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은 "일생 동안 겨우 한 줌의 '없어서는 안될 것(The Inevitables)'밖에 발굴할 수 없겠죠."하고 말한다. 자동차의 GM, 컴퓨터의 IBM, 소매업의 시어즈 로벅 등의 기업은 상당히 오랫동안 무적의 존재로 보였지만, 각각의 업계 구조나 경쟁 조건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일시적으로는 빈사 상태에 빠졌던 경험이 있다.
특히 Commodity를 취급하는 사업은 유능한 경영자가 등장하여 일시적인 급성장을 이루더라도, 항상 신규 기업의 압력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많다. 경기 동향에도 민감하여 '없어서는 안될 것'이 되기는 어렵다. GM은 Commodity를 취급하는 전형적인 예에 속한다. 게다가 GM은 경기가 상승하면 설비 투자를 해야 하는 운명을 지닌 '장치 산업'으로, 신규 산업에 투자하거나 자사주를 구입하는 데에 쓸 캐시플로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한다.
미국에서는 '니프티 피프티'로 불리는 기업군이 때때로 주목을 받는다. 코카콜라는 상표 인지도나 기술 개발력, 경영의 효율성, 사회적인 평가 등, 모든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그룹으로 '니프티스트'라는 형용사가 붙은 적이 있다. 하지만 버핏은 "'nifty fifty'를 선정하기는 영원히 불가능하며, 'twinkling twenty'를 꼽는 것도 무리이다"라고 말한다.
뉴욕 주식 시장에서 다우평균이 처음으로 5천대에 도달한 1995년, 버핏은 '없어서는 안될 것'의 새로운 대상을 발견했다. 그것은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널드였다. 버핏은 다음 해인 1996년까지 코카콜라에 투자한 13억 9천만 달러와 견줄 만한 12억 6500만 달러를 투자하여 맥도널드 총발행주식의 4.3퍼센트를 취득했다. 거액의 투자였기 때문에 버크셔의 1996년도 연차보고서에 공개한 대량 보유 종목의 상위 8개 회사에 맥도널드의 이름이 갑자기 올라가게 되었다.
주식시장에서는 '맥도널드는 실로 버핏이 좋아할 만한 종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강력한 프랜차이즈를 가진 소비 관련 기업으로 거액의 설비 투자를 필요로 하는 장치 산업이 아닌 점에서 맥도널드는 코카콜라와 여러 면이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국제화에서도 두 회사는 공통점이 많다. 게다가 맥도널드는 코카콜라와 독점 계약을 맺고 있었다.
그러나 버핏은 1996년도 '회장의 편지'나 1997년도 '회장의 편지'에서 맥도널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1997년도 연차보고서에 대량 보유 종목 목록에서 맥도널드의 이름은 아예 빠져 있다.
맥도널드의 이름이 대량 보유 종목 목록에서 빠졌다는 뉴스가 흘러나온 1998년 3월 16일에 맥도널드의 주가는 하루에 3퍼센트나 떨어졌다.
이렇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버핏이 맥도널드 사업의 잠재력은 높이 샀지만 경영진은 충분히 신뢰할 수 없었던 데에 있다. 맥도널드의 경영진은 오랫동안 지금의 상태에 안주하면서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 시장 점유율을 경쟁 회사인 버거킹 등에게 빼앗기고 있었다. 그 뿐 아니라, 이사회는 경영진으로부터 충분히 독립하지 못하였고 기업 지배 구조도 주주들을 위한 구조가 아니었다. 당시 맥도널드의 최고경영자 마이크 퀸랜은 월스트리트와의 대화를 거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스탤스 최고경영자라고 불릴 정도였다.
투자 판단을 할 경우, 버핏은 항상 기업의 내재 가치를 살펴보는 것과 함께 경영자의 자질도 평가한다. '없어서는 안될 것'이라도 예외가 되지 않았다. 그는 때로 "위대한 사업도 경영의 초점을 잃으면 문제를 오래 끌게 되고, 주주들이 손해를 보게 됩니다."하고 지적한다. 코카콜라와 질레트도 한때 그런 적이 있었다. 코카콜라는 새우 양식, 질레트는 석유 탐색에 손을 뻗쳤던 시기가 있었던 것이다.
