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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 시대,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모델을 제시하자
( 류중구 (전) 2012여수세계박람회 범시민추진위원장 ,전) COP28(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남해안남중권유치 공동상임위원장) (사진=이백형기자)
[기고문= 류중구]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폭염과 집중호우, 산불과 가뭄, 해수면 상승과 해양생태계 변화는 이미 우리의 일상이 됐다. 특히 바다와 섬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지역은 기후변화의 충격을 가장 먼저 마주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이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치에 나선다면 단순히 ‘어느 도시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할 것인가’를 넘어 ‘대한민국이 세계에 어떤 기후 비전을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나는 그 해답 가운데 하나가 남해안 남중권에 있다고 생각한다.
18년 전 여수에서 시작된 도전 ,남해안 남중권의 COP 유치 논의는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여수는 18년 전부터 COP 국내 유치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논의에 참여해 왔다. 제18차와 제28차 COP 유치에 도전해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시민사회의 열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는 그 경험을 여수라는 한 도시의 자산에서 남해안 전체의 자산으로 확장할 때다.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세계에 던진 메시지도 다르지 않았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주제 아래 바다와 인간의 공존, 해양환경 보전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그 정신을 다시 섬과 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으로 이어가고 있다.
2012년 바다에서 시작한 질문이 2026년 섬을 지나 2028년 기후로 이어진다면, 여수와 남해안의 국제행사 역사는 단순한 행사 개최의 연속이 아니라 대한민국 해양·기후 비전의 역사로 남을 수 있다.
G20과 COP33은 경쟁할 필요가 없다. 대한민국은 2028년 G20 의장국을 맡는다.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는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그렇다고 G20과 COP33을 경쟁시킬 이유는 없다. G20이 세계 경제와 국제질서, 성장과 혁신을 논의하는 정상외교의 장이라면 COP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논의하는 기후외교의 장이다.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확대하려면 경제와 기후를 별개의 영역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함께 연결하는 새로운 국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G20으로 세계 경제의 미래를 논의하고, COP33으로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논의하자.”
2028년을 대한민국이 경제외교와 기후외교의 역량을 동시에 세계에 보여주는 해로 만든다면 그 의미는 더욱 커질 것이다.
왜 남해안 남중권인가? 남해안 남중권의 가장 큰 경쟁력은 어느 한 도시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도시의 산업과 생태, 해양자원을 하나로 연결해 거대한 기후·해양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다.
여수에는 섬과 바다, 국제행사 경험과 국가산업단지가 있다. 광양에는 철강산업과 항만이 있으며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있다.
순천에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습지와 생태자원, 정원문화가 있으며 고흥에는 우주산업과 섬·해양자원, 농업자원이 있다.
여기에 경남의 진주·사천·남해·하동 등도 항공우주산업에서 해양관광, 생태·산림·수자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이 다양성이 남해안 남중권의 경쟁력이다. 산업과 생태, 도시와 농어촌, 항만과 섬, 첨단산업과 자연환경이 공존하는 남해안은 기후위기를 단순히 논의하는 장소를 넘어 탄소중립과 정의로운 전환이 실제로 이뤄져야 하는 현장이 될 수 있다.
영호남을 잇는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모델, COP33 남해안 남중권 유치가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지역의 경계를 넘어선 연대에 있다. 전남과 경남이 행정구역의 벽을 넘어 함께 준비한다면 이는 단순한 국제행사 공동유치를 넘어 새로운 초광역 협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여수·순천·광양·고흥·보성·구례와 진주·사천·남해·하동·산청을 하나의 ‘남해안 기후경제권’으로 연결하고, 광역교통과 관광, 산업전환, 해양생태 보전정책을 함께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지방도시가 각자의 강점을 연결해 세계적인 국제행사를 만들어낸다면 그 자체가 대한민국이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모델이 될 수 있다.
COP33은 한 도시가 가져가는 행사가 아니라 남해안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COP33을 ‘회의’가 아니라 ‘유산’으로 COP 유치의 목적이 수많은 참가자를 불러들이고 지역경제에 일시적인 효과를 만드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COP가 끝난 뒤 무엇이 남느냐’이다. 남해안 산업을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하고 섬과 연안의 기후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는 한편,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기후환경교육을 확대하는 실질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나아가 남해안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해양·기후 연구·교육·산업의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장기적인 국가전략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COP33은 몇 주 동안 열리고 끝나는 국제회의가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남해안의 미래를 바꾸는 ‘유산’으로 남을 수 있다.
여수의 18년 꿈을 남해안의 꿈으로, 다시 시작할 때다. 여수는 오랫동안 꿈꾸고 도전해 왔다. 2012년 여수는 세계를 향해 바다의 미래를 물었다. 2026년에는 섬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기후의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 대한민국은 세계에 어떤 미래를 보여줄 것인가. 그 답을 대한민국 남해안에서 시작해보자.
이제 COP33은 ‘여수냐, 다른 도시냐’의 경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여수에서 시작해 순천과 광양, 고흥과 보성·구례로 이어지고, 섬진강을 넘어 남해·하동·진주·사천·산청까지 함께하는 남해안의 공동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
여수에서 시작된 18년의 꿈을 남해안 남중권의 꿈으로, 그리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후 비전으로 만들어갈 때다. 이제는 여수가 아니라, 남해안 남중권이다
이백형 koreamk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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