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이란 모든 대뇌의 기능(인지기능)이 손상된 상태를 말합니다. 모든 대뇌의 기능(인지기능)이 없어졌으나, 뇌간의 기능은 유지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뇌간의 기능이 유지되어 있음으로써, 환자는 눈을 뜨고 깨어 있으며, 수면-각성 주기가 유지되어 있고, 호흡과 심장 그리고 위장 운동 등 자율신경 기능도 유지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다시 쉽게 말하자면, 생각할 수 있는 능력과 외부 자극에 대한 의식적인 반응 능력은 모두 없어졌으나, 생명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능력(호흡, 심장, 위장 운동 등)만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의미 있는 의식적인 움직임도 없고,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인지기능)도 없이, 외부의 영양 공급에 의지해서만 생명이 유지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마치 식물과 같다고 해서 식물인간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위와 같은 상태로 1달 이상 경과했을 때, 식물인간(persistent vegetative state)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 식물인간의 원인 >
식물인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두부외상을 들 수 가 있습니다. "교통사고나 기타 원인으로 두부에 심각한 손상을 받아서 식물인간이 되었다"라는 말을 흔히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더 흔한 예는, 뇌졸중(중풍)이 심한 경우, 또는 여러 번 반복해서 발생한 경우 등 뇌졸중으로 인해 식물인간이나 그에 준하는 상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이외에도 대뇌에 전반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식물인간 상태의 예후 >
식물인간 상태에서 수십 년을 지내다가 기적적으로 의식이 돌아왔다는 예를 접한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가능하다면 어떤 경우가 될까요?
식물인간 상태가 되면, 보통 평균 생존 기간 1-2 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외부에서 영양을 공급해주고 간병을 잘 한다면, 제 수명을 다할 수 있는 것이 식물인간 상태입니다. 기본적인 생명유지 기능은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가 결국 사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합병증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폐렴 등의 감염입니다. 장기적으로 자발적인 움직임도 없이 누워 지내야만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밖에 없으며, 바로 이러한 합병증으로 대부분의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들은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사망합니다. 또한 뇌졸중으로 인해 식물인간 상태가 된 환자들은 당뇨나 고혈압 등 여러 가지 지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런 지병이 악화되어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일반적인 식물인간 상태가 된 환자들의 경과입니다.
실제로 많은 환자와 보호자를 접하면서 자주 듣는 질문의 하나가, 간병을 잘 하다보면 후에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환자들이 보이는 (의식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반사적인 움직임을 보고 나서, 환자가 금방이라도 깨어날 것 같은 기대를 보이는 보호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과 전문의로서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깨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식물인간 상태가 된 원인이 명백하고 그리고 뇌 촬영(CT나 MRI)등에서 대뇌의 광범위한 손상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태라면, 의식이 돌아 올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주 드물게 두부외상을 받고 나서 뇌 촬영 등에서도 대뇌 손상이 육안적으로 확인되지도 않는데도, 임상적으로 식물인간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환자들도 예후에 큰 차이가 없지만, 식물인간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의식이 돌아왔다고 하는 경우는 바로 이런 경우 중에 극히 일부에 한한 것입니다. 그야말로 기적적인 경우가 되겠지요. 따라서 이런 경우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간병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보호자들은 식물인간 상태가 된 환자를 장기적으로 간병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적절한 선에서 환자의 남은 생을 정리해야 할 시점을 대비해서 미리 마음의 결정을 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회복 가능성이 없다면, 전문의와 상의해서 환자의 간병 수준을 정하고 환자가 남은 생을 가능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 뇌사(Brain death)란 무엇인가
< 뇌사란 무엇인가? >
식물인간과는 달리 뇌사란 대뇌뿐만 아니라, 뇌간을 포함해 모든 뇌 기능이 정지된 상태를 말합니다. 말 그대로 뇌가 사망한 것입니다. 다시 쉽게 이야기하면, 사람이 사망할 때는 사람의 모든 장기가 일시에 그 기능이 정지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별로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 기능이 정지되는 것입니다. 사망의 원인에 따라서 그 순서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심장에 직접적인 손상을 받은 경우는 심장의 기능부터 정지하고, 뇌 기능의 정지가 뒤따르겠지요. 뇌사란 직접적인 뇌 손상으로 말미암아 심장의 기능정지 보다 뇌의 기능 정지가 선행된 것을 의미합니다. 일단 뇌사 상태가 되면, 심장 박동이 유지되고 있어도 그리고 심장 박동을 유지하려는 어떠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일 내로 길어야 2주 이내로 심장 박동은 결국 멈추게 되어 있습니다.
