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절 손길
마른 잎 바람결에 떨어지고 쌓였던 기억들이 흩어졌다.
달빛 베틀이 씨실 날실을 엮을 시기였다.
산과 들도 슬픈 악보 되어 강물로 흘려보낸 시간,
장로님께서 감사절 강단 꽃 언제 살 것인지 물었다.
마음에 새긴 점심, 배불리 먹을 기회였다.
정한 날, 흔쾌히 나설 때 수선 집 갈 옷을 들고 타셨다.
오랜만에 찾은 화훼 단지! 예쁜 꽃들 손짓이 부담이었다.
튼실한 쌍대 호접 난에 눈이 멈췄다.
흰색 중앙에 보라색 꽃술이 돋보였다.
심을 때 쌍화차를 마셨다.
리본을 단 사장님이 ‘절대 물 주지 말라’는 거였다.
도중에 금남로 수정 식당에 차를 세웠다.
장로님 식자재 배달 텃밭이라 직원들이 반겼다.
후식 누룽지를 끓여 내는 천상의 식탁,
순한 커피까지 VIP 대접이었다.
여름내 강단 빈자리에 난을 올렸다.
꽃망울이 꽃으로 피었다.
감사절에 진열할 농산물을 미리 가져오신 분들이 계셨다.
단감, 바나나, 수박, 대봉, 무, 배추, 귤, 멜론, 호박..
순대와 알타리 김치를 내민 권사님 손맛은 기가 막혔다.
세이레 기도로 엉킨 삶에 하나님의 하실 일을 꿈꾸었다.
한국회관 사장님 반응에 놀랐다.
‘장로님 감사합니다. 광주 신광교회 이상래 목삽니다.
때마다 기도해 주시고 귀한 예물 더해 주심에 감동입니다.
선교사 자녀 장학금에 보태겠습니다.
기억하고 소중한 사업장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건강 챙기시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하나님의 은혜로 신여옥 권사님을 사업장에 보내 주시고
기초 석으로 사용하시며, 교회사랑, 이웃사랑
이루어가는 영적 성장에 감사합니다.
목사님 기도였습니다. 아멘!’
동생도 잊지 않았다.
‘잘 지내시지요. 언니도요.
엄마 보내고 차에 극동방송 고정이에요.
얼마 전 추수 감사절 듣고 잊을 뻔했는데 생명 샘 읽고 성의 표하네요.
엄마 계셨으면 귀띔해 주셨을 텐데..
넉넉히 보내지 못해 죄송해요.
엄마 생각하니 가슴 벅차네요.’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
다들 어려운 형편일 것인데 기억하고 보내 줘 몸 둘 바를 모르겠네.
어머니 생신 돌아와 생각할수록 눈시울이 뜨거워지네’
‘생신날 토욜이라 만나서 밥 못 먹겠네요.
그때 갔다 올게요. 대봉 없으시지요.’
‘난 전날 다녀올게.. 감사절이라 감은 많아..’
팥떡은 새 신자인 골목 할머니가 섬긴다기에 깜놀했다.
먼저 감동 먹고 인사드렸더니 흐뭇하게 여기셨다.
감사절에 달력과 구역 상품 곁들어 여느 해보다 넘치게 드렸다.
고갈 없는 복의 통로요,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였다.
아픔의 길, 행복의 열쇠는 감사였다.
잠들 때 먼 땅에서 기별이 왔다.
‘목사님, 추수 감사절 예배 잘 드리셨는지요?
감사절 보내며 감사한 분들 떠오르네요.
늘 후배들 섬겨 주신 목사님 계셔서 고맙네요.
밖에는 세찬 바람과 풍랑 일어도 피할 예배당이 있어 감사하네요.
이 밤도 평안히 잘 수 있어 감사.. 목사님 평안히 주무세요^^’
다음 날 일어나 답을 냈다.
‘윤 목사님! 편한 밤 보내셨어요.
상큼하고 좋은 아침이네요.
귀한 톡에 감격했네요.
감사절 안부에 배불렀어요.
요즘 세상에 특혜 받은 기분이어요.
