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 9월 11일, 이탈리아 살레르노(Salerno) 민사법원은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구조선 지오배런츠(Geo Barents)호에 내려진 60일 억류 행정 명령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지오배런츠호가 이탈리아 해상구조조정센터(Maritime Rescue Coordination Centre, MRCC)에 제때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8월 26일자로 억류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관련글 읽어보기 클릭).
국경없는의사회 수색구조팀이 지중해 중부에서 구조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2024년 7월. ©Stefan Pejovic/MSF
법원의 이번 판결은 국경없는의사회가 항소에서 제출한 증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판사는 지오배런츠호가 이전의 억류 명령에서 주장된 바와 달리 선상에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오히려 법원은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실시한 구조 작업이 긴급하고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법원은 국제 해역에서 구조 작업이 이루어지던 당시 현장에 있던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이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법원은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지오배런츠호에게 구조 지역을 떠날 것을 요청한 것은 구조 작업의 조정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구조 작업 전개에 대해 어떠한 지침도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법원은 60일 억류를 강행할 경우 국제법과 이탈리아 헌법 가치에 따라 인도주의적 목적을 추구할 수 있는 선박의 권리가 돌이킬 수 없이 저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억류 명령은 현지시각 2024년 8월 23일 새벽, 지중해 중부에서 여러 구조 작업이 전개된 이후 내려졌다. 당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다섯 차례의 구조 작업을 통해 조난당한 191명을 구출했다.
2023년 초 ‘피안테도시 법령(Piantedosi Decree)’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법령이 시행된 이후 현재까지 지오배런츠호를 포함한 인도적 구조선 24척이 억류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5년부터 수색구조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지금까지 8척의 구조선(단독 또는 다른 NGO와 협력)을 통해 91,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구조했다. 2021년 5월부터 지오배런츠를 타고 구조 작업을 시작한 이후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12,300명 이상을 구조했고, 24명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4명의 의료 긴급 이송과 1명의 출산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