< 뇌사는 어떻게 판정하는가? >
여러분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했지만, 실제로 뇌사의 판정은 전문의에 의해서 면밀한 기준을 가지고 시행하게 됩니다. 뇌사의 판정 기준을 아주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찰 및 검사 소견상 다음과 같은 상태이어야만 합니다.
외부자극에 전혀 반응이 없는 깊은 혼수 상태
(자발 운동, 제뇌 강직, 제피질 강직 등이 나타나지 않음)
자발 호흡의 비가역적 소실
(무호흡 검사에서 자발 호흡이 유발되지 않음)
양안 동공의 확대 고정과 뇌간반사의 완전 소실
뇌파검사에서 30분이상 평탄 뇌파
여기서 또한 중요한 것은, 반드시 뇌사를 일으킬 만한 뇌 손상이 있는 경우에만 뇌사를 진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뇌 손상을 받은지 최소한 6시간 이상 경과된 시점에서 뇌사를 판정할 수 있습니다. 뇌 촬영 등의 검사를 통해서도 그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에는 24시간 이상의 간격으로 재검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심한 저혈압, 저체온, 약물 중독, 알콜 중독 등으로 인해 뇌사와 비슷한 상태로 보이지만, 이 경우에서는 어느 정도 회복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뇌사를 판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영아의 경우에는 태어난지 7일 까지는 뇌사를 판정할 수 없고, 그 후라고 해도 뇌사를 판정하기 위해서는 48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재검을 해야 합니다.
이렇듯이 전문의에 의해 엄격한 기준으로 판정을 하게 됩니다.
<뇌사 판정이 중요한 이유는? >
사람이 사망했다는 것은 철학적, 종교적인 입장에 따라, 개인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다른 관점과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학적(의학적)인 입장에서는 뇌사란 심장사와 마찬가지로 사망인 것입니다. 그런데 심장사와 달리 뇌사 판정이 가지는 중요한 이유는 뇌사 판정을 적용함으로써, 사후 장기 이식의 가능성을 열였다는 데에 있을 것입니다. 뇌는 이미 그 기능을 모두 멈추었지만, 다른 장기는 아직 그 기능이 멈추지 않았을 때, 다른 장기까지도 기능이 멈추기 전에, 그 장기를 필요한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의학의 발전으로 인공 장기들이 많이 개발되겠지만, 사람의 장기를 대처할 수 있기까지는 요원한 미래의 일입니다. 장기 이식 이외에는 다른 치료 수단이 없는 말기 환자들에게서, 장기 이식은 마치 새 생명을 얻은 것과도 같은 일입니다.
첫댓글 교수님이 말씀하신경우는;; 십년 단위 넘어가지 않았엇나요?'' 그건 그럼 예외적인 경우가 되는건가..?
교수님이 말씀하신건 뇌사가 아니라 식물인간을 얘기하신 것 아니였습니까? 식물인간 상태로 7년을 있었다고요. 위에 글 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위에 식물인간 상태가 되면, 보통 평균 생존 기간 1-2 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이런말이 있어서 --->'식물인간에서 19년만에 깨어난 사람 ' 이런사람들이 예외의 경우라고 19년 산거니깐 보통이 1-2 년... 그니깐 예외 요런 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