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하루 출근하고
크리스마스인 오늘 다시 휴일이군요.
어제는 눈이 제법 많이 와서
중산간 지역의 도로는 얼어붙었답니다.
시내버스 타는 곳까지
농부님이 데려다 주었는데
차들이 중간중간 뒤엉켜 있기도 하고
갓길에는 체인 채우느라고 서 있는 차들이 많았습니다.
버스 타고 가면서도 마음이 아찔아찔했습니다.
눈길에서 타고 가던 차가 180도 회전해서
중앙선을 넘었던 무서운 기억이 있거던요.
출근해보니
차 가지고 나오다가 차가 미끄러져서
세워두고 택시타고 출근한 동료들도 있었습니다.
동료가 끓여준
보이차 한 잔을 마시면서
창밖으로 펄펄 내리는 눈발을 보고 있자니
어찌나 예쁜지
"아이고, 퇴근할 때 얼마나 고생이 될지는 몰라도
지금은 너무 좋다. 눈아, 펑펑 내려라~~~"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합니다.
크리스마스인 오늘은
그냥 바람만 불고 있습니다.
밭에는 어제 내린 눈이 녹았을까요?
농부님은 주문한 밀감 따러 가야되는데,,하고 있습니다.
어버이날 작은 카네이션 화분을 하나 사왔었던 걸
꽃이 지고나서 마당에 심어두었습니다.
그동안 날이 푹해서인지
이 녀석이 봄인줄 알고 줄기도 많이 풍성해지더니
그저께 들여다보니
급기야 꽃망울까지 대여섯개나 뽑아올렸던데....
철없는 이 녀석, 대체 어쩌려는지 걱정스럽네요.
크리스마스날,
처마 밑의 풍경은뎅그렁 뎅그렁
성탄 축하인사를 부르고 있습니다.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는 누구의 말보다
처마밑 풍경이 먼저 종교대통합을 노래하는군요.
모두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출처: 허허 아저씨네 감귤농장 원문보기 글쓴이: 호호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