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한러대화와 함께 23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2026 러시아 시장 진출 세미나'를 연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협 세미나는 2020년 11월(러시아 등 신북방지역 비즈니스 및 마케팅 성공전략 세미나)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참가 신청 마감은 17일.
이번 세미나는 서방의 대(對)러 제재로 4년 이상 닫혀 있던 러시아 시장의 변화와 국내 기업의 진출 환경을 점검하는 자리다. 러시아 지역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이대식 러시아 IN&OUT 대표와 제재 속에서도 꾸준히 러시아를 오가며 시장 변화를 살펴온 박종호 한러비즈니스협의회 대표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먼저 △이대식 대표가 '중동지역 군사 충돌과 러-우 전쟁 종전 협상 속 신질서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이 '호르무즈 위기와 북극항로 진출 전략'을,
△박종호 대표가 러시아 유망 혁신 분야및 협력 분야를, △박지원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이 K-소비재 재진입 전략을 다룬다.
러시아 시장은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 등 대기업이 진출해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퉜던 곳이다. 하지만 전쟁 발발 이후 우리 정부도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 주요 기업들은 현지 사업을 중단하거나 최소한의 조직만 남겨둔 채 철수했다.
무역협회 측은 "정부가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민간 차원의 러시아 시장 진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말부터 한러대화와 이번 세미나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의 중요성은 새삼 부각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첫 전체회의에서 박원주 성장경제분과장은 에너지 위기에 따른 단기 대책으로 러시아·이란산 원유 및 LNG 확보를 제안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면 지리적으로 가까운 러시아에서 원유·나프타·액화천연가스(LNG) 등을 들여올 수도 있다. 국내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원유 가공에 적합한 설비를 갖춘다면, 현재와 같은 중동 위기에 따른 에너지 위험을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한-러 협력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북극항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그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 유럽행 해상 교역로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 측은 "정부가 오는 9월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며 "상업화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업들도 벌써부터 북극항로 동향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