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래 한문반 주역강의 받는 날이다. 그런데 강의를 하는 모원 이원재 교수가 사정이 있어 쉰다고 예고되어 있기에 지난 토요산행 때 손옹 손중욱 동문과 오늘 청계산행을 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래서 지난 토요산행일기 댓글로 오늘 산행할 뜻이있는 분은 10시 반까지 대공원역으로 나오시라고 광고를 한바 있었다.
그러나 오늘 아침까지 아무도 오늘 산행에 동참하겠다는 댓글이 없어. 송정 김영우 사공산악회장께 전화하니 다른 약속을 잡아 놓았단다. 휘석 조동복 친구는 오늘 6/9회 모임 유사라 참석할 수 없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10시 반쯤 대공원역에 도착하니 손옹 혼자 기다리고 있다. 더 이상 올 사람이 없다고 보고 손옹과 둘이서 역 밖으로 나오니, 월요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주말이면 언제나 붐비던 넓은 길에 장사꾼도 산행꾼도 뜸하다. 대공원 왼편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바오로 구명회 대장이 병원에도 가고 은행일도 보느라 못 온다고 전화를 해 주었다.
손옹과 오늘은 겨울쉼터 직전 고개에서 삼거리쉼터로 가지말고 왼쪽으로 곧 바로 옥녀봉으로 올라간 다음 길마재를 거쳐 옛골로 빠지자고 합의를 보았다. 산 입구에 이르기 직전 진천 사무총장이 손옹에게 전화를 하여 오늘의 산행코스를 전해듣고 1시 반에서 2시 사이에 청계산장으로 오겠다고 한다. 오늘 한문반을 쉬니 점심을 같이하려고 그러는가 보다.
손옹과 단 둘이니 자연 걸음이 빨라져 제법 나이든 일단의 선두그룹을 추월하게 되었는데 뒤에서 누군가 ' KTX 간다 길을 비켜드려라' 하는 소리와 함께 자신들은 무궁화호도 못된다는 말이 들려왔다. 우리보다 발빠른 젊은 산꾼들이 KTX 지 우리가 어찌 그러한 말을 들을 수 있겠나, 새마을호 정도로도 만족해야지 라고 생각하며 쓴 웃음이 나왔다.
겨울쉼터 직전 고개에서 물 한 모금 마신 다음 곧장 왼쪽 능선 길로 접어 들었는데 이곳도 경사가 만만치 않다. 우리가 통상 다니는 삼거리 쉼터를 돌아 옥녀봉 올라 갈때보다 시간은 훨씬 단축되지만 짧은 시간에 땀을 흘리게 하는 힘든 오르막길이다.
고개에서 20분 만에 옥녀봉에 다달으니 11시 50분 쯤 되었다. 모처럼 옥녀봉에 오르니 막걸리 파는 어린 총각이 반갑게 맞아준다. 산 정상이라 바람이 매우 차다. 그러나 원터골에서 올라오는 등산객, 주로 나이든 아즘마들이 제법 보인다. 사과 한쪼각에 따뜻한 매실차 한잔씩 나누고 기념사진 한캇 한다음 12시쯤 출발하였다.
우리가 통상 삼거리 쉼터에서 올라오다가 길마재로 가기위해 철조망 울타리 샛문을 넘고 나오던 곳에 이르러 안내 팻말을 보니 철조망 울타리에 붙여 설치해둔 나무계단으로 올라가면 매봉까지 1400미터라고 적혀 있다.
이지점에서 원터골 방향으로 내려 가다가 첫 갈림길에서 오른 쪽으로 올라가면 길마재를 거쳐 매봉 가는 주능선에 이르는 길이 우리가 최근 개발한 산행로이고 오늘도 그 산행로로 갈 계획이었는데, 손옹과 직흥적으로 이 나무계단으로 매봉까지 갔다가 내려가기로 하고 그 계단으로 올라 가는데 나무계단 마다 넘버링을 넣어 매봉 정상 부근의 헬기장 가까이에 이르니 계단에 적힌 숫자가 1300 얼마였다. 헬기장에서 매봉 정상까지 230 미터로 표시되어 있었다.
매봉은 옥녀봉 보다 200미터 높지만 주말에는 정상에 산꾼들로 붐비는데 오늘은 월요인데다가 날씨가 쌀쌀한 때문인지 정상에는 한, 두사람 뿐이었고,뛰엄 뛰엄 올라오는 사람도 주로 남자들이었다.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손옹이 가져온 큼직한 찹쌀떡 2개, 베지밀 한팩, 그리고 내가 가져간 따뜻한 매실차 등으로 요기를 하고 나니 이수봉을 거쳐 가도 될 만큼 속이 든든하였다. 그러나 이수봉으로 거쳐가면 2시까지 청계산장에 도저히 도착할 수가 없으므로 이수봉까지 가는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부지런히 헬기장에서 가장 오른쪽 길을 통해 조금 내려오니 그길이 우리가 길마재를 거쳐 올라오다가 만나는 매봉 - 옛골 주능선이었다.
빨리 걸은 탓에 1시 40분쯤 진천이 기다리는 청계산장에 도착하였다. 매봉에서 식당까지 정확히 45분 걸렸다. 막걸리 한잔씩 곁들여 된장찌게 정식으로 한끼를 잘 떼웠다.
오늘 산행로는 안내도 오른편 과천쪽 제일 윗쪽 길로 옥녀봉을 거쳐 왼편 윗쪽 헬기장에 도착, 위쪽으로 매봉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헬기장에서 제일 왼쪽 길을 따라 옛골로 내려온 것이다
첫댓글 아뭏튼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일주일에 두번 산행도 부족해서 월요일도 산을 타다니.......
더구나 오늘 방송에 대공원을 탈출한 곰 한마리가 청계산 정상부근을 배회하고 있었다는데
곰과 안 마주치고 산을 무사히 내려온게 다행이군요.
靑湖, 산행기를 빨리도 씃네.옥녀봉으로 해서 매봉을 올라 옛골을 3시간에 왔으니, 지금 생각해도 늙은이 둘이 다리에 발통을 달았나 의심 하겠어. 우리가 매봉을 오를때 헬기가 머리위를 날며 확성기로 무언가 안내 하기에 산불방지를 위한 안내 방송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곰을 피해 빨리 하산 하라는 안내였군.山上과 山아래 기온차가 너무 심해 따뜻한 청계산장에서의 막걸리 한사발과 된장찌게맛은 일미였지.
뉴스를 보니 곰이 이수봉에 나타났다지. 진천이 청계산장에서 기다린다고 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수봉으로 내려 갔다가 곰을 만날뻔 했네. 진천에게 고맙다고 해야겠다.
오랜만에 진천의 얼굴을 보니 기쁘네요. 청호와 손옹 두분은 이제는 못말리는 산꾼이 다 되셨네.
KTX에 날개 붙인 다리네. KTX의 날개다리 ... 참으로 대단하이 .....그리고 건강한 세 사람의 얼굴 보니 반갑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