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인생의 전반을 살고 있나요? 아니면 후반을 살고 있나요? 그 답을 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았나요? 생물학적 나이인가요? 그럼, 몇 살이 되면 인생의 후반이라고 생각하나요? 혹은 은퇴 여부 인가요? 그럼, 일을 하지 않아야만 인생의 후반이 시작되는 걸까요? 혹은 자녀의 결혼이나 독립인가요? 그럼, 자녀가 늦게까지 결혼을 안하거나 한 집에서 같이 산다면 계속해서 인생의 전반을 살아가는 것일까요? 사실 인생의 후반에 대한 명료한 기준은 없습니다.
저는 쉰을 바로 앞두고 인생의 후반이 시작되었음을 감지했습니다.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이 하나의 질문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내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그 질문이 찾아 온 것은 안식년 여행이 끝나고 나서 다시 개원을 할지 말지를 고민할 때였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 질문이 찾아왔는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계절이 바뀌고 친구를 만날 때 등 수시로 이 질문이 찾아왔습니다. '이 봄을 앞으로 얼마나 더 만날 수 있을까?' '이 친구를 앞으로 얼마나 더 만날 수 있을까?' 뭐랄까요? 삶에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서 삶을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그 질문을 통해 깨달은 것은 활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좀 더 하고 싶은 일에 그리고 의미있는 일을 하며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병원을 하지 않고 현재 이 일을 하게 된 이유입니다.
우리는 인생의 전반에 끝을 의식하지 않지만 인생의 후반에는 끝을 의식하게 됩니다. 내 삶에 '끝'이 있다는 이 느낌은 우리를 허무하게 만들고 두렵게 합니다. 그러나 인생의 전반처럼 이러한 감정을 마냥 외면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떻게든 이 두려움과 허무감을 대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깊은 우울로 우리의 삶을 주저앉힐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느낌은 이제껏 살지 못한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욕망을 깨워내기 때문입니다.
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첫댓글 더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의미있는 일을 위해~~
나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