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일할 때
늙은 가지 색깔 고무신을 신고 하는데
좀 낀다 싶으면 늘어나주고
헐렁하다 싶으면
뒤축 철떡거리면서 불편한 걸음으로
조금 느리게 걸어가는
그 고무신 같은 나와
생전가야 늘어나는 법이 없는
발만 아프게 하는
깔깔하고 까칠하고 딱딱한
나막신 같은 남편하고
아직
방귀를 못 트고 사는 우리 부부는
서로 각 방을 쓰고 사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여닫이 문이 고장 난 가구처럼
빡빡하게 살다가도
인기척 없이
좀 시간이 흘렀다 싶으면
서로
옆방에 통나무는 산소공급을 잘하고 있는지
한 번씩
빼꼼히 내다보고 닫고 사는 사이에
남편은 약품냉장문을 열러 왔다가
냉장고 앞에서 우두커니 서 있고
나는 식품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나란히
누구의 기억이 먼저 돌아올지 기다립니다ㆍ
어디
우리 부부만 그러겠습니까!
새들을 잃어버린
대문 앞에 단풍나무 두 그루도
새끼들에게 밥그릇을 내 준
고양이 두 마리도
102동 사는 창옥이네 아파트와
101동 사는 우리 아파트도
나란히. 우두커니
2.
호박꽃이 만발하던 어느 여름날 덕수는 군 입대를 앞두고 나를 찾아왔고 덕수랑 나랑은 우리 사랑방 토방에 나란히 걸터앉아 밤이 늦도록 우두커니 앉아
뒷다리 잡힌 방아깨비 마냥 동동 동동 방아만 찧다가 아버지 기차기침소리에 놀라 도망간
가지런한 앞니 약간 벌어진
덕수 치아처럼
나란히 우두커니 서 있는
11월도 중순을 돌아서고 있습니다
그리운
삶의 이야기방님들
나란히
혹은
우두커니
잘 들 계시지요!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11월17일 출석부(나란히 혹은 우두커니)
윤슬하여
추천 3
조회 450
24.11.16 22:21
댓글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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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뽀얗고 쌀알동동 떠 있는
안동막걸리
술술 넘어가겠어요
몇 해 전
완도 머시마들과 하수도 마시던 때가
그립기도 하네요
부모님 건사하시느라
점점 폭이 좁아 질 건데
늘 응원합니다
살다보면
나란히 우두커니
살아가는게 이리도 많은지 이제사 알것소~ㅎ
우두커니 보고 나가려다
감성에 젖어
나란히 하는 맘으로 댓글남기며
출첵!
글판을 한 눈에 알아 보시는
렌도성!
뵌지도 겁나 오래 되었네요
늘
건강. 체크 잘 하시길 바래요
즐거움은 다이나믹한 몸이 느낌하는 것으로 찾아오고
기쁨은 멘탈이 원하는 것을 감지할 때 찾아온대요.
냉장고 앞에서 만나는 주인님은 즐거운 분이시고
생각으로 만나는 덕수형님은 기쁨으로 보여 주셔서요. ㅋㅋ
퍼플 고무신이시다가 방아깨비이시고 그 틈새에서
저 둥이 도깨비불도 끼워 주시면
즐거움하고 기쁨을 열심히 바치겠습니다 여왕벌님!
후후
진짜진짜 멋져요
희곡 파랑새에서
소수의 건강한 숫벌들 사이에서
불가사의 한 힘으로 선택 된 숫벌 한마리가
여왕벌을 따라가 붙잡고
마침내
결혼비행 대목을 갈무리 할 때
말 타는 자세로 합체 하게 되는
저 자세
진짜진짜 멋져부요! ㅎㅎ
@윤슬하여 와. 와. 진짜로 대단한 수수께끼였습니다.
일벌로 보내는 퀴즈 ㅋㅋㅋㅋㅋ
희곡 파랑새는 답이 아니었지만요.
어제 밤.
지하철 창가에 비친 나의 모습.
어눌한 노인의 모습으로 서 있네요.
우두커니 한참을 바라 봅니다.
사는 게 특별할 게 없는 거라 생각하지만..
제발 더는 늙지 않았으면..
