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 한 장 들고 떠나는 대한민국 32개 도시여행
소통하고 나누는 착한 여행을 소개하는「참여하는 공정여행」시리즈 제2권『대한민국 도시여행』. 한겨레신문 기자로 여행ㆍ레저에 대한 기사를 주로 써온 저자가 대한민국 도시로의 걷기 여행을 제안한다. 이 책에서 소개된 서울·경기도, 강원도,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 경상남·북도, 제주도 등의 32개 도시는 우리나라 대표여행지들로 저마다 고유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각 도시들은 반나절 코스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총 거리와 소요시간, 교통편, 코스 지도 등이 정리되어 있다. 저자는 도시에 얽힌 역사적 내력과 함께 여행 시 필요한 각종 팁, 자신이 찾아낸 주변 볼거리와 맛집 정보들을 세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별책부록으로 도시별 워킹맵을 별도로 수록해 지도 한 장만 들고도 간편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했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저자는 2년 전부터 전국의 주요 도시들을 걸어서 여행하고 있다. 이 책은 그가 2009년 봄부터 2010년 가을까지 <한겨레> 주말섹션 ESC에 연재해 온 ‘워킹맵’ 기사들을 엮은 것으로, 저자가 직접 여행지들을 꼼꼼히 뒤지고 들춰낸 결과이다. 그는 먼저 볼거리가 남아 있는 도시를 고르고 개략적인 코스를 짠 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인 이동 코스를 짜고 지도를 그렸다. 그리고 큰길과 골목을 직접 걸으며 현지 주민들을 만나고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들을 수집했다. 현지 안내판이나 관광안내책자에서 얻을 수 있는 도심의 이름난 유적이나 볼거리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 대신, 해당 지역 주민들과 직접 소통한 내용을 가능한 한 많이 담아내려고 노력하였다.
8 여는 글
서울ㆍ경기도
14 서울 성곽 걷기 1_서울특별시 중구 남대문로~종로구 혜화동
조선 오백 년 역사가 스민 서울 도심 생태축
26 서울 성곽 걷기 2_서울특별시 종로구 혜화동~중구 남대문로 2가
산으로 오른 성곽에 서면 서울 전체가 한눈에
38 강화읍 도심 걷기_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반도의 역사가 새겨진 지붕 없는 박물관
48 인천 근대문화유산 거리 걷기_인천광역시 중구 북성동~동구 창영동
애련한 식민지의 기억이여, 낭만이여
58 수원 화성 성곽 걷기_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팔달로 2가
수원 화성을 따라, 골목을 따라
강원도
70 춘천 도심 걷기_강원도 춘천시 효자동~소양로 1가
봄내 따라 소양강 처녀에게 가는 길
80 원주 도심 걷기_강원도 원주시 일산동
옛 강원 도청 소재지를 가다
92 삼척 도심 걷기_강원도 삼척시 성남동~정하동
해수욕장 틈새의 그윽한 산책길
104 영월 도심 걷기_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월에도 낙화암이 있고 춘향이가 있네
충청남ㆍ북도
118 충주 도심 걷기_충청북도 충주시 성내동~문화동
중부 내륙의 심장을 거닐다
128 청주 도심 걷기_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3가~남문로 1가
수암골이 활짝 피었어요
138 아산 도심 걷기_충청남도 아산시 온양동
신혼에서 황혼까지, 온천에서 즐기는 따끈따끈한 추억
150 공주 도심 걷기_충청남도 공주시 금성동~반죽동
전국 최고 땅부자도 인생무상
160 강경 도심 걷기_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
시간이 멈춰선 빛바랜 풍경 속으로
174 대전 도심 걷기_대전광역시 대덕구 읍내동~비래동
아파트 숲 사이에 ‘덕을 품은’ 옛 고을의 자취
전라남ㆍ북도
188 군산 도심 걷기_전라북도 군산시 장미동
골목을 나서면 100년 전 일제 풍경이
198 전주 도심 걷기_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전동
조선 왕들 마음의 뿌리, 전통문화 1번지
214 남원 도심 걷기_전라북도 남원시 천거동
‘사랑과 전쟁’의 희미한 기억
226 광주 도심 걷기_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양림동
광주천 따라 빛고을 속으로
242 나주 도심 걷기_전라남도 나주시 중앙동~교동
그 유명한 나주 배는 그 배가 아닌갑소잉
254 목포 도심 걷기_전라남도 목포시 호남동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낭만 한잔
266 보성 벌교읍 도심 걷기_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졸깃한 꼬막으로 징했던 일은 잊어부려
경상남ㆍ북도
278 안동 도심 걷기_경상북도 안동시 운흥동~법흥동
99칸 저택에 가득한 99개의 이야기
288 상주 도심 걷기_경상북도 상주시 남성동
왕산을 거닐며 천년 고도 되돌아볼까
300 포항 구룡포읍 도심 걷기_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과메기 덕장 아래 드리운 일제의 그늘
312 대구 도심 걷기_대구광역시 중구 포정동~계산동
유치환이 노래하고 이중섭이 소를 그린 그곳
322 경주 도심 걷기_경상북도 경주시 동부동~성동동
경주, 신라 말고도 볼거리 많구나
336 울산 도심 걷기_울산광역시 중구 북정동~동동