버핏이 맥도널드의 주식을 처분한 것에 충격을 받은 듯, 이후 맥도널드는 변하기 시작했다. 1998년 맥도널드의 이사회는 퀸랜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잭 그린버그를 앉혔다. 그린버그는 "USA투데이"의 기자에게 "이제까지 우리 회사는 방만한 경영을 해 왔습니다. 과거 40년 동안 우리가 한 일은 레스토랑을 새로 연 것 뿐이었습니다. 더 이상 이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하고 선언했다.
그린버그가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앉게 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맥도널드 주가는 60퍼센트나 상승했다.
버핏은 1998년에 처음으로 맥도널드에 대해 언급했다.
"저는 한 가지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1998년에 보유 종목을 바꾸었는데, 그 결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얻지 못했습니다. 특히 맥도널드 주식을 처분한 것은 상당히 큰 실수였습니다. 올해는 차라리 제가 주식 시장이 열리는 시간에 매일 극장에 나갔떠라면, 그래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더라면 주주 여러분들은 더욱 많은 이익을 얻었을 것입니다."
버핏은 악재를 솔직하게 고백한 것이다. 그는 1999년 5월 주주총회에서 "맥도널드 주식을 매각함으로써 10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놓치고 말았습니다."하고 말했다.
출처 : 나는 사람에게 투자한다
첫댓글 사실 버핏은 경영자의 자질을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버핏은 "탁월한 경영자와 괜챦은 비지니스 모델"과 "괜챦은 경영자와 탁월한 비지니스 모델"이 있다면 전자를 택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기업의 내재가치를 평가함에 있어서 경영자라는 요소가 그 가치평가의 매우 중요한 요소(어쩌면 거의 대부분이 될지도 모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부분에서 기업의 내재가치와 시장의 평가가치의 괴리를 찾는 것에 버핏의 가장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정말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이글을 읽는 대부분의 분들은 경영자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 적합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 합니다.
물론 명확한 경우도 있습니다.
타로님... 경영자의 자질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책에 보면... 이러이러한 요소가 있다고 나오기는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판단했다고 말할 수 있는 요소들이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제가 보는 요소가 있다면... 배당을 꼬박 꼬박 주면서 꾸준히 늘려가는 지를 보는 것 밖에는 없는것 같습니다.
크진 않지만 경제잡지나 신문에서 CEO 인터뷰 한 것을 보면 그 사람의 경영관이나 인생관을 어느정도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후회는없다님의 말씀과 같이 경제잡지, 신문 등의 인터뷰에서도 경영자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연차보고서에 기재되어있는 내용을 읽다보면 경영자가 자신의 사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현재의 사업부문에 주력할 것인지 혹은 다각화할 예정인지 이익잉여금을 유보시킬 것인지 아니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사용할 것인지 유보한 금액을 어떠한 방식으로 재투자할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개인투자자들이 경영자 면담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경영자의 자질에 대해서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버핏의 투자에서 경영자를 평가한 부분을 보면 그도 대부분의 경우 경영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
경영자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출판물에서 경영자와 관련한 정보를 얻거나 그의 과거 이력을 살펴보거나 지배구조에 대한 생각이나 주주에 대한 생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영자가 경영을 하면서 내린 결정들을 토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따라서 해당 사업을 바로 맡은 경영자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과거 3년 정도의 의사결정을 보고 해당 경영자가 자신의 사업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자본비용에 비해서 효과적인 재투자를 하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경영자 평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복리의힘님의 말씀처럼 단순히 배당을 늘린다는 것만으로 경영자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배당을 늘리는 것 자체가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체로 배당을 늘리는 경영자는 주주를 중시하고 그만큼 현금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영자이기 때문에 대체로 좋은 경영자라고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영자의 자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기업에 있어 경영자의 능력이 절대적일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을 중시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자본을 운용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업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경영자를 찾는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버핏과 달리 훌륭한 경영자를 선택하는 것만을 넘어서 주주행동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여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축하고 철저한 경영자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자본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이익을 보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의 대부분은 경영자의 태만한 경영을 견제할 장치를 확고히 구축하는 데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것들은 투자자들이 경영자의 자질과 능력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투어의 박상환 사장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전년 대비 여행객이 95%나 감소했으며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80% 정도의 인력을 감축했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업계의 당연한 관행이었던 것이죠. 또한 불과 반년 사이 여행업체 중 50%가 파산했습니다. 하지만 박상환 사장은 여행사의 반 이상이 파산했지만 경기가 회복되기만 하면 분명 호황기가 다시 올 것을 예상하고 직원 수를 줄여 당장의 손실을 막기보다는 고통을 분담해 호황기를 대비하려고 했습니다. 추후 시장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를 대비하려면 현재 인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수준을 밝히고 6개월간 급여를 50%
수준으로 줄일 것을 제시했습니다. 대신 그는 그전까지 중점적으로 추진해 오던 기업 마케팅 비중을 줄이고 항공권 도매 쪽으로 주력 시장을 바꿨습니다. 그 결과 6개월 후부터 국내 여행객 규모는 바닥을 치고 반등하기 시작했고 다른 업체들이 인력난을 호소할 때 하나투어는 선두권으로 치고나갔습니다. 이러한 경영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여행업과 같은 낮은 경제적 해자를 가진 비지니스 모델에서 높은 수익을 올려줄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게 한 것입니다.
