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장소 : 무등산 편백나무 숲
일 시 : 2023.06.01(목)
참 가 : 강공수 김영부 김재일 나종만 박남용 양수랑 윤정남 이용환 장휘부 정원길 등 10명
불 참 : 김상문(통신대 시험공부) 윤상윤(부인 병원 수행) 등 2명
회 비 : 0원
식 대 : 신락원 학운점에서 탕수육(4만원) 2그릇, 볶음밥(12,000원) 5그릇을 윤정남이 쏨
금일 잔액 : 원
이월 잔액 : 525,000원
총 잔액 : 525,000원
오늘 비 예보가 있다고 하였지만 오전에는 조금이고 오후에 더 많이 온다고 하여서 우산을 준비하고 집에서 나왔다.
부곡정에 갔을 때는 9시 15분이었다. 조금 있으니 김재일 김영부 이용환 나종만 강공수 박남용 그리고 윤정남이 가장 늦게 왔다. 그 이유는 갑작스런 이사로 버스 노선이 햇갈려 버스를 잘 못 탄 것이라 하였다.
우선 가장 궁금한 윤정남의 이야기부터 들어 보았다. 지난주 목요일 오후에 상처하고 치상(治喪)을 치른 그의 일주일간의 신변이 궁금하였다. 자식들 3형제가 주도하여, 치상을 치르고 30여 년간 북구 우산동에서 살았던 주택의 살림살이를 모두 정리하고 집을 비운다음, 상무지구의 시청 앞에 있는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겼다 한다. 우선 식생활이 가장 걱정이었는데 그곳 주변에는 24시간 영업하는 곳이 많아서 먹고 사는 데는 걱정할 것이 없다 하였다. 다만 혼자 있어서 외로움을 이겨내는 것이 아직은 익숙해지지 않았다고 하였다.
10시 조금 넘어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오늘부터 우리가 맨발걷기 산행을 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어찌할까 논의 결과 오늘은 <편백나무 숲길>을 걷기로 하였다. 그리고 맨발로 걷기는 첫날이니 희망자만 하기로 하였다. 해도 구름에 가려서 비교적 서늘한 기온이라 등산을 하기에는 아주 좋은 아침이었다.
편백나무 숲길로 들어가기 전에 <무등산 세계지질공원 사무실> 앞에 있는 정자에서 신발을 벗었는데, 나와 이용환 두 사람만 참여하였다. 이용환은 오늘 맨발걷기를 대비하여, 윤상윤의 안내에 따라 <건강관리협회>에서 23,000원을 주고 파상풍예방접종까지 마쳤단다. 35,000원짜리도 있는데 그것은 백일해 예방이 추가된 것이어서 성인에게는 필요 없는 요소이기 때문에 실용적인 것을 택한 것이다. 이용환은 아내의 조언으로 신발을 담을 비닐 주머니와 맨발걷기로 발에 묻은 흙을 닦아 낼 물티슈까지 준비해 왔다 한다. 부인의 혜안이 돋보였다.
땅이 축축하여 발을 딛는 감촉은 상쾌하였다. 편백나무 숲길로 들어서기 전에, 우리는 산비탈에 나무 계단이 놓인 오른쪽 능선을 타고 올라갔다. 소나무 숲 사이로 올라가는 능선은 조금 가파르기는 하였지만 스쳐지나가는 은은한 솔향기가 길이 가파르다는 생각을 지워버리게 하였다. 어느 이름을 알 수 없는 분의 산소를 지나가는데, 벌써 능선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산사람들과 마주쳤다. 두 무더기의 산사람들은 여성분들이 더 많아 보였다. 모두 싱싱한 젊음이 돋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들보다 삼분의 1만 산 젊은 사람들로 보였다. 그리고는 진짜 가파른 자갈길을 올라갔다. 발이 다칠까 조심조심 발길을 디디며 올라갔다. 2~300미터를 올라가서 내가 항상 애용해 왔던 <중턱 길 쉼터>에 도달하였다. 벌써 올라와서 쉬고 있는 산사람들도 있었다.
중턱 길 쉼터에서 모두 자리 잡고 앉아, 한 사람이 이야기하면 다 들고 있다가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는 이야기 쇼가 시작되었다. 한참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 줄기 가랑비가 우두둑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빗소리가 우리의 쉼을 그치게 하였다. 빗소리는 우리 모두를 일어나서 다음 장소로 옮겨가도록 재촉하였다.