ㅠㅠ
작년만 해도 나의 겉모습을 보면서
자존감 상하지는 않는데
올 들어
빗살무늬 토기그릇같은
얼굴을 보면서
다 포기해버렸습니다ㆍ
아직
김포인갑장님은 청춘이세요
의외로
각방들을 많이 쓰는군요
미국서도 10미터
거리서
각자에 휴식을
취합니다
아ㅡ 그러셨군요
전국을 여행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응원합니다
아침 산책 다녀 왔는데
기온이 많이 내려가 제법 쌀쌀하더군요.
다녀와 윤슬하여님 글을 읽어서 그럴까요? 지금은 훈훈 합니다..
네네
아직 화순에 계시나보군요
산 속은 더 추울건데
산애님의 따뜻한 겨울을 바라봅니다
고무신과 나막신 ...
에세이집 한권 내셔도 될것같습니다
와웅 어쩜 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지
부럽부럽
윤슬하여님 재미있게 글 잘 읽었습니다
행복하루 되세요
ㅎㅎㅎ
둥근해님!
닉이 참 맑으셔요
해가 진다고 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 듯
늙는다고. 꿈이 지는 건 아니지만
한해가 바뀔 때마다
다르게 변하는 상황들이
당황스럽긴 해요
고무신. 수월하게 신고요
쉽게 벗겨 지기도 하고요
씻기도 쉽지요. 출 첵~
어쩜
닉을
굴뚝청소부라 하셨을까요!
돈 주고
사고 싶은 닉 중 하나입니다
음악은 또 얼마나 경쾌한지ᆢ
넵,
건강이상무,
정신이상무,
정서이상무
단 카페에 안들어오는 불량회원
충성!
잘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호반청솔님 건강하십시요
벌써 10년째네요.
우리집 안 방엔 1인용 침대가 2대가 나란히 11자 모양으로 그것도 1m 간격을 두고 누워있네요.
가깝고도 먼 사이, 우리 부부. 연인에서 친구가 된 지 어언 10년을 축하하는 행사라도
내년에는 내 칠순에 할 껍니다.
오
우리보다 빨랐네요
우린
2년 되었어요
그래도
감사하며. 살자구요'ㅎㅎ
건승을'빌어요
딱!!
요맘때 월출산을 오르면 멋진 시한수
생각 날터인데
냉장고 문 열어놓고 기억을 더듬는 나이가
되다보니 이또한 부질없어라....
하여간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무악산님 실로 오랜만입니다ㆍ
요새는
갈치 낙시꾼들이 안 보이는 것
같더디요
벌써 11월도 중순이 넘어가네요.
나란히 혹은 우두커니 앉아
지나간 시간들을 반추해본답니다.
여기까지 오느라고
수고한 내몸에게 감사하고,
하나님께서 보살펴주심도
감사드린답니다.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리네요
날마다 쉬는 듯
일하는 듯
살다보니
답글 인사가 일박을 해버렸네요
화성지킴이 신미주님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작가' 하셔야 할 분이 '돼지 엄마'를 하시는 듯.
.......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잘 선택하신 듯.
(예나 지금이나 작가의 길은 힘들고 배고프기 쉬운 게 현실)
경제적인 안정이 이루어진 바탕위에서
넉넉한 마음으로 문향을 뿜어낼 수 있는... 지금이 좋은 듯.
