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술은 ‘바다(유리체, vitreous)를 제거하여 땅(망막, retina)을 보호하자’는 대명제하에 시행되고 있는 ‘바다 제거하기’(유리체절제술, vitrectomy)를 말합니다. 이것은 직경 2.5Cm의 눈 속에 있는 유리처럼 맑고 투명했던 젤리와 같은 바닷물 4cc를 제거하는 수술이기도 하지요. 아기의 분유를 타는 숟가락 하나 정도의 물을 가지고 거창하게 ‘망막한 바다’라고 하니까 그 선생님은 웃으면서 ‘앞으로도 계속 망막하세요.’ 라고 하십니다.
‘바다 제거하기’는 땅(망막)과 바다(유리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하는 수술입니다. 땅의 혈관들을 괴롭혀 터지게 만드는 당뇨병(당뇨망막병증, diabetic retinopathy)과 고혈압(망막혈관폐쇄, retinal vein occlusion)은 ‘바다 제거하기’가 필요할 정도로 눈 속에 붉은 피바다를 만들어버리는 가장 많은 원인입니다. 또한 노화된 바다가 땅을 잡아당겨 생길 수 있는 망막박리(retinal detachment)나 황반원공(macular hole)과 같은 질환도 ‘바다 제거하기’가 필요합니다. 그 외에도 땅에 얇은 막이 끼면서 주름이 생긴 경우(망막앞막, epiretinal membrane)나 여러 원인으로 바다가 투명성을 잃은 경우(유리체 혼탁, vitreous opacity)에도 바다를 제거합니다. 그러므로 망막수술은 곧 ‘바다 제거하기’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망막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사에게는 가장 중요한 수술입니다. 그러나 4cc의 바다를 제거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으며, 때때로 망막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망막’ 수술인가보다’ 푸념할 때도 있지요. 그 이유는 고작 비닐 2-3겹(100µm) 정도 밖에 안 되는 얇은 망막에 바다의 섬유(collagen fiber)들이 매우 단단히 붙어있는 곳들이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바다를 제거하다가 잘못하여 바다의 섬유를 힘껏 잡아당기게 되면 망막이 찢어질 수도 있습니다. 바다를 제거하는 이유가 시력을 보전하는 것인데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다를 제거하는 일은 막 태어난 연약하고 소중한 아기를 다루듯 주의 깊고 세심하게 해야 합니다. 때론 숨을 멈추고, 때론 눈을 감으며 떨리는 손과 마음을 잡아주어야 합니다. 바다를 정확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바다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주변의 모든 불을 끈 후 눈 속에 작은 불빛을 넣어 투명한 바다의 미세한 유리솜(collagen fiber)들을 비춥니다. 마치 고기를 낚듯이 얇은 '바다 제거기'(유리체 절제기, vitreous cutter)를 이 곳에 넣습니다. 유리솜들은 ‘바다 제거기’의 입구에서 ‘촉촉촉촉’ 일정한 소리를 내며 잘린 후 야금야금 관을 통해 눈 바깥으로 빨려 나갑니다. 적은 양이 잘려 들어가므로 절제기 주위에 남아있는 투명한 유리솜들은 통 아저씨 춤과 비슷한 몸짓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것을 '춤추는 바다'(dancing vitreous)라고 부르고 있는데, 그 투명한 춤이야말로 망막의사만을 위한 바다의 특별한 공연일 것입니다. 땅과 가까운 유리솜들을 제거할 때 가늘게 떨리는 망막은 천길 낭떠러지 위에 놓인 다리를 걷는 것처럼 아슬아슬합니다. 제거되는 바다만큼 다른 관을 통하여 깨끗한 물이 눈 속으로 들어옵니다. 이 모든 상황들은 눈 위에 올려놓은 특수한 콘택트렌즈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드디어 무사히 바다를 제거하고 수술방 불을 키면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