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형 박사의 ‘산티아고 순례길 800km’ 자전거 라이딩 완주!!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한다.
조 박사는 올해 나이 만 69세, 1978년 전매청 산하 ‘한국연초연구소’에 입사, 2011년 KT&G 중앙연구원에서 정년퇴임 할 때까지 34년 5개월간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면서 오직 회사를 위해 업무에만 열중했다. 퇴직 후에 인생 2막을 시작, 색소폰을 배우고 자전거를 타며 색소폰은 동호회 연주회와 버스킹 등을 하고 자전거는 전국 완주 그랜드슬램을 2회 달성하였고 3회 차 진행 중이다.
당초 70세 전에 색소폰연주 음반 녹음과 자전거 전국 완주 5회 달성이 목표였다. 하지만 부인이 운영하는 「정원유치원과 어린이집」 일을 거들어 주면서 전국 완주 5회 달성은 어렵다고 판단,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자여사) 카페에 가입하여 정보를 공유하던 중 2019년 8월 19일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 길벗 모집 안내를 보고 그해 순례길 자전거 라이딩에 참가하게 되었다.
순례객은 모두 11명 (서포트카 2명 별도)으로 73세 되신 분이 가장 연장이고 다음이 조 박사였다. 일행 중에는 부산 전 선생이 중3 아들과 함께 합류, 아들 체격이 건장하고 힘이 장사 인지라 라이딩 내내 앞서나가는 저력을 발휘, 팀에 활력을 주었다. 부자가 모두 육체미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체력이 탄탄하고, 73세 왕형님 역시 대단하신 노익장으로 젊은이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마침내 2019년 8월 19일 09시 인천공항을 이륙했다. 프랑스 드골공항 경유 비아리츠 (Biarritz) 공항 도착 후, 차량으로 생장 (Saint-Jean)으로 이동하는 계획이었다.
조 박사는 출국 전에 양쪽 다리에 쥐가 나는 증상과 허리가 아파서 2개월 반 정도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 가족, 지인들 누구 하나 그런 몸으로 어떻게 가려느냐고 이구동성으로 반대가 극심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이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녀오기가 어려울 것 같아 강행, 순례길이라 평탄하지 않을 것은 예상했지만 해발 100m 정도부터 1,460m까지 업-다운 (up-down)이 너무 심해 출발 첫날은 25km 정도 가는데 10시간 정도 걸렸고 중간중간에도 1,000m급 봉우리를 몇 개나 넘었는지 기억조차 없다.
자전거를 끌고 가는 구간이 태반으로 무척 힘들었지만, 산봉우리 중턱 만자린 산장에 태극기를 보자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거리는 도보 순례자들이 약 800km 정도 되지만 자전거 순례자는 중간에 길이 좁으면 도보 순례자에게 방해가 되니까 돌아가야 하므로 약 1,000km쯤 되는데 대부분이 비포장도로 커다란 돌과 다져지지 않은 모래 흙길이고 포장도로도 모래와 잔돌이 많아 자전거 라이딩에는 아주 악조건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기온은 38℃를 넘나드는 고온이었고 up hill이 너무 심해 고행의 연속이었다. 원래 날씨는 25℃ 정도여야 하는데 이상기온으로 초고온의 날씨였다.
출발할 때는 전국 완주 그랜드슬램 2회를 비롯하여 자전거를 탄 경력이 있어 꽤 호기를 가지고 출발하였으나 막상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역시나 순례 길은 멀고도 험하였다.
순례자를 만나면 건네는 인사말은 피부색이 다르고, 나라가 달라도 역시 인사말은 동일하다. 순례객을 만날때 마다 목이 터져라 외쳤던 인사말 들...
올라! (Hola) : 안녕!
부엔까미노! (Buen Camino) : 좋은 순례길 되세요!
그라시아스! (Gracias) : 감사합니다!
순례객의 2018년도 숫자는 1위 프랑스, 2위 스페인, 3위 미국, 4위 이탈리아, 5위가 4,341명으로 한국이었는데, 한국인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고 이번 라이딩에서도 한국 순례객을 만나면 서로가 반가워 올라! 부엔까미노! 를 큰소리로 외쳐 반가움을 나타냈다.
