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해봅시다
|
24-03-12 08:52
우듬지를 잘랐더니 / 이규석
cornerlee
조회 수 107 댓글 1
우듬지*를 잘랐더니
이규석
조상님들 누워계신 동솔밭 너머로
같은 듯 같지 않은 새 해 떠올랐다
아름드리 노송 아래
나뒹굴던 솔방울
저게 언제 생명 되나 했었는데
불쑥불쑥 솟아난 여린 것들
어느새 도래솔** 되었다
북풍에도 볕 바라기 나선 우듬지
다투어 고개를 뽑자
곧게만 자라지 말고
굽어서도 살아보라는 말씀
솔바람 타고 들려와
상투 자르듯
위로만 오르려는 욕망 톱날로 잘라내고
끝없이 뻗으려는 체통 가위로 잘랐더니
펑퍼짐한 다복솔*** 되었다
도포자락 휘날리던 할배
치맛자락 거머쥐었던 할매
병풍처럼 둘러쳐진 다복솔 안에서
이젠 편히 쉬셔도 되겠다
*우듬지 ; 나무의 우두머리 가지 혹은 싹
**도래솔 ; 무덤가에 둘러선 소나무. 소나무는 무덤가에 둘러 서서 죽은자의 영혼에 벗이 되기도 한다.
***다복솔 ; 가지가 탐스럽고 소복하게 많이 퍼진 어린 소나무
카페 게시글
작품토론방/옛자료
우듬지를 잘랐더니 / 이규석
꽃나비달
추천 0
조회 7
24.09.17 00:11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수하 24-03-14 21:01
https://youtu.be/gOuniWh5Jlk?si=BxjyWLa5HNnERdyz
영상토론
P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