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반전평화주의자와 비무장, 비폭력 또는 모든 군사적 행동에 대한 반대와 동일한 의미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대에 중국의 사상체계에서는 반전평화주의자이며 동시에 전쟁전문가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묵자(墨子). 묵자가 침략전쟁에는 반대했지만 말로만 침략전쟁에 반대했던 이상주의자가 아니라 그 침략전쟁에 대응하는 수성과 방어에서는 당대 최고의 전쟁전문가였던 실천주의자였다고 합니다.
묵자와 관련된 내용은 "묵공" 이라는 안성기와 유덕화, 최시원이 출현한 영화로도 나왔었죠.
어쩌면 우리 준비족도 묵자의 전쟁반대(비공非攻)의 후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령 재난시 우리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나와 나의 가족을 살릴수 있는 방법의 최우선 순위는 남의것에 대한 약탈이겠지요. 남의 것을 빼았는것, 이것이 개인 대 개인은 약탈이고, 국가로 올라가면 전쟁이 되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철저한 준비를 한다면 남의 것을 빼앗을 필요가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나와 나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각종 정보와 기술을 교류하며 실천하는 측면에서도 그렇고요. 최근에는 너무 과열되서 무림의 고수 분들이 잠적하는 사태까지...,
묵자와 관련된 재미있는 전쟁 이야기가 있어 퍼왔습니다.
도상전쟁(圖上戰爭) 또는 모의전쟁(模擬戰爭) 요즘은 워게임이라고 하죠.
출처는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 에서 "묵자의 겸애와 반전평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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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편公輸篇에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공수반公輸盤이라는 명장名匠이 초왕楚王에게 초빙되어 운제雲梯라는 공성 기구攻城機具(성을 공격하는 기구)를 제작했습니다. 초나라는 그것을 이용하여 송宋을 공격하려고 했습니다. 이 소문을 들은 묵자가 제나라를 출발하여 열흘 낮 열흘 밤을 달려가서 초나라로 하여금 전쟁을 단념하게 합니다.
이 「공수」편에는 묵자와 공수반과 초왕이 논전을 벌이는 광경이 소설적 구도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반전 논리도 돋보이지만 전쟁을 막기 위한 묵자의 성실한 태도가 더욱 감동적입니다. 묵자가 반전 논리로 초나라의 침략 의도를 저지할 수 없게 되자 초나라의 공격이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단언합니다. 결국 묵자와 공수반의 도상 전쟁圖上戰爭이 연출됩니다. 일종의 모의 전쟁입니다. 허리띠를 끌러 성을 만들고 나무 조각으로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공수반이 공성 방법을 바꾸어 아홉 번이나 성을 공격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묵자는 아직도 방어술에 여유가 있었습니다. 공방攻防 시범에서 공수반은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주 의미심장합니다.
“내게는 선생을 이기는 방법이 있으나 이 자리에서 밝힐 수는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초왕이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그 물음에 대한 답변은 공수반이 아니라 묵자가 했습니다.
“공수반의 말은 나를 이 자리에서 죽이면 송나라를 공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저의 제자들은 금활리禽滑釐 이하 300명이 이미 저의 방성 기구를 가지고 송나라의 성 위에서 초나라 군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록 저를 죽인다 하더라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여 묵자는 기어코 초나라의 송나라 침략을 저지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것입니다만 정말 중요한 이야기는 그 뒤에 이어집니다. 묵자가 돌아가는 길에 송나라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마침 비가 내려서 묵자는 마을 여각閭閣 아래로 들어가 비를 피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문지기는 묵자를 들이지 않았습니다. 송나라를 위하여 열흘 밤낮을 달려가 초나라의 침략을 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알지 못하고 그를 박대했습니다. 「공수」편 마지막에 첨부되어 있는 다음 구절이 그것입니다.
止楚攻宋 止楚攻鄭 阻齊罰魯
墨子過宋天雨 庇其閭中 守閭者不內也
故曰 治於神者 衆人不知其功 爭於明者 衆人知之 ―「公輸」
초나라가 송나라를 공격하려는 것을 저지하였고, 초나라가 정나라를 공격하려는 것을 저지하였으며, 제나라가 노나라를 공격하려는 것을 막았다. 묵자가 송나라를 지날 때 비가 내려서 마을 여각에서 비를 피하려 하였다. 그러나 문지기가 그를 들이지 않았다.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사람의 공로는 알아주지 않고 드러내놓고 싸우는 사람은 알아준다.
미리 아궁이를 고치고 굴뚝을 세워 화재를 예방한 사람의 공로는 알아주지 않고, 수염을 그을리고 옷섶을 태우면서 요란하게 불을 끈 사람은 그 공을 칭찬하는 것이 세상의 인심인 셈이지요. 개선장군에 대한 환호가 그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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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묵공이라는 만화책은 참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물론 영화도 봤었구요. 오늘 또 여기서 묵공을 만나니 반갑네요. ^^
그래서 현대 정치가들도 요란한 치적공사에 국고를 탕진하고 영웅이되고
그 뒷수습에 남모르게 노력한 분들은 무능력자 취급을 당하죠.
어디 정치가들 뿐이겠습니까. 사회생활, 직장생활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많이있죠.
@마타하리(수원) 공감합니다
동감입니다 그러고보니 저의 생각도 묵자쪽과 많이 닮은것같습니다 평화를 위해서라면 전쟁에 대한 대비를 잘해야하고 생존을 위해서라면 재난대비를 평소에 해둬야겠죠 좋은글 잘봤습니다
좋군요 감사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우리사회에 각자의 위치에서 양심지키고
뮥묵히 일하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아직 세상은 돌아가는듯합니다
동감합니다
마태6:1 “남들에게 보이려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아무런 상도 받지 못할 것이다.
2 자선을 베풀 때, 위선자들처럼 네 앞에 나팔을 불지 마라. 그들은 사람들로부터 영광을 얻으려고 회당이나 길에서 나팔을 분다. 내가 너희에게 진정으로 말한다. 그들은 이미 자기 상을 다 받았다.
3 자선을 베풀 때에는 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4 아무도 너의 구제함을 모르게 하여라. 그러면 숨어서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네게 갚아 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