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봉사활동 진정성 안통했나…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종합]
윤리위 "차기 대선 후보로서 영향력 막중…책임물어야"
홍문종 제명 사례와 별개…"제반 사정 감안"
洪 "더이상 갑론을박하지 않길…나에겐 3년 시간있어"
홍준표 대구시장이 주 4일제 근무를 요구한 공무원에게 "퇴직하세요"라며 단칼에 거절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전국적 폭우로 인해 수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골프를 쳐 논란이 불거진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사과와 수해 봉사활동까지 나섰지만, 윤리위는 중징계를 단행했다.
윤리위는 26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홍 시장이 추가로 제출한 소명 자료를 검토한 끝에 만장일치로 당원권 정지 10개월을 의결했다.
윤리위는 홍 시장에 대해 ▲2023년 7월15일 수해 중 골프 행위 관련 당 윤리규칙 제22조 제2항(사행행위·유흥·골프 등의 제한) 위반 ▲7월17일~18일 언론 인터뷰 및 페이스북 글 게시 관련 당 윤리규칙 제4조 제1항(품위유지) 위반 등을 징계 사유로 들었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당원권 정지 10개월을 징계한 배경에 대해 "당의 윤리 규칙을 위반한 행위로 인해 민심이 이탈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시장이 이미 사과하고 수해복구 활동 등에 참여했지만,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일반 국민의 윤리 감정과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윤리위 규정·규칙을 엄정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리위는 특히 홍 시장이 당대표직과 대통령 후보를 역임했던 만큼 더욱 엄격한 윤리기준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수해 골프' 논란에 대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하고 급기야 민심에 맞서는 태도를 보인 것은 해당 행위"라고 판단했다.
황 위원장은 "홍 시장은 차기 대선에서도 당내 유력한 후보인 만큼, 국민은 그의 언행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평가한다. 제반 사정을 감안해도 합당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윤리위가 홍 시장에 대한 징계 결정을 조속히 내린 것에 대해선 "정당이든 정치인이든 민심을 얻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이야말로 어느 정당이 더 혁신하고 개혁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기 때문에 윤리위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당내에선 지난 2006년 수해 골프로 인해 당에서 제명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홍문종 전 의원의 사례를 들어, 홍 시장의 제명까지 언급된 바 있다. 현재 윤리위 징계 수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이 있다. 결국 홍 시장의 대국민사과와 수해 봉사활동이 양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황 위원장은 홍 시장의 징계 수위가 홍 전 의원보다 낮춰진 것에 대해 "사안이 다르고, 구체적으로 검토했는데 같은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사과·수해 봉사활동 등) 제반 사정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윤리규칙을 위반했다고 징계하는 것이 아닌, 당의 발전을 저해하거나 민심을 이탈하게 만들었을 때 징계하는 것이다. 골프를 너무 강조하면 안 되고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이 있을 때, 시기와 장소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시장은 이날 윤리위 징계 결정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더 이상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적었다. 이는 2027년 3월 21대 대선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