그 옛날 성곽 위에 서면 적의 움직임이 한눈에
348 부산 도심 걷기_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동~중구 남포동
한국의 산토리니 마을 걷기
356 함양 도심 걷기_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천년 숲이 병풍처럼, 거목들이 성처럼
370 진주 도심 걷기_경상남도 진주시 본성동~강남동
촉석루에 올라 시 한 수 읊어볼까
380 통영 도심 걷기_경상남도 통영시 중앙동
칼의 노래와 시인의 사랑이 흐르는 도시
제주도
396 제주 도심 걷기_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도동~건입동
시내 올레, 제주의 또 다른 진경
전국 32개 도시의 골목골목,
잊혀져 가는 우리 문화유산과 이야기의 재발견
우리 도시는 문화유산의 보물창고다.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시간이 멈춰선 빛바랜 근대의 풍경과 빛나는 개발 뒤에 묻힌 자취가 도시 곳곳에 희미한 지문처럼 남아 있다. <대한민국 도시여행>은 여행기자가 전국 32개 도시를 직접 거닐며 기록한 책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유적을 하나씩 살피고 느끼며 걷는 새로운 여행을 제안한다. 반나절 추천 코스와 도심 워킹맵, 별책 부록은 여행을 더욱 알차고 재미있게 도와준다. ‘도시여행’은 익숙한 삶의 터전이었기에 오랫동안 돌아보지 않았던 우리 도시를 재발견하는 새로운 여행 키워드이다.
도시별 반나절 추천코스, 지도 한 장을 들고 서울에서 제주까지 걸어 보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도시에서 지도 한 장만 들고 여행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 도시여행>의 워킹맵이 있다면 낯선 도시에서 길 찾기는 더욱 쉽고 흥미롭다. 작은 골목부터 점포 하나, 물길과 언덕, 주요 볼거리와 추천 코스를 상세하게 기록한 맞춤형 지도이기 때문이다. 책에 소개된 서울ㆍ경기도, 강원도, 충청남ㆍ북도, 전라남ㆍ북도, 경상남ㆍ북도, 제주도의 32개 도시는 우리나라 대표여행지들로 언제 어디서든지 책만 펼치면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각 도시들은 반나절 코스를 기본으로 하여 주말을 이용하는 직장인이나 배낭여행을 준비하는 대학생, 준비 없이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유용한 여행팁과 작가가 직접 찾아낸 맛집과 추천 코스를 제시한다. 또한 책에 수록된 도시별 워킹맵을 별책부록으로 묶어 여행자들이 조금 더 가볍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개발과 보존 속에서 우리 도시를 생각하다
우리 도시의 골목길에는 선인들이 남긴 크고 작은 유산들이 무수히 남아 있지만 개발 논리에 밀려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도시 한복판에 남은 뒷골목과 옛 건물, 오래된 상점과 대를 이어 운영되는 음식점, 무심하게 서있는 비석들과 돌장승, 세월의 풍파에 무너져가는 읍성 성곽, 지역마다 특색을 간직한 전통 재래시장은 있는 그대로 훌륭한 볼거리이자 배울거리이다. 우리 이웃들 삶의 애환이 덧칠해진 길이고 그 흔적이 켜켜이 쌓인 건물이다. 그러나 이제 몇 남지 않은 옛 도심의 흔적들은 화려한 도시 속에서 옛 것의 향수를 간직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찾는 장소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언제 사라지고 그 자리에 높은 빌딩이 들어설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도시여행>에 소개된 도시의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새로운 것은 옛 것과 함께 공존하고 조화될 때 더욱 빛나고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대립적 사고를 넘어 우리 스스로 우리 도시를 보존하고 동시에 발전시킬 방법을 ‘도시여행’을 통해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도보여행, 공정여행, 도시여행
이 책은 한겨레신문 여행ㆍ레저 담당 이병학 기자의 <대한민국 마을여행>에 이은 ‘착한 여행 안내서’, 그 두 번째 시리즈이다. 저자는 2년 동안 전국의 도시 골목을 찬찬히 거닐며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한 시간들을 사진과 생생한 언어로 담아냈다. 또한 단순한 기록으로의 여행이 아닌 소통과 나눔을 통해 여행의 참 의미를 직접 실천했다. 여행 중에 캔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잠시 땀을 식히고, 재래시장에 앉아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는 일은 단순히 여행자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도시여행을 통해 어른들은 옛 추억의 향수를 만끽하고, 아이들은 내가 사는 곳에서 문화유산을 직접 발견하는 살아 있는 체험학습을 경험할 수 있다. 늘 스치고 지나쳤기에 그 가치를 깨닫지 못했던 우리 도시의 문화역사적 가치와 걷기 여행지로서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걷는 만큼 보고 즐길 수 있는 도보여행과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공정여행, 멀리 떠나지 않아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도시여행의 매력을 직접 느껴보자.
