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최상덕(31)와 LG 케펜(28)이 29일 잠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현재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나란히 연장 11회 혈투를 벌인 끝에 1승1패로 원점으로 돌아온 기아와 LG. 앞으로 남은 승수는 2승이다. 이에 따라 한국시리즈로 가는 '첫 단추'를 꿰는 특명이 최상덕과 케펜의 어깨에 내려졌다.
지난해 완투 8번에 완봉승을 3번을 따내는 등 팀내 최다승인 12승을 올려 '에이스'자리를 굳힌 최상덕은 올 8승(7패·방어율 4.47)에 그치며 7월 말에는 어깨부상으로 한동안 선발에서 제외되는 등 부진에 시달렸다.
최상덕은 그러나 기아 선발 중 유일하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의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으로, 최근 구속이 조금 줄었지만 홈플레이트에서 바깥으로 흐르는 변화구 등 타자들을 요리하는 두뇌피칭은 한화 송진우에게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김성한 감독은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자마자 '제3선발'로 최상덕을 이미 낙점했다. 최상덕은 태평양 시절인 94년 10월12일 대전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포스트시즌 1승(구원승)을 올렸고,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4⅔이닝을 던졌다. 8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르는 최상덕은 어느 때보다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
27일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리기 전 광주구장에서 60개의 공을 던지며 3차전 워밍업을 마친 최상덕은 "올 페넌트레이스에서 부진했던 모든 것을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날려버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여기에 3승무패, 방어율 2.21이라는 올 잠실구장 성적이 자신감을 부추긴다. 잠실 LG전에서는 1경기에 등판, 선발승을 챙기면서 방어율 1.50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LG 케펜은 올시즌 6승(4패)에 방어율 5.05를 기록하고 있는 오른손 정통파 투수. 시속 145㎞의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케펜은 시즌 막판 페이스가 좋았다. 이 때문에 김성근 감독은 케펜을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시켜 기아와의 플레이오프에 대비한 '맞춤식 선발'로 꼭꼭 숨겨놓았다.
케펜은 올 기아와 잠실 3경기에 등판해 1승2패(방어율 6.35)를 기록 중이지만 최근 "포스트시즌에 나가 팀 승리를 챙기고 싶다"고 밝힐 만큼 강한 승부욕을 보여 팽팽한 선발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