오히려 복음의 외진 곳에 등대되어 감사드리네요.
활기찬 하루 여시고 얼굴만큼 멋있는 날 보내세요.
기도하고 응원할게요. 파이팅!’
절기 헌금은 광고한 대로 장학금으로 흘렸다.
‘선교사님! 만추의 끝자락에 추위가 성큼 다가왔네요.
가로수 은행잎이 비 오듯 내리네요.
그동안 별일 없이 지내지요.
다들 건강하시고요.
공 예배 때 빠짐없이 선교사님 사역과 가정 위해 간구하네요.
낯선 땅에서 삶이 벌써 10년째 접어드네요.
복음의 불모지!
말씀과 기도로 이겨내며 지경을 넓혀 감에 가슴 뜨거워지네요.
무엇보다 다음 세대 선교 꿈꾸며 자녀 교육 애씀이 너무 크지요.
어려움을 알지만 마음뿐이지 충분한 도움드리지 못함이 아쉽네요.
현실이 녹록지 않아 파송 교회로 어깨가 무겁네요.
추수감사절 예물 100만 원 송금했어요.
까마귀를 통해 채운 헌금으로 자녀 교육비에 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돌이켜 보면 자녀 양육 때 그 필요를 채워주지 못함이 큰 짐이었어요.
감사절 떡, 과일, 구역 선물 전하며 선교사님 가정이 눈에 밟혔네요.
오늘 요양병원 예배!
과일과 요구르트 준비해서 예배드림이 기쁨이었네요.
구순 할머니가 목사님!
병원에 오래 있어 자식들이 안 와서 헌금도 못하네요.
돈도 없는 디.. 뭐 할라고 이런 선물 주세요?
분명한 건 그분들과 예배드리는 일로 만족하게 여기며 섬기고 왔네요.
아무쪼록 행복한 삶 누리며 평강과 자유 넘치길 기도할게요.
선교사님! 힘내세요!!’
‘목사님, 감사합니다.
이 고마운 마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것 하나 어렵지 않은 곳 없는 이때,
큰 은혜로 섬겨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목사님 글을 읽으며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하나님께서 광주 신광교회 만나게 하신 것,
박사 과정 동안 섬겨 주신 목사님의 손길,
지오 전임 간사 되어 서울로 이동할 때부터 지금껏 베풀어 주셨던 사랑,
파송 받을 수 있는 은혜,
이 순간까지 저희 향한 사랑을 쏟아부어 주시는 목사님과
신광 가족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이 모든 일을 준비하시고 행하여 주신 하나님께 찬양과 감사를 올립니다.
보내신 귀한 마음 예준, 예솔이 교육에 사용하겠습니다.
모든 순간순간 주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저희들임을 고백합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신광 식구들 모두 건강하시고 몸과 마음,
영혼에 성령님의 힘으로 승리하시길 기도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목사님, 늘 평안하시길 구합니다.’
2024. 11. 23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
첫댓글 추수감사절 일상이 참 아름답네요.
감사의 준비도, 표현도, 흘려보냄도 ...
감사의 끝이 더 감동입니다.
언젠가부터 저희는 쌀로 감사단을 채웠는데,
감사절 느낌이 좀 덜해서 내년부터는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벌써 한 해가 지나가는 느낌이네요.
바빠지는 연말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저는 요즘 거금도 집 짓는 데 가 보랴,
교회 사역하랴 시간에 좀 쫓기는 느낌이네요.
오늘도 주님 손길 담아내는 귀한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강 목사님
감사합니다
일상을
아름답게 보신
선한 눈이 보배롭네요
목사님 교회 감사단에 쌓인 쌀
어마무시하게 보이던데
소자가 한 일에
감동이라니 부끄럽네요
거금도 집?
현실을 보여준
거금 들인 실체라
기대한 바가 크네요
목사님 집 지으라고
거금 대교 세워 놓았네요
익금 교회 건축할 때 처럼
배로 자재 실어 날랐으면
불가능했을 것인데요
입택할 때 초청하면
집 구경 한번 가야겠네요
보태준 것 없지만
힘 내시고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기도하겠습니다
행복한 저녁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