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졸라맨" 이라는 플래쉬 애니 작가인 김득헌이라는 사람이 쓴 글입니다.
: 그렇게 가볍기만한 글은 아닌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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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인류시대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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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개한 시절 우주에서 온 짱가가 지구를 지켜주던 때가 있었다.
: 이후 지구인은 과학기술의 눔부신 발전으로 마징가Z와
: 태권V를 비롯한 다종의 메카들을 연구개발해 스스로 지구를
: 지키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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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들 로봇에도 기술의 제한이 따라 한계를 극복하지는
: 못했다. 마징가의 예를 들자.
: 인간과 기계가 하나가 된다고는 하지만
: 로봇이 움직이기까진 인간이 생각하고 조종하는 시간의
: 갭이 있어 완벽한 싱크로라할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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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어떠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특수 재질의 <초합금Z>가
: 쓰인 곳도 국한적이라 제아무리 튼튼한 무쇠팔 무쇠다리라도
: 재질이 '쇠' 이다보니 부식의 위험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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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당이 이런 약점을 이용해 초강산성 부식액이라도 쓰는 날에는
: 마징가는 팔 다리를 접은 거북이와 같은 꼴이 된다.
: 이 얼마나 댄져러스한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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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다 한 번 대파하면 재료비, 수리비 마련을 위해
: 연구소 임직원 일동이 구슬꿰기, 인형 눈달기 등
: 부업을 뗘야할 판이었으니, 좀 더 미래 지향적인 대책을
: 세우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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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지구방위사령부에서 각국의 박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 짜낸 것이 스피드와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최초의
: 파어풀 인간특공대, 바로 '피닉스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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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책임자로 남궁박사를 지목해 그에게 모든 지휘와 권한을
: 맡겼고 남박사는 정예 5명을 엄선 색출, 독수리 5형제라는
: 걸쭈칸 팀을 창출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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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상 어디라도 악이 있는 곳이라면 소리없이
: 하얀 날개를 펼친다!"
: 이것이 바로 그들의 건팀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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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 무리와 싸우기 위해 날마다 개인 트레이닝과
: 주 1회 팀스피리트 (팀정신건강운동)를 통해 심신을 단련해왔다.
: 강인한 정신력과 용기로 무장한 회오리 바람, 회전 점프상승,
: 날쌘 번개킥 등 다양하고 현란한 테크닉을 구사,
: 라스트로 5명이 일심으로 뭉쳐 졸라 뜨건 불싸조가 되어
: 바람을 가르며 적괴수를 불싸질러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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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쯤되면 결과는 대성공, 부실한 로봇 단계를 넘어
: 초인간 시대를 연 것이다.
: 그렇게 지구에 독수리 파이터가 있는 한 태양은 어김없이 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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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커서 독수리 5형제가 될테야..."
: 동네 애덜에게도 5형제의 인기는 짱이었다.
: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들에게도 언제까지나 태양이 비춰지진
: 않았다. 인간이라 나이를 먹게 됨에 따라 행동반경도 좁아지며
: 굼뜨게 되자 더이상 팀을 기대치 만큼 운영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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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로 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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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수퍼맨, 후라쉬맨, 우트라맨, 등등 기라성같은 맨들이
: 출현하며 독수리 5형제는 제 1전선에서 물러서게 된다.
: 그들이 은퇴한 후, 바가지 디비쓰고 보자기 둘렀던 애덜이
: 이젠 후라쉬 들고 설치며 꿈이 후라쉬맨으로 바뀌었고
: 청년들은 앞다퉈 수퍼에 취직하려고 혈안이었다
: (이때가 수퍼맨의 호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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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지구방위에 청춘을 바쳤던 독수리 5형제!
: 그들은 지금 어디서 멀하고 있는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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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지 초록빛 대지의 평화를 위한 일념으로 불새가 되어
: 졸라 뜨거워도 참고 싸워온 그들이었는데
: 지금은 세인의 관심조차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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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그 첫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독수리 5형제의 재조명과
: 일개시민으로 전락하기까지의 설움과 애환이 담긴
: 초울트라 비하인드 감덩 스토리를 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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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수리 5형제 그 후
: 피닉스 특공대는 악을 소탕하기위해 눔부신 하얀 날개를
: 쉴 새없이 파닥거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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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저녁 5시 30분에 출근해 40분쯤이면 어김없이 악당이 일을
: 꾸며 출동해 싸우고 복귀하면 6시 퇴근.
