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선생님의 기획 초대전이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전시 오프닝은 8월 14일(금) 17시에 있으며, 작가와의 대담은 8월 15(토) 11시에 있습니다.
이미 이상일 선생님의 이번 오온 시리즈는 2009년 동강국제사진전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사진 작품은 전부 동강사진박물관에서 소장하였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선생님의 사진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될 듯 합니다.
고은사진미술관 기획초대전 <이상일 展>
삶을 사진으로, 그리고 마침내 깨달음에 도달한 구도의 여정, 으므니에서 오온(五蘊/Panca Khandha-色, 受, 想, 行, 識)으로 2009년 동강국제사진제에서 동강사진상을 수상하기도 한 사진가 이상일은 고은사진미술관기획초대전 <이상일 전>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살아가고 있는 나"를 돌아보는 <으므니>, 고향 사람들의 현재 모습을 통해 지난 유년의 기억과 대면하는 <기억의 거울-고향 사람들> 그리고 새벽시간 부산 범어사를 담으며 존재와 인식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최근작 <오온>시리즈를 전시합니다. 근래 보기 드물게 최대 작품 크기 100×200cm의 흑백 은염 프린트(gelatin silver-print)로 제작된 <오온>시리즈는 단순한 하나의 인화방식이 아니라 작가의 물음에 관객이 보다 가깝게 다가설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로 관객과의 소통을 이끕니다.
■고은사진미술관관장 이재구

"한 개인이 역사에 대해, 혹은 세상에 대해 객관적으로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건방지고 편협한 일인가."
이제 와 사진가 이상일이 스스로의 작품에 대해 "아상(我相)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한들, 곧이곧대로 들릴 리는 없습니다. 차라리 작가로서 그가 지켜온 기준의 엄정함만을 새삼 확인하게 될 뿐일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의 이러한 자책은 새로운 작품 세계로 이어졌습니다. 최근작인 '오온(五蘊)' 시리즈가 그렇습니다. '오온'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물질과 감각, 지각표상, 마음의 작용, 마음의 총체 등 다섯 요소로 구성되어 있음을 뜻하는 불교의 용어입니다.
"이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생각마저도 놓아버리고 싶다. 단지, 알아차림의 주체가 없고 알아차림과 알아차림의 대상이 되는 그 현상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경험하고 싶다"는 작가는 자차분한 세속의 풍경 대신 범어사의 새벽, 깨어나는 만물을 향해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혹은 저 빛과 어둠, 생과 멸, 세상의 순간과 영속적 섭리 사이의 고리들을 채집합니다.
`오온 시리즈'는 그가 새롭게 결심한 사진 여정의 첫 발자국입니다. 이상일 작가는 내내 "밀려난 삶을 사는 사람들, 그 슬픈 존재들" 사이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뇌해 왔습니다. 그의 사진 행위는 무엇보다 "타자를 통해 나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지만 5.18 묘역이 있는 망월동의 역사적 자취('망월동' 시리즈), 온산공업단지가 들어선 후 생명을 잃어가는 울산의 어촌('메멘토모리' 시리즈)을 기록한 작업에는 분명 "간단치 않은 우리 사회의 현대사를 선명하게 관통"(경성대학교 권융 교수)하는 시선이 있었습니다. 개인사를 세상의 지평과 아우르는 작품 세계는 생명의 근원인 어머니의 돌아감을 계기로 삶과 죽음의 보편적 문제로까지 확장되기도 했습니다.('으므니' 시리즈)
바다의 도시 부산 해운대에 자리한 지방 최초 사진전문미술관인 고은사진미술관에서 8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기획초대전으로 이상일전을 선보입니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 기간과 일정을 같이하므로 영화제 기간 동안 해운대를 찾는 많은 영상매체 관계자들에게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