여정이 계속될수록 열악한 잠자리와 부실한 식사 그리고 누적되는 피로 때문에 점점 지쳐만 간다. 몸은 천근만근이고 엉덩이에서는 불이 난다. 하지만 낙오자, 중도탈락자라는 말을 듣기 싫고 이름에 오점을 안 남기려고 젊은이들과 함께 보조를 맞추려니 힘이 부쳐온다.
부르고스 (Burgos)라는 제법 큰 도시에 도착하는 날 아침 출발할 때 오른쪽 발목을 벌레에 물렸는데 라이딩하는 동안에는 몰랐지만 도착하고 나니 부어오르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서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가지고 온 비상약을 먹고 연고를 발랐지만, 가려움증이 심해서 밤잠을 설치고 아침에 보니 부종이 심하고 물집이 잡혀 도저히 다음날 라이딩이 불가능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이날은 라이딩 7일 차라 세탁도 하고 자전거 정비도 필요해서 하루 쉬어가는 날인데 쉬지도 못하고, 부르고스 시내 투어도 못 하고 아침에 병원으로 가야만 했다.
지금까지 라이딩 도중에도 느꼈지만, 스페인에서는 영어가 안통해서 식당이나 가게 등에서 의사소통에 애로가 많았는데 처음 도착한 병원에서도 도저히 대화가 안 됐다. 구글 번역기를 사이에 두고 가까스로 의사소통을 해보니 종합병원 이라 접수하면 병원 입장에서 경증이라 언제 진료를 받을지 모르고 내 차례가 와도 자국민 환자가 오면 그 환자부터 진료한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기를 원하니까 소개를 해주는 데 가보니까 우리의 보건소 비슷한 곳이라 나와 같은 중증 환자는 진료를 못 한다고 다른 병원을 소개해주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가서 접수하니까 다행히 진료가 가능하여 역시 의사와의 사이에 번역기를 놓고 진료 상담을 하는데 전갈 계통의 벌레에 물렸고 부종이 심하니까 3일은 입원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와 주사 3대를 맞고 약 처방을 받은 후 병원비를 계산하니 160유로나 나왔다.
병원을 나서는데 의사가 서류를 내밀었다. 입원을 권유했지만 내가 자진해서 퇴원했으므로 이후 모든 책임은 환자에게 있다는 서약서였다.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여 호텔에 돌아오니 점심때가 되었는데 발목이 아파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하여 일행의 도움으로 겨우 식당에 다녀와 오후 내내 쉬었더니 가려움증과 부종이 좋아져 이튿날 겨우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정말 어렵게 산티아고 입성을 이틀 남기고 거리는 약 180km 정도 남았는데 막바지에 아주 극심한 오르막을 만나 1,300m, 1,335m의 봉우리 2개를 사력을 다해 넘고 나서 숙소에 도착하니까 허리가 아파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골인 지점을 앞에 두고 낙오할까 봐 전전긍긍하는데 부산 전진호 선생이 내 방으로 찾아와 정성스레 허리를 주무르고 마사지를 해주는데 처음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
그래서 이튿날 무사히 라이딩하고, 이어 스페인 산티아고(Santiago) 콤포스텔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부산 전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극한상황에서는 일행 모두가 서로 돕고 위하는 마음이 생겨 서로 양보하고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진한 감동을 했다.
인증서 발급사무소에 늦게 도착하면 순례길 완주 인증서를 받기 위해 줄을 서는데 도보 순례객들은 낮에는 더워서 이른 새벽에 출발하고 오후 더워지면 행군을 멈추기 때문에 도보 순례객들이 몰리니까 일찍 도착해야 한다고 해서 새벽 6시에 출발하였다.
그런데 너무 캄캄하여 8시 무렵까지는 아주 조심스럽게 주행하고, 날이 밝으면서 속도를 높여 주행하여 골인하고 나니 11시 50분으로 앞서 줄 선 사람이 적어 30 여분 만에 내 차례가 되어 심사관에게 가니까 반갑게도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넨다.