: 최장 전투시간으로 한 번은 싸우다 싸우다 끝이나지 않아
: 6시되서 일단 퇴근하고 다음날 5시 30분부터 이어서 싸운적도
: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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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에 좀 쎈 괴수가 나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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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듯 하루도 안빼먹고 싸우느라 지쳐 피로가 축적되어 갔지만
: 남박사에겐 내색 한 번하지 않은 건,
: 저변에 지구를 지키려는 원초적 인류 봉사애가 흐르고 있었기
: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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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일주일에 이틀은 쉬었지만 언제나 경계를 늦추지 않고
: 남박사의 호출에 대기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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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당시 독수리 5형제였던 맴버를 찾아 험난한 여행과
: 수소문 끝에 간신히 전직 독수리 2호였던 혁을 만나는데
: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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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옌날 기똥차게 머쪄던 모습은
: 온데간데 없고 초췌하기 그지없는 그의 모습에서
: 세월의 무정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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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인터뷰를 완강히 거부했지만 거금 500원에 그를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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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도 다른 멤버들과 소식이 끊긴지 오래전이라고 했다.
: 우린 신천에있는 기지촌에서 피쳐3000에 과일사라다를 시키고
: 과거의 화려했던 이야기 보따리를 시간가는 줄 모르게
: 하나쓱 두개쓱 풀어내렸는데
: 대충 혁의 심중을 필역하자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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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고아원에서 자란것도
: 서러운데 인상 드럽고 쌈 잘한단 이유로 남박사가
: 자신을 끌고가 지구를 지키라는 명분하에 졸라 부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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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목숨바쳐 지구를 지키는데도 위험수당 하나 없으니
: 호주머니가 심심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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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째로 늙고 체력이 딸리니 널린게 젊은 넘들인데
: 자연 정리해고요, 거기다 헌신적인 공로에 돌아오는 건
: 헌신짝 버리듯 하는 세상 인심이니... 허~어...
: 그럼 그에 야그를 직접 들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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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땐 졸라 힘들었었죠. 하지만 맘 편히 쉴 수 없었던 건
: 지구의 미래가 우리손에 달렸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웠기
: 때문였죠.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랴...
: 그날의 피로는 "삐리리"로 푼다 곤 하지만 누적된 피로엔
: 장사가 없죠.
: 1호였던 건의 경우 쓰러 진 적도 있어요.
: 닝게루(링겔주사)꼽고 싸운 사람은 아마 세상에
: 그친구 밖에 없을걸요?
: 그리고 저는 밤에 자면서 헛소리를 많이 했죠.
: 한 번은 자다가 발딱 인나 케비넷 문을 열더니 느닷없이
: 그러더래요. "추이똥이닷!"
: 그러곤 다시 디비 자더래요. 나원 참~ 말 다했죠.
: 다른 친구들은 그나마 괜찮아 좀 어질어질한 정도였구요.
: 하이튼 데미지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어요.
: 지난일이니까 까노코 말하는데~
: 막판에 우리 보약먹고 약기운에 싸웠어요.
: 씨바, 안그랬음 알렉터구 지랄이구 대박 깨졌쪼오~.
: 보약이 달리 비싼게 아니더만요.
: 사실 서럽고 아쉽기도 했어요... 우
: 리들을 쉽게 잊은 사람들이... 늘~상 밥먹고 하는 일이라곤
: 허리꺾기, 목 따기, 관절 뽑기였기 때문에
: 따로 배워둔 기술도 없고 막상 짤리고 나니
: 할 일이 없는 겁니다.
: 그냥 연금 쪼금 나오는 걸루 술과 더불어 살아왔죠 머...
: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 3호도 여자의 몸으로 고생이 보통이 아니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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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수리 2호의 이야기를 듣고있는 동안
: 나도 모르게 뻥튀기를 집은 손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 일종의 배신이라 할 수 있는 것.
: 필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그의 마음을 십분
: 이해하고도 남는다. 시간이 허락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 나누었으면 싶었지만 그와의 대화는 그 정도로 마쳐야 했다.
: 자리를 일어나며 측은함에 그의 손에 1000원을 쥐어주었고
: 넙쭉 절하는 그를 뒤로하며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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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살면서 고마움의 대상은 많다.
: 그러나 우리는 그 대상에 대해 얼마나 감덩하고 가슴 깊이
: 감사해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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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유가 생겨도 뒤돌아보지 않는 것들이 많아진 지금이다.
: 한 번쯤 껍떼기 벗고 진실하게 반성의 시간을 가져볼 필요를
: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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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가! 어제 그대 뒷자리에서 등을 맞대며
: 술을 마신 이가 한 때 우리의 안녕과 평화를 지켜주던
: 주역이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