버핏이 여러번 실패를 맛보았던 항공산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백만장자가 되는 비결은 억만장자에서 항공사를 하나 매수하면 된다 라고 할 정도로 항공산업 레드오션의 대표적인 비지니스 모델입니다. 하지만 허버트 켈러라는 유능한 경영자가 이룩해 놓은 것을 살펴보면 경영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2004년 현재 미국내 4위 항공사로 성장한 사우스웨스트의 성장전략을 보면 경영자가 업계의 관행을 무시하고 해당 비지니스를 잘 이해하고 다른 경쟁업체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게 만드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버피이 지난 40여년 동안 연평균 약 22%(2004년 시점까지)의 복리수익을 기록해왔는데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이러한 버핏의 기록을 능가한 미국내 유일한 회사입니다. 항공산업에서 능가했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전체 모든 기업에서 유일하게 능가했다는 것이죠. 그것도 다른 비지니스가 아닌 항공산업에서 이러한 수익을 기록한 것이죠. 지금은 경영전략의 교과서처럼 쓰이는 사우스웨스트의 성공사례도 1995년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사업보고서를 읽었다면 파악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그 이전의 사업보고서를 꾸준히 읽어왔다고 하더라도 해당 경영자의 자질이 어떤지 파악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을까요?
사업보고서를 빠뜨리지 않고 꾸준히 읽는 것과 해당 경영자와 관련된 기사를 읽는 것만으로도 완벽하게 경영자를 평가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경영자가 정직한지, 업계의 관행을 무시하는지, 자신의 비지니스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는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의 중요성을 무시한다면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많은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버핏은 투자자의 버릴 수 없는 잘못된 습관으로 투자자는 과거에 어떠했다는 것을 통해 미래로 투사한다고 했습니다. 전면 유리로 보는 게 아니라 백미러로 본다는 것이죠. 사실 과거의 사실들을 통해서 그대로 미래에 적용하는 것은 많은 오류를 남길 수 있습니다. 과거의 자료들은 미래를 보기 위한 초석이 되어야할 뿐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가 미래도 이러이러할 것이다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그것을 막는 몇가지 방법은 과거와 미래가 같을 만한 비지니스에 한정하는 것 (채권의 수익률과 같은 안정된 이익을 내는 기업)과 자신이 잘아는 비지니스에 한정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경영자의 역량에 대한 보장은 상당한
안정성을 보장합니다. 경영자가 훌륭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비싼 가격에 기업을 매수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보수적인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였다 하더라도 그 안에 훌륭한 경영자가 없다면 보유, 특히 장기보유해서는 안된다는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정된 이익을 보장할 수 없는 비지니스이거나 미래의 현금흐름을 예측할 만한 비지니스에 대한 이해 능력이 없는 투자자가 과거의 현금흐름을 그대로 미래의 현금흐름에 반영해서 기업을 가치를 산정하고 이에 해당 비지니스가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야에서도 경영자의 자질에 대한 판단이 투자의 안전성을 보장할 것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도 하나를 배워갑니다 ^^
아닙니다. 복리의힘님의 글을 읽어보면 복리의힘님께서도 경영자의 자질을 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식하고 평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이지 투자자 대부분은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복리의힘님의 글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
댓글들을 포함하여 공부가 되는 글이네요. 고맙습니다~
주옥같은 댓글입니다. 오늘도 보고 배우고 갑니다.
타로님 댓글이 본문 글보다 더 좋습니다.ㅎㅎㅎ
모두들 좋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