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기간 동안 홀로 안면도에 갔다왔다.
여행의 매력은 역시 필 꽂힐때에 떠나야 하는거 같다.
회사 동료들은 혼자서 무슨 재미로 휴가를 가느냐고 하길래 혼자 도닦으러 간다고 했는데..ㅎㅎ
좀 외롭긴 하지만 도닦는 재미도 알고 보면 꽤 쏠쏠하다.^^
안면도로 가는 코스는 의외로 간단하다. 안양 지나서 39번국도를 타고 가다 당진에서 32번 국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태안에서 77번 국도로 갈아 타면 바로 안면도다.
사실 이 코스는 내겐 잊을 수 없는 코스다.
하야부사를 구입하고 처음으로 바이크 투어를 해본것이 하야동 동호회 회원들이랑 바로 이코스다.
무섭게 질주하는 수십대의 하야부사들을 거의 뒤꽁무니에서 후덜덜거리며 쫒아갔던 기억이 아련하다.ㅋㅋ
그래도 회원들 모두들 날 기다려주고 처음엔 다 그런거라고 위로해주고..그런 하야동 회원들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런데 참...날씨가 정말 도와주지 않더라.
주말부터 주구장창 비가 오더니 막상 떠나는 월요일날도 비가 흩뿌리기 시작하더니 안면도에 도착하니 아예 장대비가 온다.
여름 휴가기간이라 팬션이고 뭐고 대부분 예약이 꽉차서 사실 숙소도 안잡고 왔는데...씽~~
비때문에 시야확보가 안되어 나름 주행불가 판정을 내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오페라 하우스라는 팬션겸 호텔이라고 써있는 하얗고 우아한 건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현수막에 전화번호가 써있길래 전화 걸어 방있냐고 물어보니 있다고 해서 바로 그곳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비 쫄딱 맞고서..
원래는 하루정도만 투숙하려고 하였는데 이틀내내 주구장창 비가 오는통에 덕분에 이틀을 이곳에서 혼자서 아주 우아하게 지냈다.
테라스에서 비오는거 보며 MP3 음악 듣고, 휴가 기간 동안 읽고 싶었던 책 읽고, 커피마시고, 탕에 물 받아놓고 목욕하고, 42인치 벽걸이 TV로 영화보고...
정말 몇일 안되는 여름 휴가 기간 동안 그간 타고 싶었던 바이크 좀 실컷 타보려고 했는데 날씨가 협조를 안해주니 원망스럽다.
혹시나 하고 비 그칠때만 기다라며 호텔안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잠깐이라도 비그치면 바로 장비챙겨서 갖춰입고 용수철 처럼 튕겨 나와 바이크타고 나가면 5분도 안되서 장대비 쏟아지고..
그럼 바로 다시 우아한 아지트로 들어오고..대기모드로 있다가 비그치면 또 나가고 그러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또 비가 오고..
또 들어오고...또 나가고..또 들어오고..또 나가고..또 들어오고..
그와중에 바닷가 겟벌에서 비맞으며 사진 몇장 찍고..
와~~ 정말 힘들다..ㅠ.ㅠ
나갔다 들어왔다를 무슨 군대 5분대기조 훈련하듯 하니 인상좋으신 사장님 내외분이 안스러운지 혀를 끌끌 차신다.
테라스에서 애꿎은 초우부사만 내려다보며 사진 한컷 찍어주고..ㅠ.ㅠ
다음날도 오후 늦게까지 주구장창 비가 와서 테라스에서 하늘만 내다보고 있는데 그런 내가 좀 불쌍했는지 오후 늦게 5시경 하늘을 보니 구름이 마구마구 걷히면서 그사이로 파아란 하늘이 삐죽 보이는게 아닌가..
5분 대기조 모드로 수십번 연습했던대로 장비챙겨서 초우부사에 올라타고 해안도로로 기수를 돌려 질주했다.
안면도에는 정말 아름다운 해수욕장들이 많은데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바로 기지포 해수욕장이다.
평일이고 비도와서 해수욕장은 너무나 조용하고 사람도 없었다.