한국인이 그만큼 많이 다녀간다는 증거일 것이다. 제시하는 양식에 기록하고 간단한 몇 가지 질문에 답하니까 드디어 인증서를 주는데 순간 울컥해온다. 그동안 너무 어렵고 힘들었던 것이 한꺼번에 밀려왔기 때문이리라.
9월 3일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순례길 완주 인증서를 받고 오후에는 시내 투어를 하였다. 다음날 4일 항공편으로 바르셀로나로 이동, 5일 시내관광 후 6일 21시 인천으로 출발해서 7일 16시 도착 예정이었으나 태풍 밍밍 영향으로 출발이 12시간 지연, 7일 09시에 출발 8일 04시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 라이딩을 마치면서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고 자아 테스트를 위해서라도 한번은 순례길 자전거 라이딩을 권하고 싶다.
비록 몸은 힘들고 고통스러웠어도 완주 후의 뿌듯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인증서를 받아든 순간 울컥 쏟아지는 눈물은 경험자 많이 알 수 있고 산티아고 대성당 앞 길바닥에 널브러져 대성통곡을 하는 이들도 다수 있으니 그 고된 일정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자전거 라이딩은 그래도 형편이 좀 좋은 편인데 도보 순례객의 발바닥은 물집으로 완전히 피부가 들떠있고 벗겨져 있으니 도보 순례객을 존경하고 싶다.
라이딩하는 동안 일행 중에는 튜브에 펑크가 나서 몇 번씩이나 펑크를 때우고 타이어 자체가 파괴되어 아예 교체하였으며 브레이크 라이닝 패드 교환 등등 수시로 문제가 발생하여 일정 시간이 지연되었으나 다행스럽게도 내 자전거는 공기압 보충 한번 안하고 라이딩을 마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고 이끌어주면서 자전거의 수리와 조립 등을 책임진 대장 해리 님(권혁민), 그리고 대장을 보살피고 서포트카를 적극적으로 보좌해준 대장 부친 되시는 권오용 님, 서포트카를 전적으로 책임지며 대원들 병참을 맡은 부대장 북극성 님(전삼우,) 왕형님이며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을 가진 곽창근 님,
부산에서 아들과 함께 와서 팀원의 아픈 곳을 만져주고 후미를 책임진 전진호 님, 그리고 중3이라 제일 어리면서도 힘든 내색조차 하지 않고 끝까지 선두에 섰던 아들 전시언 군, 엉뚱한 면이 있어 봉창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마음만은 순수하신 박도수 님, 체구는 아담 사이즈 이지만 누구보다 역동적이었던 홍부라더스의 엘더 홍 홍사우 님, 색소폰까지 섭렵하고 디스크 수술 후 회복도 덜 된 상태이지만 종횡무진 한 영거 홍 홍사중 님,
유일하게 국산 MTB 자전거를 탔지만 파주 자전거 라이딩 팀의 대부답게 선두 후미를 오가며 좋은 사진 남겨준 김성귀 님, 구수한 입담과 재치 있는 유머로 항상 웃음을 준 권성진님, 홍일점이고 유일하게 MTB가 아닌 하이브리드 자전거로 참가하였지만 항상 선두에 섰던 강 프로 강제민 님, 모두가 한마음으로 서로 챙기며 도왔기에 일원 모두 즐겁고 행복한 ‘산티아고 순례길 800km’ 자전거길 라이딩 1,000km를 완주(2019년 8월19일~9월8일)를 할 수 있었다.
조시형 박사는 말했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겁니다. 감사했습니다. 부엔 까미노 (Buen Camino)!”
조시형 이학박사
대전 정원 유치원•어린이집 대표이사
라뮤즈 회장
미리내 색소폰 동호회 회장
대전 MBC 경제부동산 최고위과정 고문
첫댓글 존경스럽습니다.
꿈에서라도 도전해보고픈 산티아고 순례길.
자전거로 성공하신님께 존경심 가득 박수를 보냅니다.^^
좋은 글 올려주신 리아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