책속으로
“청명한 날엔 남산 소나무 가지까지 낱낱이 보입니다. 광화문 거리 골목과 인파가 손에 잡힐 듯해요. 겨울 풍경은 말할 것도 없죠.”
곡장에서 내려와 북악산(백악산) 정상인 백악마루를 향해 걷는다. 암문을 드나든 뒤 계단을 오르면 청운대와 1ㆍ21사태 때 총탄 맞은 소나무를 지나 북악산 정상(백악마루)에 오른다. 가까이로는 경복궁과 빌딩 숲이, 멀리론 남산과 관악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p30 서울 성곽 걷기2
치악산에서 떠오르는 달이 아름다워, 시인 묵객들이 자주 올라 잔질하며 시를 읊조렸다는 곳이다. 지금은 안내판도 없이 ‘추월대’라 쓴 기념비 모양의 돌탑만 어색하게 서있다. 빗돌 뒷면에 인조 때 강원도 관찰사 이민구가 읊은 시 <추월대에 올라>를 새겨 놓았다. 낮은 야산이지만 좌우 전망은 빼어나다. 원주 옛 도심과 봉산천 건너 아담한 봉산뫼가 한눈에 보이고, 동쪽 멀리엔 치악산 줄기가 짙푸른 자태를 자랑하며 뻗어 있다. -p84원주 도심 걷기
표충사 돌담을 끼고 올라 소방도로를 건너면 1950~70년대 골목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달동네 골목이 시작된다. 우암산 기슭 수암골이다. 삼충상회 앞길이 골목길 탐방의 출발점이다. ‘삼충’이란 표충사에 모셔진 세 충신을 가리킨다. 수암골 마을은 완만한 비탈을 따라 형성돼 있다. 70여 호가 다닥다닥 붙어 가늘고 긴 골목길을 만들어 낸다. 녹슨 대문, 쓰러질 듯한 벽들이, 낡은 책의 책갈피처럼 한 장 한 장 다가온다. -p130 청주 도심 걷기
거리와 골목에 즐비한 일제 흔적과 근대문화유산들을 둘러보는 목포 원도심 걷기 여행의 출발점은 목포역이다. 역 맞은편 골목은 젊음의 거리다. 주말 밤이면 골목마다 색색의 조명이 켜지고 쌍쌍의 발길이 이어진다. 오거리 쪽으로 걷는다. 오거리 주변부터 거리는 고색창연한 분위기를 띠기 시작한다. 이곳은 일제 때 일본인 거주지(유달동)와 한국인 거주지(북교동, 죽교동)의 경계지역이었다. 상권이 발달하면서 날 선 대립과 공존이 교차하던 곳으로 목포 주먹들이 세력화한 시발점이 됐다고 알려진다. -p256 목포 도심 걷기
해병대 기동순찰대 앞을 지나 보림사 쪽으로 걷는다. 길바닥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가 눈부신데, 열린 대문간에 앉으신 두 할머니가 인다. 옆엔 달덩이 같은 박들이 쌓여 있다. 밭에서 박을 따다놓고 걸리를 한잔 하시는 중이다.
“박 깎아 말리갖고 너물(나물) 하모 차암 좋아예. 아들도 주고 사둔도 줄라꼬.”(유상달 할머니)
“한잔 주까. 서울서 왔다꼬. 하매야, 우리 큰 아도 서울 살아요. 그 아가 차암 효자라. 아침, 저녁 전활 해요. 찌 지내노, 밥 잡샀노 하고….”(김봉순 할머니)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시며 건네는 막걸리잔을 받아 들이켜니 시원하고 푸근하고 짭짤한 고향 맛이다. -p361 함양 도심 걷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