바닷가 겟벌로 들어가 초우부사 사진도 찍고 미니 삼각대 놓고 셀프 사진도 몇장 찍고서..
베이와치에서 보았던 그런 장면들도 눈에 보여지고..분위기 너무 좋다.^^
8월15일 광복절..일본으로 부터 우리나라가 해방된날...만쉐~~ 드디어 비가 그쳤다.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사장님 내외분의 배웅을 받으며 2박3일동안 우아하게 지냈던 오페라 하우스를 나와 해안도로를 한바퀴 타고서 AB방조제로 향했다.
근 3일동안 빗속에서 허우적 대다가 모처럼 코발트 블루빛 하늘과 바람을 맞으며 달리니 눈이 시려 감동의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눈물 한방울 찍~~ㅜ)
방조제까지의 직진도로를 정말 기분 째지게 달렸던 거 같다.
혼자서 미니 삼각대 펴놓고 셀카놀이 하니 가끔 사람들이 지나가며 쳐다볼때면 무쟈게 뻘쭘하지만 뭐 나름 이것도 재미가 있다. ^^
그런 날 카메라로 찍으시는 분들은 신기해서 찍으시는 건지 아님 재미 있어서 찍으시는 건지~~ ㅋㅋ
삽교를 지나 그곳에서 사진 몇장 찍고서 드디어 서울로 돌아왔다.
왕복 500km의 짧았던 온로드 여행이지만 올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하반기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대로 보람차고 뿌듯한 여행이었던 거 같다.
사람들이랑 함께 다니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혼자 가는 여행도 여러가지를 돌아보면서 한층 자신을 성숙하게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는거 같다.
또한 생각치도 못했던 의외의 재미도 많다. 여행이란게 다 그렇듯이~~~^^
첫댓글 여유로움과 쏠로투어의 고독함 자유로움이 흠씸 묻어 나오는 느낌이네요~ 멋지십니다^^
셀카인데도 참 멋진 사진입니다. 고생은 되었겠지만 후에 추억으로 간직할만한 투어일꺼라 생각됩니다.
멋집니다.. 같은 여행 한번 떠나고싶네요
뭔변기가두개인줄알았네..
아.. 멋지시네요 카메라 어떤거쓰시는건지요?
사진 정말 멋있네요..남자의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난 언제쯤이나...에혀...
와!!! 가슴이 벅찬.. 감동이네요... 진정한... 자유를 찾아 가셨군요... 멋집니다..^^!
와~~정말 멋지네요~~저도..떠나야겠어요~ㅋ
작년 이맘때 세컨 엔샬 50타고 천안서 출근 하는데 옆에 부사 커플 분이 길물어 보시던데 그분도 여기 활동 하실거 같네요 ^^; 사진 잘 봤습니다
숙박비 엄청 비쌀것같은데 얼마나 드셧나요 ?? 궁금해요~!
짠물 위험함......
사진...잘...찍으셨네요...^^* 혼자...가셨는데...저런...좋은...숙소에서...ㅜ,,ㅡ* 부럽습니다...^^* 난...항상...찜방에서...때우구...그랬는디...ㅜ,,ㅡ*
전체적으로 분위기 있으시네요 참 부럽습니다. 근데 렌즈 광각같은데 어떤거 쓰시는지요??
우~~~~~~~~~~~~~~~~~~~~~~~~~~~~~~~~~~~~~~~~~~~~~~~~~~~~~~~~~~~~~~~~~~~~~~~~~~~~~~~~~~~~~~~~~~~~~~~와 내가 가장 해보고픈 것을 하셨네요 멋지다 죽임임돠 똑같이 하고픈데...
역시 안면도~ ㅋㅋㅋ 멋찐곳이고 길도 좋아요~
오..배경..인물..바이크..펜션..어느하나 빠지지 않네요..
사진, 예술입니다.^^ 다음번에는 좋은 분과의 텐덤 사진이 올라 오기를 빕니다.~~
홀로 투어도 좋은거 같아요. 전 동호회 일행들 만나러 강릉 찍고 왔어요~신나게 쏴줬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