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우리 사회의 풍속을 많이 바꿔 놓았다는 생각은 누구나 다 할 겁니다. 그중에 결혼식과 장례식의 문화가 코로나 전보다 엄청 달라진 것을 많은 분들이 실감했을 것입니다. 인원 제한 때문에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 많은 사람이 참석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부조금만 전달하는 풍속으로 바뀐 모습이었습니다.
코로나가 어느 정도 가라앉아서 지금은 인원 제한이 많이 완화가 되었지만 그게 갑자기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혼식은 코로나 전에도 ‘작은 결혼식’ 얘기가 많이 있었지만 이젠 장례식도 ‘작은 장례식’으로 정착이 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절차를 간소화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작은 장례식'이 늘어나고 있다. 정해진 절차와 의식에 따라 3일장을 치르는 기존 장례식과는 다르게 각종 의식을 유족의 의사에 따라 생략한 채 애도에 집중하는 장례식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21일 장례업계에 따르면 최근엔 문상객을 받지 않고 가족들끼리만 조용하게 장례를 치르는 '가족장'이 많아지면서 생전 고인이 좋아했던 음식 위주로 준비하고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나 사진을 상에 올리는 등 추모에 더 집중하는 장례식 등이 많아지고 있다.
조문객을 받지 않는 대신 커피나 차를 마시며 생전 고인과의 추억을 기리고 애도를 표하는 추모식도 등장했다. 이틀 동안만 치러지는 2일장 등을 찾는 상주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고인이나 유족의 뜻에 따라 수의나 음식, 발인식을 생략하거나 아예 장례가 끝난 뒤에 부고를 알리기도 한다.
한 장례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작은 장례식'에 대한 문의가 늘어났고 실제로 이렇게 장례를 치르는 분들도 많아졌다"며 "기존 장례 관습에서 벗어나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문화가 생기는 변화가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매일경제. 박나은 기자
<"직원 사랑이 남달랐던 명예회장님을 기억합니다. 온화하신 모습을 잊지 않겠습니다."(대웅제약 한 직원)
"차세대 인재 양성을 위해 큰 사랑과 배려로 헌신해준 고인의 삶과 업적을 기리며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숙명여대 총장 장윤금)
지난 20일 별세한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88)을 추모하는 글이 온라인 추모관에 빼곡히 달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고인의 뜻에 따라 오프라인 조문을 일절 받지 않고 온라인 추모관만 운영한다고 밝히면서 온라인 추모관으로 조문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고인이 새로운 장례문화를 제시한 것으로 보고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1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윤 명예회장은 20일 오전 2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유족과 회사는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고인의 유지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고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외부 조문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반적인 장례문화와 달리 빈소와 장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대웅제약은 "상주 중심의 기존 장례문화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조문보를 미리 작성해 고인 중심의 장례문화를 정착하고자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조문을 진행한다"며 "이러한 시도가 질환의 접촉을 축소해야 하는 팬데믹 시대에 부합하고, 또한 장례 참가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수고나 비용에 대한 개선 등 새로운 장례문화의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창업주 장례의 외부 조문을 온라인 추모관만으로 운영하는 것은 업계 처음이다.
온라인 추모관에는 고인의 삶, 어록, 경영철학에 대한 영상과 글이 올라와 있다. 여기에 회사 직원과 지인, 유족 관계자 등의 추모글도 계속 달리고 있다. 온라인 조문객들은 "대웅제약과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기틀을 제공해주신 명예회장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조의를 표한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평생 기억될 것이다" "검소한 모습으로, 많은 가르침으로 회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 등 구체적이면서 마음을 담은 추모사를 남기고 있다.
온라인 추모관은 대웅제약 공식 웹사이트 팝업창에 안내된 경로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윤 명예회장은 "좋은 약을 만들어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의약보국(醫藥報國)의 신념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의약보국은 1977년 대웅제약의 창립 32주년 행사에서 고인이 처음 공개적으로 밝혔던 목표이자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대웅제약의 대표 경영이념이다.
고인은 "제약인은 영리를 떠나 단 한 명의 환자를 위해서도 의약품을 개발해야 하는 인본사상을 지녀야 한다"는 소신 아래 "의약품을 개발할 때는 가장 먼저 약을 사용할 환자와 환자의 가족을 생각한다"는 경영철학을 밝힌 바 있다.
윤 명예회장은 제약회사 경영을 넘어 국내 제약산업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특히 약학에 대한 열정과 신념, 인재경영을 기반으로 대웅제약을 토털 헬스케어 그룹으로 발전시켰다.
윤 명예회장은 "숲이 좋으면 새가 날아든다"는 말을 즐겨 썼는데, 기업인 숲이 좋으면 인재인 새가 저절로 날아든다는 의미였다. 그는 직원 성장을 위해 임직원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사원의 자질 향상과 복지 증진을 위해 연구사원제 및 장학금 제도를 실시하며, 공장 근로자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성남공장에 도서실을 개관한 바 있다.>매일경제. 정슬기 기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는 ‘우루사’를 먹어 본 적이 많지 않습니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같이 술자리에 있었던 후배들이 챙겨줘서 몇 번 먹어 본 것입니다. 감기에는 쌍화탕, 배탈에는 활명수가 최고인 줄로 알고 감기 기운이 있을 때에 쌍화탕을 마시면 거의 다 가라앉고 속이 안 좋으면 활명수 마시면 됩니다. 그밖에 다른 약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루사는 대한민국에서 꽤 사랑을 받는 약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故) 윤영환 명예회장에 대한 얘기도 이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밖에서 존경 받는 사람들보다는 자기 직장에서 존경을 받는 사람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회사 안에서 큰 존경을 받으신 분이라니 더 말을 보탤 일도 아닙니다.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이 어떤 면에서는 만남의 장소이고 소통의 마당이었는데 이젠 그 기능도 점점 옅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게 사회의 변화이고 시대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에 수십, 수백의 화환을 늘어놓고 보낸 사람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순서가 달라지는 것을 많이 보아왔는데 앞으로는 그런 허례가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지만 잘 살다 가신 분은 이름을 남기지 않아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잊혀지기를 바란다면서도 틈만 나면 자신의 모습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숲이 좋으면 새가 날아든다'는 말의 뜻을 새겨 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