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알지 못한 채 늙어버리면 수소와 같아 다만 몸집만 크고 살만 찔 뿐 어떤 복이나 지혜도 없다. (법구경)
사찰의 대웅전 벽화를 보면 대게 팔상성도(八相成道)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팔상성도는 부처님의 일생을 여덣종으로 나눠 그린 그림입니다.
유부비나야잡사에는 부처님 열반 후 가섭이 묘당전(妙堂殿)에 여래 일대의 자취를 그리게 했는데 그것은 도솔하천·탁생·강탄·출가·고행·성도·초전설법·사위성신변·33천불모설법·보계삼도(寶階三道)·제국화생(諸國化生)·쌍수열반 등입니다.
그 중 부처님이 출가 전 태자시절에 동서남북 4문을 나가서 세상 사람들을 살펴보는 그림이 있으니 이를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이라고 합니다. 사문유관상 중 태자가 동쪽 성문을 나가 늙은 이를 만나는 그림이 있습니다.
태자가 궁궐 동쪽 성문을 나갔을 때 어떤 늙은이가 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머리가 희고 이는 빠졌으며 살갗은 느슨하고 얼굴은 주름졌으며 살은 없고 등은 앞으로 꾸부러졌다.
뼈 마디는 시들어서 굽고 눈물과 콧물과 침은 뒤섞여 흐르며 상기가 되어 어깨로 숨을 쉬고 몸의 빛깔은 검으며 머리와 손은 쓸데없이 흔들고 몸은 벌벌 떨며 똥오줌이 저절로 나오는데 그 위에서 앉았다 누웠다 하므로 태자가 시종에게 물었다.
“저 이는 무엇하는 사람인가?” "늙은이 입니다.”
"무엇을 늙음이라 하는가?” "늙음이란 나이가 들어서 육체가 노화되어 모양이 변하고 빛깔이 쇠하여 기운이 미미하고 힘이 다하여 음식은 소화가 안되고 뼈 마디는 떠나가려 합니다. 앉고 일어남에는 사람이 필요하며 눈은 멀고 귀머거리가 되며 문득 돌아서면 곧 잊어버리고 말을 하면 갑자기 슬퍼지며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늙음이라 합니다.”
태자가 탄식하며 말했다. "사람이 세상 사는 데에 이런 늙음이란 근심이 있었구나. 어리석은 사람이야 삶에 대해 탐내고 집착을 하겠지만 늙음이란 근심이 있다면 어찌 즐거울 수가 있겠는가. 만물이 봄에 나서 가을과 겨울이 되면 시들고 마르듯이 늙음은 마치 번개와 같이 다가 오거늘 몸이 편안하리라고 어찌 믿겠느냐.”
그렇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만은 세월의 침노를 안받을 것인 양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머리가 희어지고 병이 들면 그 때서야 지난 날을 후회합니다. 그렁저렁 세월을 보내며 늙음을 맞이한다면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요? 세월의 흐름따라 내 정신도 넉넉해진다면 어찌 늙음도 기껍지 않으리오!
왕유는 노래합니다. "홀로 앉아 희끗희끗한 양 귀밑 털을 슬퍼하노라니 텅 빈 마루에 어느덧 야밤 이경이 되어 오네. 산중엔 비 내리는 가운데 산과실 떨어지고 등잔 밑에선 가을 풀벌레 구슬피 우네. 백발은 끝내 다시 검게 변하기 어렵고 단사(丹砂)로 황금을 만들어 낼 수 없네. 생로병사 고통을 제거하는 이치를 터득코자 한다면 오직 불생불멸의 불도를 배우는 길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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