작은 빗방울이 날리자 편백나무 숲으로 내려가기 위해서 옆으로 죽 뻗은 <중 산간 길>을 가야 하였다. 산 중턱을 가로질러 가는 중 산간 길을 한 2~300미터쯤 갔을 때, 밑에 있는 편백나무 숲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왔다. 편백나무 숲으로 내려가는 길은 너무 가파른 자갈길이어서 박교수가 가장 힘들어하였다. 평평한 내리막길에서도 반드시 스틱을 짚어야 하는데, 오늘 스틱을 안 가져와서 금방 넘어질 것 같은 곤경에 처해 있었다. 그에게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김영부가 그의 손을 잡아 부축해 주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근래에 와서 박교수가 우리와 함께 우리와 산행을 하지 않았다면(옛날 같았으면), 엄두도 못 낼 이런 산행을 지금 우리와 함께하고 있으니 그는 실로 장족의 발전을 한 상태이다. 하지만 박교수는 지금보다 조금만 더 하체 근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렇게 우리는 <편백나무 숲>에 도착하였다. 부슬비가 편백나무 사이로 조금씩 뿌리고 있었지만, 누군가 먼저 왔던 사람들이 편백나무 아래 돌로 앉을 자리를 만들어 놓은 곳에 제각기 잠시나마 엉덩이를 붙이고 쉬었다. 잠시 후 일어나서 1,000여 평쯤 되는 편백나무 숲의 피톤치드 향을 느끼면서 서서히 내려갔다. 사람이 삼림욕을 하는데 좋은 항균성 물질인 피톤치드는 소나무에서 가장 많이 나오고, 다음이 편백나무 잣나무라 한다. 우리는 차츰 아래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때 광주시의 암환자들이 많이 와서 하루 종일 머물다 가기 위해서 곳곳에 만들어 놓았던 의자들은 국립공원관리 사무소에서 단속하여 모두 없어진 상태였다. 이 편백나무 숲이 언제 조성되었는지 아무리 기록을 찾아보아도 알 수 없었다. 아마도 광복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의 무분별한 산림 훼손으로 민둥산이 된 이후, 제1공화국이 국책 사업으로 시작한 산림녹화 사업으로 조림(造林)에 전념하면서 조성되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바로 아래에는 광주 최초의 제1수원지가 있는 것을 보아도 그렇지 않았나 짐작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나무들은 짧아도 70년은 넘은 나무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편백나무 숲을 지나서 처음 출발하였던 곳인 <무등산 세계지질공원 사무소> 앞에 있는 정자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우리의 모임 장소인 음악정자로 갔을 때, 11시 30분이었다. 우리가 기습곡인 <오빠생각>을 부르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금주의 노래는 유호작사 한용희작곡의 <푸른 잔디>였다. 작곡가 한용희(1931~2014.12.05.) 선생은 서울 출신으로 <파란 마음 하얀 마음>, <고향 땅>, <꼬마 눈사람>, <우리 유치원> 등 사랑받는 많은 동요를 작곡하였고, KBS TV 동요 프로그램 <누가 누가 잘 하나>를 기획 연출하는 등 방송인으로도 일하면서 동요 보급에 힘썼으며 한국동요협회장을 역임한 분이라고 강공수가 조사한 것을 소개하였다.
오늘 점심은 윤정남이, 부인상에 우리가 진심을 다해 조문한 답례로 급을 높여 내겠다고 하여 부곡정에 전화하여 양해를 구하고 다 함께 승용차를 타고 <홍림교> 아래에 있는 중화요리 집 <신락원 학운점>으로 가서 먹었다. 2층에 있는 10인용 룸으로 들어가서 탕수육(4만원) 2그릇, 볶음밥(12,000원) 5그릇을 시켜서 먹으면서 남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 주 6월 8(木)일 오전에는 산행대신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순환기 내과가 주관하여, 대강당 <명학회관>에서 개최하는 <심장질환 시민강좌>에 참여하기로 하고 해어졌다.
첫댓글 친구들의 산행 모습이 총천연색으로 너무 잘 보입니다.
동영상 촬영한 것 보다 더 실감나는 산행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매주 이 긴 글의 얼개를 짜고 살을 붙여 모든 친구들이 알아 볼 수 있도록 한 아석의 노고와 끈기에 박수를 보내며 감사와 격려의 응원 메세지 전합니다.
아석!
화이팅~~
그리고 밝메 친구가 자식들 집으로 가지 않고 식생활을 해결하기 어려운 오피스텔 단독 생활을 시작했다니 괜히 내가 더 슬퍼지네요.
밝뫼 친구 , 더욱 힘내세요.
오랜 동안 간병하느라 수고 했으니 이제는 육신만 더 편하리라 생각 되니 건강관리 더 더욱 잘 하시기;를 바랍니다.
멋들어진 산행후기 때문에 더욱 보람찬 샨행인듯 생각되네 나이들어 함께 할 수 있어 참 행복한 우리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후기를 읽고 나서 댓글을 빠지지 않고 늘 써 준 월전도 고압고 , 그런데 윤정남의 호가 잘 못 쓴 것같아 밝뫼아 아닌가 하는데 참고 해
난 그날, 비가 오는날인데 마치 등산용 cane을 차에놔두고 우산만챙겼으니.. 가파른 하산길은 아주 미끄러워 힘들었네. 내가 사범시절 한라산오를때 그친구 가방까지메어준 김영부가 손 두번 안잡아줬으면, 아마 헬리콥터 불렀을거네
목요산우회 정기활동으로 장족의 발전을 했지만 여전히 하체 근육을 더키워야한다니.... 또 너무 키우면 가운데 다리까지 힘이 좋아져바람 피우게되는 나중 일은 아석 회장께서 책임져주겠다고 약속했으니 참 좋은 일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