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경제가 불확실할수록 인간의 비합리성에 주목하라”라는 주제에 맞춰서 우리가 매일 크고 작은 문제와 마주치며 우리 스스로는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의 저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20년에 걸친 다양하고 기발한 실험을 통해 그 생각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것임을 증명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인간의 지극히 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도 실은 말도 안 되는 비합리성으로 무장하고 있음을 알려주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한까지 제시해 준다.
그중 오늘은 비교와 앵커링 효과에 대해 설명하겠다
우리는 주변 사물을 인식할 때 항상 다른 것과 관련짓는다. 예를 들어 자신의 연인, 자동차, 애완견과 같은 물리적인 존재뿐만 아니라 휴가, 교육환경, 감정, 태도, 관점 같은 일시적인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그렇다. 늘 이 직업과 다른 직업을 비교하고 현재의 연인과 과거의 연인을 비교하는 식이다. 상대성을 이해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우리는 상대성이 가진 한 가지의 특성 때문에 어려워한다. 우리에게는 이것과 저것을 비교하고자 하는 성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비교하기 쉬운 것만 비교하려 드는 성향이 있다. 그렇기에 쉽게 비교하기 어려운 것들은 잘하려고 하지 않는다.
약간 어려울 수 있으니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집을 살려고 부동산중개인을 만났더니 세 집을 보여주었다. 다 마음에 든다. 2곳은 현대식 가옥이고 나머지 하나는 식민지 풍의 가옥이다. 세 집의 가격은 같고 모두 마음에 들긴 하는데, 단 하나 차이가 있다. 현대식 가옥 중 하나의 경우, 지붕을 새로 해야 해서 집주인이 수리비용으로 몇 천 달러를 깎아주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게 바로 미끼이다. 당신이라면 어떤 집을 고르겠는가? 식민지 풍 가옥도, 지붕 수리가 필요한 현대식 가옥도 아닌 나머지 현대식 가옥을 고를 가능성이 높다.
왜일까?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그 이유는, 우리는 비교를 통해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식민지 풍 가옥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는 데다 딱히 그 집과 비교할 집이 없으므로 식민지 식 풍 가옥은 일단 선택대상에서 제외한다. 하지만 현대식 가옥은 다르다. 지붕 상태가 좋은 집이 그렇지 않은 집보다 나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붕 상태가 좋은 현대식 가옥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는 무엇이 더 좋은지 단독으로 평가하기보다는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 대상을 중심으로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앵커링 효과는 사람들이 처음 접한 정보(기준점)에 영향을 받아 이후판단이나 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즉 특정한 어떤 숫자나 정보가 첫인상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 그 이후 평가나 선택이 그 기준점에 끌려가는 것이다.
앵커링 효과는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면서 경제, 마케팅, 협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찰된다. 쉽게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쇼핑 할인이다. 원래 50만 원->세일 35만 원처럼 원래 가격이 먼저 제시되면 실제 가격보다 싸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도 싼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는 그 제품이 진짜 가격이 50만 원인지 알 수 없지 않은가? 이처럼 처음 본 가격이 기준점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중고거래나 협상에서 판매자가 먼저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구매자가 기준을 그 가격으로 잡기 때문에 협상의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 또한 처음 제시한 금액이 협상의 기준이 되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생활 속에 다양한 곳에서 앵커링 효과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앵커링 효과에 휘둘리지 않고 물건을 살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구매할 때는 가격 비교전 첫 가격을 기준점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옵션 확인 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협상 시에는 첫 제안 금액에 쉽게 끌리는 것이 아니라 시장 조사 후 적절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위에 것들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면 첫 정보가 마음속 기준이 되어 결정에 영향을 주는지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