암튼, 문재가 뛰어난 그대.... 멋진 듯. ^^
윈도우님! 의 댓글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박수소리 크게
들리기도 하지만
좀 더
글을 잘 쓰고 싶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돼지우리안에 있을 때
나를 잃어버릴만큼
돼지에게
정신나갔다고나 할까요! ㅎㅎ
그래서
참 행복합니다ㆍ
윈도우님 평강을 빌게 됩니다ㆍ
감사합니다
요즈음 삶의 이야기방에 점점 흥미가 없어지고 있지만
윤슬하여님의 출석부에 도장을 안 찍으면
보성 옷차밭에서 유유자적 거닐 수 있는 자격이 없지롸
이녁과의 사이에 관한 이야기는 가슴이 멍~해져서 통과 ㅎ
냉장고 문을 열고 기억을 잃는 것
가끔 일어나는 일입니다
조신하게 출석합니다
오매
저 사진 속에 빨간 등불
때깔이 벨라도 잘 익어부럿소
보성 휴게소
들를 때
지비생각 납디다
그나저나
볼 수나 있을랑가요
우리집은 한방에서
각자 침대에 나란히 나란히입니다
어제는 당신먼저 가면 내 한탄은 누구한테하노 심각하게 이야기했더니
내가 당신하고 같이 오래살게~
그말에 안심이 되다니
저도 많이 약해졌나봅니다ㅠ.ㅠ
우두커니 줄이자며
열심히 포스트잇ㅡ열일하는 집입니다
ㅠㅠ
저는
이상하게 올 들어
남편 먼저 내가 갈 것같다는 생각에
라면 끓이는 법부터
세탁기ㆍ압력밥솥ㆍ전자렌지
등등
가르치게 되더라구요 ㅎ
그러면하는 말
걱정 할 것 하나 없다네요
새장가 들면 된다고 ㅎㅎ
고무신
나막신
통나무 산소공급 ㅎㅎ
언어의 마술사
하여님의 재미난 표현에
잠들기전
혼자서 한바탕 웃고 있습니다
흠~오늘밤
나 깊은 잠 들기는 글렀군 ㅎ
ㅎㅎ
찬기운이 도니 뭇별들이 걱정입니다
입술 파래질까봐 !
저더러
나무토막이라 하거든요
자기는
통나무이면서 ㅎㅎㅎ
뭇별님 건강하시죠?
각방살이에도 혹시나 숨은 쉬는지 살펴본다니
몸은 멀어져도 마음은 그렇지 않음이 느껴집니다.
오래살다보면 그리고 세월이 흐르다보면...
참 희안하죠
침묵이 오래 흐르다 보면
오 밤중 화장실 다녀와서는
혹시!
하고
발가락이라도 건들어보고
다시 제 방으로가는 것
비온뒤님 뵌지도 오래되었네요
건강하십시요
제친구도 각방쓴지 10년이
됐다네요
가끔 잘자고 있나 슬쩍
문을 열어보는 정도라고
합니다..
저는 아직도 푹신한 남편 다리에
내다리 올리고 자야 잠이 잘온답니다 ㅎ
좀 그렇쵸??
요즘 발가락과 발목때문에
병원다니고 약먹은지
한달 되어갑니다
토일 연짱 하던 등산도 한번으로
줄였습니다
오늘이 그날입니다
삼각산 블랙펜서 앞에서..
윤슬하여님~~
깊어가는 가을밤과 출석부의
아름들이 내용들이 너무나
잘 어울려요
늦은출석~~
후아!
푹신한 다리라니 하시는 말씀인데
젊은 시절엔 저도
꼭 다리 올리고 갈기자로
잠들었는데
2년 전부터
각자
노터치 ㅎㅎ
세상 좋습니다
칼라풀님이 유일한 대리만족을
해주셨던 분인데
어쩌나요
그래도
또 다른 도전을 할 거라 믿어요
응원합니다
멋쟁이 칼라풀님 !
닭살 돋듯 간지런 기분이 있었던 때
때론 낯설게 우두커니 있다가도
그냥 지나칠수 없는 거리의 머뭇거림도
서로에게 관심이니까요ㅎ
윤슬님의 내밀한 정서의 표현과 섬세함
느슨해진 사이에 무뎌지며 더디기도 하지만
서로지탱하는 본령은 각자의 방식대로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화르르 떨어지는 낙엽
나뭇가지를 들추어 보고 싶어
여행중 늦은 인사의 화답이네요.
37층 창가의 침대에 누워도 보이는 야경이
빨강이든 노랑이든 작은 행복에 감사한 여정입니다
하하하
그 닭의 살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알 수없어요
소름이라 하긴엔 너무 미안해서
수위조절해서
ㅡ아! 닭살 돈는 다니까!ㅡ
해 놓고도 미안해서
감기걸렸다고 핑계댄지가
수년이 지난듯요
37층에서 내려다본
헤알님 시선 따라가 보니
아늑하게 느껴옵니다ㆍ
북떼기만 크고 보잘 것 없는
늦가을 들깨자루 같은
이 가벼운 마음을 어디다 놓아야
할지 ᆢ
헤알님!
출석만합니다~^^
단정한님!
단정한 출석체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