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로 날아가는 철새들 안에는 이미 이집트가 있다.”
이것은 <인간과 말>이라는 저서에서 막스 피카르트의 말이다.
그 조그만 피조물 안에는 이미 자기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정보가 내장되어 있다는 뜻이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에게, 남극 탐험을 한 로버트 스콧과 아문젠에게,
비록 실패했지만 역시 남극 탐험을 시도한 섀클턴에게 나침반과 지도가 없었더라면 아예 탐험이 불가능했으리라.
요즘은 자동차에도 상세한 지도 정보가 나온다. 이른바 네비게이션. 지도는 지역 경로 정보다.
이 설명 이 경로가 우리가 찾는 지역에 이르도록 우리를 돕는다. 태어나서 한 번도 여행 경험이 없는 철새들이,
신비롭게도 어느 날 동시에 비상하여 수천 킬로 미터 거리를 날아 목적지에 도착하는 이 놀라운 현상은
이 내장된 지도에 근거하여 일어나는 현상 아닌가. 물론 자기들의 선택은 아니다.
하나님이 주신 방향 감각.
사람은 어떤가? 단 몇 킬로 정도의 거리도 네비게이션을 이용하는 인간에게 내장된 지도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인간에게 있는 지도는 다르다.
그것은 철새와 달리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며 지리적 감각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의 의지로 믿고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우리 안에 탑재되고
우리 삶의 목적지와 방향을 정확히 가리키는 인생지도다.
그것은 뇌만이 아니라 마음에 내장되는 것이다.
그 지도는 종이 지도보다, 밤하늘의 북극성보다 더 확실하고 위대하다. 그 지도는 완전하다.
그 지도는 그 지도를 의지하여 나아가는 사람의 인생을 단 한 번도 속이거나 헛걸음이 되게 만들지 않는다.
그 지도는 매일 열어서 탐구하는 사람에게 그날그날 놀라운 지식과 감각과 친밀함을 주는 지도다.
그 지도는 개개인의 인생 방향 뿐 아니라
우주의 탄생으로부터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하기까지 인간 역사의 경로를 설명하는 놀라운 지도다.
그러나 문제는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모르거나 부정한다는 것.
그것이 자기 영혼과 인생의 유일한 지도라는 사실조차 모르거나 부정하는 것이다.
그 지도 없이 진행시킨 인생의 결과는 실족, 방황, 길 잃음, 난파다. 오늘날 인류의 삶을 보라.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기괴한 모양 아닌가. 그 단절되고 공허하고 외롭고 우울하고 어둡고 두렵고
무의미하고 절망적이고 악하기까지 한 삶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해야 하는가? 세상은 길을 잃었다.
이 길 잃은 사막에 지도 없이 헤매다가 죽어서 백골이 된 잔해들이 넘친다.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저 인격적이고 은혜로우신 분은 그렇게 영광스럽건만,
우리가 지향해야 할 저 본향은 그렇게 찬란하건만,
우리가 걸어야 할 지도 속의 길은 그렇게 안전하고 복되고 수려하건만,
사람들의 마음은 뱀과 전갈이 우글거리고 곳곳마다 전쟁 포화의 흔적으로 패인 이 살벌한 지대에 머물러 있다.
당신의 배에 지도를 펴고 나침반을 설치하라. 그리고 키를 잡으라.
그 지도는 성경이다.
2022. 8. 30
이 호 혁
첫댓글 귀한 글, 감사합니다.
아멘!
그 진리의 지도따라 길을 잃지 않는 인생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