 예약하면 멋진 기회가 생긴다.
...
일몰도
집으로 가는 일몰은 즐겁다.
다 스비다냐... (인자 1회 남았네예~)
첫댓글 우연히 이글을 발견하고, 나머지 여행기도 읽고 싶어 카페에 가입하였습니다.
멋진 여행 축하 드립니다.
볼리비아, 우유니에서 글 올리실 날이 기대됩니다.
건강하게 집으로 고고씽~~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